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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강사 입문 시도 2 – 화상 사고   

원장님은 약 1년간 나를 관찰하고 심사했던 것이다.

  어느 날, 나는 오전에 용접 작업 중 등에 화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병원에서 나는 동갑내기 친구와 함께 있었다. 그는 공기업 기술직에서 일하고 있었고, 서로 동갑인지라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내 이야기를 들은 그는, 퇴원하면 당장 다른 스피치 학원에 이력서를 제출하라고 조언했다. 그의 조언을 듣고 나는 다시 한 번 스피치 강사로서의 꿈을 되새기게 되었다.


  퇴원을 한 후, 나는 새로 생긴 방송아카데미 학원의 원장님과 면담을 가졌다. 나는 자기소개서 20장과 이력서를 제출했고, 원장님은 꼼꼼히 살펴보았다.


“이남호 씨는 방송 경력이 전혀 없네요. 저희 학원은 학력은 중요치 않지만, 방송 경력은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래서 결정이 신중할 수밖에 없네요. 연락드리겠습니다.”


  나는 집으로 돌아오면서 불합격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약 6개월 후, 원장님으로부터 차 한 잔 마시자는 연락이 왔다. 그것은 바로 2차 면접이었던 것이다. 면접을 진행하고 또다시 6개월 후인 2013년 9월 경, 전화가 와서는 시강 면접을 준비하라고 했다. 


 당시 학원이 신생이라서 수강생이 점차 늘어나는 상황에서, 원장님은 약 1년간 나를 관찰하고 심사했던 것이다. 그는 내 강의 실력을 직접 보고 싶어 했고, 1주일의 준비 시간을 주었다. 나는 내가 체득한 발성 훈련에 대해 철저히 준비했다.


  1주일 후, 시강을 진행했다. 원장님은 실제 수업을 받는 방송인반, 스피치반, 개인반 및 선후배 등을 모두 불러 약 30명 앞에서 시간을 진행하게 했다. 10분쯤 지났을 때, 원장님이 뒷문으로 조용히 나갔다. 그 모습을 보고 이번에야말로 진짜 불합격이구나 예감했다.


1교시가 끝난 후 교무실에 가자, 원장님이 나에게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

“이 선생님, 앞으로 잘해봅시다. 합격입니다.”


  나는 잠시 어안이 벙벙해 있다가, 아직 1교시가 남았는데 벌써 결정을 내리신 거냐고 물었다. 그러자, 우리 같은 사람은 강의를 5분만 들어봐도 바로 파악이 가능하다며 웃었다. 그러곤 발성 훈련은 어디서 배웠냐고 물어서, 독학으로 익혔다고 대답했다.


“독학이요? 아, 발성 훈련을 독학으로 익혔다? 이런 분은 처음입니다. 참 대단하네요.”

“감사합니다. 원장님!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래요이 선생열심히 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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