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꽃
바람이 운다
여느 때 보다 사납게 운다
옷깃을 여며도 나는 서늘해진다
가난에 길들여진 습관은
편의점 보온기구 속 캔 커피를 떠올린다
생각만으로도 따뜻해지는 것들
그 생각의 끝에서 번지던 미소가
흰 셔츠에 엎질러진 커피처럼
서서히 얼룩으로 스며든다
소용돌이치는 바람의 울음소리
서늘하게 식어가는 나
얼룩으로 남은 기억
겨울꽃이 보고 싶다
커피 향이 거품처럼 담겨있는 카페에서
카푸치노 한잔을 마셔야겠다
푸른 재킷에 어울리는
새 하얀 셔츠를 사 입어야겠다
가난한 나에게 줄 선물을 포장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