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에 앞서 본인이 변호사와 상담받은 내용이며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감정의 골이 격하게 요동칠 때는 정말 이혼할 거야 라며 씩씩대며 변호사님과 상담을 했다. 드라마에서 처럼 상대를 거지 꼴로 내쫓거나 위자료를 어마어마하게 받는 건 역시 드라마에서나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재산 분할은 결혼 기간에 따라서 퍼센티지가 나뉜다고 한다. 엄마가 집에서 아이를 돌보았다면 일정 부분이 고정적으로 지정이 되고 거기에 맞벌이를 하거나 했으면 기여도 분에 추가가 된다고 했다. 반대로 남편이 일을 하면서 아이도 돌보고 가사 일에도 참여했다면 아내의 기여도에서 차감시킨다고 했다 위자료는 많이 받아봐야 2천만 원에서 3천만 원 정도가 판결이 된다고 했다. 그것도 배우자의 유책(폭력, 외도, 도박 등)이 확실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면 그 정도가 나오는 거고 대부분 일반적인 가정에서 유책이 인정되는 경우는 많이 나와봐야 500만 원 정도라고 했다
아이는 보통 엄마에게 양육권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유는 엄마가 더 아이를 잘 돌본다고 판단이 된다는 것이었다 우리 같은 경우에는 엄마가 아이를 돌보지도 않고 찾지도 않고 있고 가출기간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에 양육권을 가져올 확률이 매우 높다고 했다 시대가 변해서 육아 대디들도 늘어남에 따라 판결이 중립적으로 변해가고 있다지만 아직은 모성을 더 좋게 보는 듯했다
그리고 대화를 요구하는데도 회피하거나 거부하는 건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변호사님의 요는 이랬다. 다툼 없이 가장 스무스하게 가는 방법은 두 분이 잘 이야기하고 정리해서 하는 협의 이혼이고, 대화 없이 맘에 안 드는 부분만 골라서 조정하는 게 조정이혼, 소송이혼의 경우는 첫 번째가 대화를 하고 문제가 되는 부분을 알아보고 이혼을 하던지 말던지를 결정하고 싶은데 대화가 안 되는 경우 소송을 걸고 가사 조사 담당관과 대면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부부들, 두 번째는 상대방이 요구하는 모든 부분이 맘에 안 들고 내가 좀 더 유리하게 하고 싶어서, 한 마디로 말하면 파국을 향해 치닫으려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
비용은 협의는 부부가 하기 때문에 0원 조정이혼은 약 300만 원 소송은 500만 원 정도 든다고 한다(지역별로 로펌인지 일반인지에 따라 가격 차등이 있음)
나에게도 대화가 안 되면 소송을 걸고, 조사관들과 함께 이야기해보는 게 좋지 않겠냐고 권유했다. 소송 중에 오해가 풀리거나 서로 이해하는 경우 소를 취하하고 협의 이혼으로 하는 부부도, 아이를 생각해서 다시 합치는 부부들도 종종 있다고 했다.
두 시간 정도 상담을 했었는데 결국은 답이 나오질 않았다 첫 번째로 나는 와이프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너무 궁금했다. 뭐가 문제였길래 이렇게까지 하는가 그걸 물어보고 싶었다. 두 번째는 나 혹은 와이프가 뭔가를 잘못했다 치더라도 아이를 생각하자는 거였다 나의 아버지는 내가 군대를 전역하고 이혼을 하셨다 그래도 어렸을 적이 아니라 성인이었기에 아버지의 이혼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딸은 고작 7살이다 이제 자기 고집도 생기고 생각도 잘 말하는 아이인데 이게 아이의 성장에 상처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고민 많으시겠지만, 신중하게 결정하셔야 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변호사님은 아이를 생각하면 이혼을 안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변하지 않을, (나 자신이나, 와이프) 사람과 참고 살게 되면 남은 인생을 버리게 될 수도 있다고 그랬다. 혼인생활 진술서와 약정서 파일을 메신저로 받았다 약정서를 내는 순간 이제 진짜 쏟아버린 물처럼 다시 주워 담을 수도 없는 끝을 향해 가야 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집에 돌아와 오랜만에 딸의 어린이집 원장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 뚜르르 몇 번 울리지 않고 바로 받으시는 원장님
"아버님! 어쩐 일이세요 진짜 오랜만 이내요."
"아 원장님 잘 지내셨어요?"
아내가 첫 번째 가출을 하고 아이를 혼자 키우기 시작했었을 때 회사 근처에 어린이집 몇 군대를 알아봤었다. 지도를 검색해서 회사 근처 어린이집 리스트를 뽑고, 전화를 해서 아이 나이에 맞는 티오가 남아있는 몇 군대를 걸러내고 외근 나올 때마다 한 군대씩 현장 방문을 했다. 그중에서 이곳이 회사랑도 가깝고, 근처에 아이들이 안전하게 돌아다닐 산책로도 있는 나한테 딱 알맞은 거 같은 어린이집이었다 사실 티오가 일주일 정도 후에 비게 되었는데 내 사정을 들으시곤 며칠을 무료로 맡아주셨었던 원장님, 지금 생각해도 너무 감사하다
"좋은 소식 전해 드려야 하는데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리세요?"
"제가 이혼하게 될 수도 있어서요."
"아... 그렇게 잘 지내보려고 노력하셨는데 그때 가출하셨다 돌아오셔서 다시 잘 지내시는 줄 알았어요 또 무슨 일이 있으신가 봐요."
"또 가출해서 안 들어오고 있네요, 그래서 이혼까지 생각 중입니다."
"아이고, 우리 OO 이는 잘 지내고요?"
"딸랑구는 잘 지내죠 건강하고 여전히 잘 웃고 예쁘게 잘 크고 있습니다."
잠시간의 침묵이 있다가 원장님이 입을 연다
"뭐 도와드릴 게 있을까요?"
"그...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탄원서 한 장 써주실 수 있을까 해서요."
"그게 뭐죠?"
"원장님은 제가 아이 어떻게 키워오셨는지 아시잖아요 회사 다니면서."
"알죠 잘 알죠."
"제가 양육자로써 엄마보다 더 나은 사람인지 그리고 아이한테 어떤 사람인지 적어주시면 될 거 같아요. 원장님이 보셨을 때 말이에요"
양식을 간단하게 설명드리자 원장님은 알겠다 하시고 다 써지면 연락드린다고 찾으러 오라고 하신다 전화를 끊기 전에 원장님께서 힘내시라고 아버님은 잘 이겨내실 거라고 그러니까 OO이도 지금까지 밝게 잘 크고 있는 거 아니겠냐고 응원을 해주신다. 감사합니다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 후에 원장님께 받은 탄원서이다
드라마처럼 막 후다닥 이혼이 되는 게 아니었다. 협의 이혼만 하더라도 서류를 제출하고 한 달에 한 번씩 법원에 나와서 같이 교육을 받아야 하고 아이가 있는 집은 3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야 하고 조정, 소송이혼 역시 상대방이 작성한 소장에 답변서를 제출하고 증거자료 제출하고 재산권 양육권 분쟁 때 법원에 출석해 답변해야 하고 길게 가면 1년도 넘게 걸리는 게 이혼이다
아마 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서도, 이 웬수 같은 남편, 아내랑 살아 말아 고민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정말 사소한 일이라면 그냥 한번 더 보듬고 이해해 주려고 노력하고 살아가시길 간전히 바란다 이 느낌은 마치 결혼하면서 끌어 쓴 행복들을 이혼 진행을 하면서 불행으로 되 갚는 기분이 들 거라고 말하고 싶다.
손뼉을 마주쳐야 박수 소리가 난다, 어긋난 결혼 생활은 한 사람 만의 실수로 이혼까지 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전부 두 사람의 잘못이다, 하지만 아이는 잘못이 없지 않은가,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두 사람의 감정만으로 이혼을 하기에는 사랑의 결실로 태어난 아이가 혼자 버티고 넘기기에는 너무 가혹하지 않는가 라는 생각을 해본다
핸드폰을 다시 켜본다, 마지막 메시지로 OO 이는 무슨 잘못이야?라고 보낸 글에 1은 지워지지 않는다. 두 달을 기다렸다 한 달을 더 기다려 봐야 하나 고민이 많다
부모님께 전화를 해서 이런저런 걱정 이야기를 좀 했더니 아내가 먼저 소송이던 조정이든 시작하면 대응하는 게 어떻겠냐고 하신다, 사실 나는 일이 뭔가 매듭이 지어졌으면 하지만 아무리 고민을 해봐도 답이 안 나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대화가 돼야 밥이 되던지 죽이 되던지 둘 중 하나는 될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