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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트

by 희석


테라스에 수놓은 전구들

배경으로 쓰인 달빛과 별빛


고개를 들어

멍하니


정면을 응시하며

멍하니


검게 무장한 숯에 불길을 더해

빨간 불빛으로 변하게 만들고

얇은 석쇠에 각종 먹을거리를 올려놓는다


불길을 보며

멍하니


익어가는 고기를 보며

멍하니


강렬한 사회라는 불길로 들어간 우리


강한 열기에서 벗어나

은은한 열기 가득한 곳으로

잠시 향해본다.


서로가 서로의 열기를 느끼는

아늑한 이곳에서


각자의 불빛으로

각자의 불길로


은은하게 비춰주는 이곳으로

잠시 도망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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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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