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늦잠 자는 공주님을 깨워 근교로 놀러 나갔다 오랜만에 멀리까지 나온 외출이라 좋기도 했고, 날씨가 너무 좋아서 더 좋았던 것 같다, 가는 길은 30분이 채 걸리 지 않는데, 주차장에 차들이 너무 많아서 일부러 근처 카페 겸 미술관 까지 가서 주차를 하고 밥을 먹으러 걸었다
커다란 나무 사이로 햇빛이 들어온다, 바람은 시원하게 부는데 햇빛 아래 서있으면 땀이 주륵흐른다 모처럼의 긴 연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나왔다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에서
아이 손을 잡고 나무 숲길 끝에 있는 국숫집까지 찬찬히 걷기 시작한다 강아지들이 아이를 보고 좋아서 붙는데 막상 공주님은 강아지가 짖는 것이 무서운지 얼른 안아달라고 보챈다 아이를 안고 10분 여정도를 걷자 자주 왔던 국숫집에 도착한다 국숫집은 만석이다 금방 드실 것 같은 분 테이블 앞에 서서 기다린다 여기는 예약도 없고 그냥 자리 비면 앉아서 먹는 곳이라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금세 자리가 나오고 아이랑 얼른 앉아 국수를 한 그릇씩 시킨다, 멸치 국수와, 비빔국수, 달걀과 사이다 한 병을 시킨다 나는 멸치 비빔 두 그릇을 먹으려고 하다가 참기로 한다 국수가 나오고 아이의 멸치 국수를 잘 섞어주고 나도 비빔국수를 잘 버무려 한입 후루룩 입에 넣는다, 새콤하고 매콤한 맛이 올라온다 깐 달걀 하나를 베어 물고 그 위에 면을 얹어서 다시 한번 먹는다 언제 먹어도 참 맛있다
국수 맛있어
천천히 먹고 일어난다 아이 손을 잡고 물가를 걸어간다 아직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나무에는 가을물이 조금 들어있지만 불어오는 바람에서 가을 냄새가 나는 듯하다 길을 따라 산책을 하고 주차해놓은 카페 겸 미술관에 입장을 한다 웬일로 자리가 하나 비어있다 오늘은 휴일이라 3시부터 오르간 연주가 있는데 아이랑 차 한잔 하면서 오늘은 연주까지 보고 오기로 한다, 자주 오는 편인데도 아직까지 두 번밖에 연주회를 보지 못했었다 이 지역 특산물인 대나무를 이용한 파이프 오르간이다, 레버를 돌리면 다양한 소리로 변환도 되는 듯하다 5~7미터 정도 되는 큰 오르간은 웅장한 소리를 내며 카페 안을 울린다
연주회
음악을 잘 모르는 공주는 연주가 끝날 때마다 크게 박수를 따라 친다, 영화에서 나왔던 음악도 기억을 하는지 들어본 거라며 웃는다
연주회가 끝이 나고 아이 손을 잡고 밖으로 나온다 이제 슬슬 집으로 돌아가 저녁을 먹을 시간이다, 집에 냉동 삼치가 들어왔는데 오랜만에 아버지랑 회에 소주 한잔 하자고 전화를 드린다 좋다고 하시는 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가 온다고 좋아하는 공주님까지 보람찬 휴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