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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와 달 Nov 25. 2023

겨울꽃

겨울꽃


바람이 운다

여느 때 보다 사납게 운다

옷깃을 여며도 나는 서늘해진다

가난에 길들여진 습관은

편의점 보온기구 속 캔 커피를 떠올린다

생각만으로도 따뜻해지는 것들

그 생각의 끝에서 번지던 미소가

흰 셔츠에 엎질러진 커피처럼

서서히 얼룩으로 스며든다


소용돌이치는 바람의 울음소리

서늘하게 식어가는 나

얼룩으로 남은 기억


겨울꽃이 보고 싶다


커피 향이 거품처럼 담겨있는 카페에서

카푸치노 한잔을 마셔야겠다

푸른 재킷에 어울리는

새 하얀 셔츠를 사 입어야겠다

가난한 나에게 줄 선물을 포장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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