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화>#경영법의 중요성 – 귀인 만남 1
더 많은 햇빛과 물, 공기, 자양분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빠른 결단을 내리지 못해 강사의 기회를 놓친 나는 이제 희망이 사라진 듯한 기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회불안장애 카페 모임에서 서 선생님이라는 분이 특별 강연을 했다. 그는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대표이사로, 심리적 고통을 심리 치료를 통해 극복한 후 무료 봉사로 카페 모임에서 특별 강연을 진행한 것이었다.
그는 오랜 심리학 공부를 통해 수준 높은 강의를 선보였고, 당시 카페 모임에서 큰 인기를 끌며 반응도 매우 좋았다. 나 역시 그의 강연을 듣고, 그의 전문성과 강의 수준이 나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실감했다.
그 후, 내 상황과 비교해 보며 스스로를 돌아본 끝에 용기를 내어, 그의 강의에 감동받은 나의 감정을 솔직히 담아 그에게 편지를 썼다.
『서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서 선생님. 저는 지난 부산 00에서 강연을 들었던 이남호입니다. 당시 제 닉네임은 버겐이었고, 맨 앞자리에서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있던 남자입니다. ^^ 강연회가 끝난 후 선생님과 함께 사진도 찍었는데, 기억하시는지요? 선생님 덕분에 삶에서 필요한 지혜를 깨닫게 되어 매우 기뻤습니다. 그리고 00인을 위해 배려와 봉사하시는 모습에도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가 선생님께 편지를 드리는 이유는 제 삶에 대해 상담을 받고 싶어서입니다. 간단히 제 소개를 하자면, 저는 올해 37살이고 미혼입니다. 어머니와 형과 함께 살고 있으며, 현재 조선소에서 용접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가끔 기업체나 스피치 학원에서 초청받아 특강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 꿈은 스피치 학원을 창업하는 것입니다. 삶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이리저리 방황하느라 아직 이루지 못했습니다. 어릴 때 사회불안장애증이 심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중1 때 한 권의 책을 읽고 동기부여를 받아 중고등학교 시절 변화에 몰두했습니다.
군대에 갈 즈음에는 나름대로 만족할 만한 성격으로 변했지만, 여전히 소심하고 세상 물정을 잘 몰랐던 저는 어디를 가도 사람들의 타깃이 되고 손해를 보곤 했습니다. 그런 경험이 오히려 자극이 되어, 10년 후에는 나처럼 힘들어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직업을 갖겠다는 꿈을 품게 되었습니다.
군대가 적성에 맞아 정착할까 했지만 장기복무 신청에서 떨어져 27살에 강제 전역한 후, 요리사, 막노동, 용접, 세일즈 등 다양한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스피치 리더십 강사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무직일 때에도 인터넷 카페를 만들고, 사회불안장애증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던 과거의 경험들을 글로 썼습니다. 사람들의 반응은 매우 좋았고, 제 꿈을 응원해 주었습니다.
그들 덕분에 저는 열정을 끄집어내고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전문 강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공부를 시작하여, 2006년 서울에서 강사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스피치 리더십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가진 게 없고 고졸인 저에게 강사의 길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고비를 이겨내지 못해 한동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제가 진정으로 원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은 ‘과거의 저처럼 사회불안장애증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돕는 것’입니다.
강사로서 처음에는 단순히 말하는 방법과 동기부여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지만, 이제는 사회불안장애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필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그들을 더 잘 이해하고 이끌어갈 수 있으며, 강연 자체를 즐깁니다. 만약 공무원이 되었더라도 결국 스피치 학원을 창업하고 강의하고 싶어 하는 제 열망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동안 철저히 준비하고 한 가지 일에만 집중했다면 벌써 창업을 했을 텐데 용기가 없어서 올인하지 못했습니다. 이제야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하려니 솔직히 힘이 듭니다. 하지만 현재의 저는 가진 게 고작 통장에 십 만원뿐이지만, 미래의 저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과 용기를 주는 강사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
제 계획은 철저히 준비하여 3년 안에 창업비와 프로그램, 인맥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제가 잘하고 있는지, 아니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지 선생님의 충고와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저에게 큰 형님 같은 존재라 제 마음을 잘 이해해 주실 것 같아 용기를 내어 몇 자 적었습니다.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긴 편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답장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2.09.17(월) 14:43 이남호 드림.』
<답신>
『이남호 씨에게.
당신은 축복받은 사람입니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열심히 행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지만, 결코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런 축복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지금 무엇을 하고 싶습니까?”라고 물어보십시오. 대부분은 그토록 강렬하고 실질적인 포부를 쉽게 표현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일을 실현할 수 있는 능력과 이를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당신은 좋아하는 일과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주변 환경이 그에 맞춰 따라오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1. 결혼에 쫓기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만약 결혼을 약속한 여자분이 있다면 서둘러 결혼하세요. 그렇지 않다면 결혼에 대한 걱정을 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전념하세요.
2. 아직 젊습니다. 지금이 시작하기에 좋은 나이입니다. 45세까지 꿈을 이루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해 보세요. 연륜이 쌓이는 것은 스피치 리더십 강사로서 큰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군 제대 후 27세에 대학에 입학하여 30세에 졸업하고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회사의 주위 사람들과 비교해 보면 학벌이 뛰어나지 않았기에, 빠른 진급을 위해 회사의 정상적인 진급 루트를 따르지 않고, 신규 사업, 신설 공장 착공, 신설 관계회사 설립 등 다양한 Task-Force 팀에서 활동하며 아웃사이드를 통한 진급을 선택했습니다.
그 덕분에 입사 동기들이 과장 정도일 때 저는 이미 임원이 되어 회사의 여러 부서를 누비게 되었습니다. 인생은 방향이 중요합니다. 속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금 시작해도 시간이 그리 많이 소요되지 않을 것입니다.
3. 강사로서 학벌이 부족하다면 각 대학교의 수료나 이수를 통해 사회적 간판을 만드는 것도 고려해 보셔야 합니다. 자신에 대한 준비를 좀 더 철저히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4. 공무원 시험 또한 쉽지 않은 일입니다. 몇 번의 실패가 오히려 다른 길을 가도록 유도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더 이상 미련을 버리고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5.사회불안장애 환우들에게 관심이 있다면, 그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나눌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당신의 스피치 강의가 사회불안장애증의 치유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먼저 해당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다가가 보세요.
6. 현재로서는 창업 준비가 부족해 보입니다. 스피치 강사로서 창업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밑그림을 그려야 할지, 신경정신과 의사들과의 네트워킹, 강의와 관련된 사전 준비, 그리고 이력과 경력을 완성할 경험 등을 지금부터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7. 천천히 황소걸음으로 나아가세요. 스스로 무엇인가를 이루는 것은 자신만의 한 권의 책을 만드는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남들이 읽어도 부끄럽지 않은, 자신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긴 책을 완성해가는 과정은 인내와 자아와의 싸움을 통해 얻는 결실입니다.
8. 지금 당장 돈이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될 수는 없습니다. 돈을 벌고 모으는 과정이야말로 당신을 더 성숙하게 만들고, 고생의 끝에서 얻는 자부심은 그 어떤 것보다 값질 것입니다. 이 점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너무 심각하거나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아직 과일을 따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생각해 보세요. 더 많은 햇빛과 물, 공기, 자양분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약점을 극복하고 일어선 당신은 정말 대단한 분입니다. 반드시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힘내세요.
2012.09.18(화)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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