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유럽 여행 이야기
여행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완벽한 하루를 보냈다. 아이들은 따분해하지 않았고 나도 화낼 필요가 없었으며 부지런히 세 곳이나 보았으니 만족했다. 지하철 역에서 나와 호텔까지 가는 길. 빨리 가서 쉬고 싶은 아이들이 앞서 걷는다.
반정도 왔을 때 잠깐 쉬려고 다리 난간에 팔을 걸치고 있는데, 건너편 가게에서 중년 여성이 우리에게 손짓했다. 한국말로 “저요?”하자 그녀는 팔로미(follow me)했다. 우리는 길 건너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어느 밴드의 공연이 시작되고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분위기로 맞혀 본 것이다.
사장이 멤버 이름을 부르면 자기 악기로 짧은 연주를 들려주고 사람들은 박수를 쳤다. 소개가 끝나고 사장이 말했다.
사장: 이 팀은 우리 가게에서 만나 결성한 팀이에요.
손님: 알아요~
사장: 알아도 들어. 잭. 한 때 공연을 중단했던 적도 있었지만
(사장의 말에 기타 연주자가 쑥스러운 듯 웃는다)
사장: 오늘은 그들이 다시 공연하게 된 기쁜 날입니다.
손님: 사장님 다 아는 이야기니까 그만하고 노래나 들어요. 우린 노래가 듣고 싶어요.
사장: 알았다고 잭. 자 그러면 그들의 노래를 들어보겠습니다. 큰 박수 주세요.
노래를 듣던 나는 같이 있던 아이들이 보이지 않아 찾으러 나갔다. 아이들은 반쯤 눈을 감고 의자에 앉아있었다.
“엄마한테 가자고 하지. “
“엄마 우리랑 여행하는 동안 고생했는데 엄마를 위한 시간도 있어야지. 졸리지 않으면 더 있을 수 있는데 너무 졸려. 그래도 잠깐은 버틸 수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