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15)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

by 시우

며칠 전까지 어린이날 선물로 무엇을 사줄까 고민을 했었다, 다행히 딸과 나의 취향이 비슷한 편이라 무엇을 사든 크게 충돌이 없어서 참 다행지만 (다만 계절 관념이 없어서... 겨울에 슬리퍼를 산다던가, 양말을 신고 샌들을 신으려고 한다던가) 이번 어린이날에는 어머니가 며칠 전에 오셔서 아이 장난감을 사주신 덕에 좀 필요한 걸로(?) 사주고 싶어서 신발을 골라 본다, 종종 내가 가족 신발을 맞추길 원해서 구입했었는데 매장에 가서 직접 사는 게 아니라 인터넷으로 보고 구매를 하다 보니 사이즈 맞추기도 힘들뿐더러 발뒤축이 안쪽으로 굽어 들어오는 신발 같은 것도 있어서 가족끼리 신발 한번 맞춰보기가 참 힘들었다, 와이프 같은 경우에는 연애할 때부터 커플룩 보단, 시밀러 룩으로 신거나 입고 다니는 걸 좋아해서(왜 이런 건 본인 원하는 게 확고한지) 깔맞춤 하기가 참 힘든 사람이었다 그런 덕분에 나도 그냥 각자 원하는 데로 해주는 게 편해져서 굳이 같이 하자고 보채지 않게 되더라


여하튼 날도 좋아지고 아이가 자랑하는 걸 좋아해서 인싸 좀 되어 보라고 블링블링한 무지개 빛깔 신발을 인터넷으로 보고 사준다, 일곱 살 아이는 여전히 공주 신발 공주옷을 매우 좋아한다, 캐릭터가 예쁜 겨 x왕국이나 옷, 요즘 유행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나오는 것들 말이다 아빠의 입장에선 솔직히 캐릭터 들어있는 신발은 유행을 많이 타니까 웬만하면 안 사주고 싶은데, 가지고 싶어 하는 눈빛을 나는 이겨 낼 수가 없어서 결국 결제하게 만든다


2022-05-01-15-07-15-606.jpg 블링블링 무지개 신발


'힝.'


딸랑구의 저 소리가 나한테는 약점인 것이다


쥐꼬리 만한 월급에 양육비조차 못 받는 3개월 차지만, 그래도 해줄 건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버릇 없어지지 않을 그 선 사이에서 적당하게 욕망을 조절하는 법을 알려준다, 아이에게 매주 월요일마다 천 원씩 용돈을 주고 그것을 모아서 사는 것에 대해서는 터치하지 않는다, 한 달에 사고 싶은 건 한 가지만 사게 하고, 할아버지나 할머니 찬스를 쓴 달은 못 사게 한다, 가격이 비싸서 본인 돈으로 못 사는 것이 생기면 선택지를 주면서 어떻게 할지를 물어본다


"돈을 조금 더 모아서 원하는 것을 살 거예요? 아니면 돈에 맞춰서 다른 것을 살 거예요?"


"사고 싶은 거 매번 살 수는 없어요 가격이 틀리니까요 좀 더 인내심을 가지고 모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대부분은 못 참고 다른 것을 산다 그도 그럴 것이 주변에 유혹이 너무 많으니까 종종 그것도 컨트롤을 좀 해줘야 싶을 때가 있어서 이야기를 한다


"공주님 매번 가지고 싶은 것 있다고 사면, 진짜 사야 할 게 있을 때 못 살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사기 전에 항상 머릿속으로 생각을 한 번 더 해보세요 이게 진짜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참고 다음번에 다른 것을 살 건지."


"네."


대답은 항상 잘하지만 아직 무슨 이야기 인지 이해하는 것은 좀 힘들 것 같다, 좀 더 크면 무슨 말인지 이해하리라 생각하면서 꾸준히 알려주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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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사준 신발들


"아빠 생일 되면 제가 선물 사줄게요 가지고 싶은 것 있어요?"


"아빠는 공주님만 있으면 되는데 꼭 사주고 싶으면 케이크 하나 사주세요 초콜릿 케이크로."


생일까진 아직 많이 남았는데 뭔가를 받거나 사고 나면 아빠를 챙긴다 아빠가 사는 걸 보지를 못해서 인지 기특하기도 하고, 내 처치가 좀 안된 거 같기도 하다 나도 원하는 거 있을 때마다 샀었으면 아이가 이런 소리는 안 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이번 어린이날 선물로는 할머니가 사주신 인형과, 내가 사준 신발과, 슬라임 세트 총 3가지나 받았다 행복해하는 아이를 보니 좋으면서도 나에게도 이번 달엔 선물을 하나 줘보자고 다짐한다 중고 마켓 앱을 켠다 팔 물건들을 정리하고 내가 가지고 싶은 것도 하나 사 보자고 그간 형편에 맞추려고 절제하고 있던 나에게도 지름신을 한번 불러보자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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