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포켓몬 빵을 먹고 싶다고 예전부터 노래를 불렀었는데, 매번 편의점을 가도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는데 오늘 드디어 빵을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아이에게는 사실 빵보단 빵 안에 들어있는 띠부실이 목적이었겠지만 나도 몇 년 동안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빵이었는데 신기할 따름이었다 얼른 빵을 들고 내가 먹을 음료수 몇 개를 골라 결제를 한다
"그렇게 좋아요?"
"네 포켓몬빵 처음 봤어요."
그도 그럴 것이 편의점이나 마트에 갈 때마다 1인당 1개씩이라는 문구와는 별개로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어 였으리라 요즘 한글 공부도 열심히 해서 인지 마트에 가서 글씨 읽는 게 취미라 포켓몬빵 코너에서도 몇 번이나 읽으며 나에게 물어봤던 기억이 난다
"소원 성취하셨네요 공주님."
"성취가 뭐예요?"
"소원 이루셨다고요."
그렇게 좋아요?
아이 머리를 쓰다듬고 점심을 먹으러 가게로 들어간다 모처럼 우동에 돈가스를 먹고 싶다 하여 온 집 근처 가게이다 양이 너무 많아서 돈가스 절반은 항상 포장해서 돌아오지만 다음 끼니에 전자레인지로 돌려먹으면 하루 이틀은 밥반찬으로 그만이다
아이랑 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온다, 2차 기일이 이제 2주 정도 남았다 그리고 내 생일도 기일 다음에 바로 있다 싱숭생숭한 마음이 또 오르락내리락하는 게 느껴진다, 아마도 이혼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 마음은 다 비슷하리라, 쉬는 연휴가 길어서인지 아내의 SNS는 바쁘시다 등산을 가고 우리 집 근처에 있는 호숫가에 산책도 오시고 그 와중에 아이는 한 번도 찾지를 않는다 가끔 사람이 어쩜 이럴 수 있을 가 싶을 때가 있다, 나에 대한 미움이야 있을 수 있겠지만 아이에 대한 애정은 어떠한가?
간혹 뉴스에서 잔혹하게 아이를 살해하고 유기하는 여러 형태의 부모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면서 어쩜 사람이 이럴 수 있을까 싶었는데 내 아내가 그런 사람은 아니었나 싶을 정도다
간혹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이혼하는데 마음이 어떠세요? 후련하세요? 아니면 착잡하세요?"
대답하기가 좀 힘들다, 돌싱들이 나오는 티브이 프로그램에 나오는 사람들은 쿨하게 이혼했소 나와, 다시 연애를 하니 어쩌니 누가 좋니 그러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데 나는 그 상황이 웃기면서도 헤어진 사람에 대한 예의가 어느 정도까지 여야 하는지도 고민을 하게 만든다 어찌 보면 옛날 사람 같은 마인드일지도 모르지만 미적지근한 결혼생활과 지긋지긋한 이혼을 한번 겪었는데도 다시 한번 누군가를 만날 꿈을 꾼다는 게 이해가 가질 않기도 하다
'서로 안 맞는걸 어떻게 해, 참고 사느니 그냥 헤어지는 게 낫지.'
그런데 간과하는 사실이 저 말에는 함정이 있다, 나나, 당신이 좋은 사람이었다면 과연 우리는 헤어졌을까? 앞서 말한 것처럼 유책사유가 확실하지 않은 경우에 우리 중에 누군가 잘못이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까? 누군가에겐 장점으로 느낄만한 것들이 어느 사람에는 단점으로 느껴지듯 모든 게 맞는 사람이 있을 수 없다는 사실들 말이다
이혼은 행복한 게 아니다, 후련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건 어찌 되었는 나와 아내와 아이에게는 상처로 남을 그 무엇인가다, 결혼은 보험이 아니다, 서로에게 보험금을 납부하며 살아오는 게 아니라, 사랑과 애정으로 서로 힘들 때 등을 맞대고 세상 풍파에 견뎌내고 살아가는 게 결혼이고 부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인지라 미울 때도 있고 좋을 때도 있고 하겠지만 그렇다고 내가 해야 할 일마저 미룬 채 누군가의 방파제 안에서 편하려고만 한다면 좋지 않으리란 생각이 든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각자의 사정이 있다고 그렇다면 그걸 자기 배우자에게 설명을 해주면 된다 납득이 가게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뭐가 힘든지 뭐가 좋은지 나쁜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 내 배우자 탓을 한다 최소한 그 입장에서 한 번쯤은 생각해 봐야 한다 그리고 물어본다 '당신은 어떤 게 힘들어?' '나는 이런 게 힘들어.' '우리 이렇게 해보는 건 어때?' 하는 것 없이 입으로만 투덜거리기만 하는 배우자라면 지금이라도 이혼해라 자기는 무엇을 해보겠다고 말하지 않고 내가 하는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배우자도 갈라서라
해보지도 않고 힘들다고 하는 사람은 같이 열심히 살려는 사람의 의욕을 꺾는다 인생은 누구한테나 공평하다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돈 잘 버는 사람도 일 하기 싫은 건 매한가지이고, 그건 집에서 놀고먹는 백수들도 똑같다 그래도 결국은 하려는 사람들만 버티고 살아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