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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My Story 0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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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싸비 Nov 01. 2024

Belta Hotel

2016 유럽 여행 이야기

호텔 아래 피자집


나는 종종 담배를 피우러 호텔을 나갔다 들어왔는데 외국인을 마주칠 때 어색함을 피하려고 문 옆에 있는 자동판매기를 이용하곤 했다. 그런데 그 자동판매기는 가끔 동전을 먹는 문제가 있었다. 처음 동전을 먹었을 때였다.


‘헉! 동전 먹은 걸 뭐라고 얘기해? 얼마 안 되니까 그냥 놔둬야겠다’


방으로 올라가려던 나를 뒤에서 불렀다.


“네?”

“이게 원래 동전을 잘 먹습니다. 손님 잘못이 아니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열쇠를 넣고 돌리면 여기 손님의 동전이 나왔네요 손님이 넣으신 거 맞죠? “

“아하하, 감사합니다. 네? 맞겠죠? “

“언제든 말씀하세요”


그 일 후 자판기를 안 쓰려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잘 쓰는 걸 보고 썼다가 다시 동전을 먹혔는데, 뒤를 보니 아무도 없었다. 놔두고 나갔다 들어온 나에게 친절한 직원이 동전을 건넸다.


“미안해요. 당황했죠? 누가 불러서 아래층에 좀 다녀오느라 자리를 비웠더니 말이죠.”

“아하 감사합니다”

“언제든 말씀하세요 “


그러다 아이들이랑 에펠탑에 가려고 했을 때 친절한 직원에게 길을 물었다. 그는 얇은 관광 지도를 펼쳐서 우리가 있는 호텔을 짚어 보였다. 나는 이해했다는 표시로 고개를 끄덕였다. 걸어서 지하철을 타고 다시 걸으면 도착한다고 알려주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소매치기를 주의해야 하는데 돈을 내가 입은 남방 앞주머니에 넣고 단추를 채워야 안전하다고 했다. 나는 옷 안에 차고 있던 도난방지 백팩을 당겨서 보여주었다. 그는 그거면 충분하다고 했다. 우리는 당당한 발걸음으로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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