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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공시생 합병증

마치 강사와 일대일로 대화하는 느낌에 빠져들었다.

  공무원 시험공부를 위해 동영상 강의를 시청하던 어느 날, 강사의 매력에 빠져 넋을 잃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강의의 내용보다는 강사의 마이크 잡는 법, 목소리 톤, 판서 기법, 유머 기법에 관심이 가면서 홀린 듯 영상을 보게 되었다. 강사의 목소리가 조금이라도 단조롭거나 에너지가 느껴지지 않으면 이내 다른 강사의 동영상으로 바꿔서 시청했다. 국어 과목도 처음에는 국어의 바이블인 J 국어를 선택했지만, 강의 스타일이 나와 맞지 않아 수능 일타강사인 유두선 국어로 바꿔서 시청하게 되었다.     


  한국사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 선택한 M 한국사가 나와 맞지 않아 통합한국사의 정재준, 해동한국사의 신영식으로 변경했다. 기계설계와 기계공작은 일타강사인 한홍걸 강사를 선택했다. 나는 국어, 한국사, 기계설계 강사의 동영상을 약 4년간 무한 반복해서 시청했다. 공부에서 암기가 70%를 차지한다고 하지만, 


  나는 암기보다는 강의를 들으면서 마치 강사와 일대일로 대화하는 느낌에 빠져들었다. 일종의 유튜브 효과였다. 유튜브는 한 명의 유튜버와 많은 구독자가 일대일로 소통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나는 강의를 너무 많이 시청해서 강사의 유머나 강사의 주요 특징까지 다 기억할 정도였다. 특히, 통합한국사의 흥미롭고 재미있는 강의와 해동한국사의 깔끔한 필체와 역사적 흐름을 매우 몰입하여 홀리듯 들었다.  

   

  유두선의 국어 강의는 원리를 중심으로 독해, 문법, 글쓰기, 발음, 문학을 매우 쉽게 설명해 주었고, 한홍걸 선생님의 판서는 큰 그림을 그리면서도 매우 정교해 마치 붓글씨를 쓰듯 강약 조절이 잘되어 있었다. 이 세 사람의 강의를 듣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강의 배경지식과 스킬이 업그레이드되었다. 비록 성적은 크게 오르지 않았지만, 이 세 사람의 강의를 들으면서 많은 위로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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