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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P-플랫폼 시대에서 살아남기

편집부원 성서연

by 상경논총 Apr 10. 2022

들어가는 글

그림 1. 노브랜드 홈페이지그림 1. 노브랜드 홈페이지


브랜드가 아니다. 소비자다.

2016년에 첫 매장을 낸 이마트의 PB(Private Brand, 자체브랜드), ‘노브랜드’에서 내세우는 광고 문구이다. 처음 이 문구를 봤을 때는 ‘노브랜드’ 라는 상표 자체가 브랜드를 지칭하는 이름인데, 왜 브랜드가 아니라고 말을 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됐었다. 괜히 얕은 상술이라고 생각하면서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다가 국회의사당역 근처 노브랜드에서 과자를 사게 된 적 이 있다. 직접 이용해보니까 왜 이런 광고 문구를 걸게 되었는지 이해되었 다. 단순한 노란색 포장에 저렴한 가격, 하지만 품질은 보장된 제품을 만나 볼 수 있었다.

그림 2. 노브랜드 홈페이지그림 2. 노브랜드 홈페이지

노브랜드는 제품 자체의 기능을 제외한 나머지 불 필요한 요소들(예를 들어 제품 포장 디자인, 마케 팅 등)을 줄여서 좋은 질의 제품을 더 낮은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소비자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한다는 뜻[1]으로 앞서 언급한 광고 문구를 내건 것이다. 간단한 노란 포장에 저렴한 가격이지만 좋은 품질로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처음에는 변 기 시트, 와이퍼, 건전지를 비롯해 9가지 상품을 테스트 론칭하였다가 2020년 기준 가공식품부터 전 자제품까지, 생필품 전 영역의 700여 개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2016년에 첫 매장을 낸 후, 2020 년에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2]



PB를 무기로 성장하는 기업들… P-플랫폼 시대가 온다


‘자체브랜드’라는 명칭에서 유추할 수 있듯, PB는 유통업체에서 직접 만 든 상품을 뜻한다. 주로 유통업체가 상품을 기획한 후 생산만을 제조업체에 의뢰하거나,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의 상품을 저렴하게 받아서 유통업체 가 자체 개발한 상표를 붙여 판매하는 형식을 띤다.[3] 전통적인 유통 구조는 제조업체가 제조업체의 상품을 생산하여 유통업체에 공급하면, 제조업체의 상품을 유통업체가 판매하는 구조였다. 즉, 제조와 유통의 주체가 분리된 구조였다. PB는 유통업체가 유통업체의 상품을 직접 파는 형태로, 제조 와 유통을 모두 한 업체에서 주도하는 구조이다.


사실 PB는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등장하기 시작한 개념이다. 하지만 이전에는 품질은 신경 쓰지 않고 단순히 가격 경쟁력만을 내세우다 보니, 얼마 안 가 온라인 시장에 가격 경쟁력을 빼앗기게 되었다.[4]


2000년대 초반에 비해 오히려 요즘 들어 PB가 더욱 효과적인 성장 전략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우선, 기존의 PB에 대한 인식과 달리, 기 업들이 고품질 PB 전략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코스트코의 ‘커클 랜드’는 단순한 PB가 아닌 ‘고품질’ PB 전략을 사용하여 지금까지 꾸준한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2016년 기준 커클랜드의 브랜드 가치는 코스트코 전체 브랜드 가치의 무려 70%나 차지했다.[5] 노브랜드의 성공 역시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그대로 유지하는 동시에 품질을 높여서 ‘프리미엄 PB’로 포지셔닝을 한 덕분이다.


사실 고품질 전략도 중요하지만 가장 주목해야 할 이슈는 온라인 플랫 폼의 등장이다. 인터넷의 발달로 유통 채널이 더욱 활성화되었고, 소비자와 유통업체와의 접촉이 많아지면서 데이터 분석 또한 용이해졌 다. 이러한 이점을 기반으로 여러 온라인 플랫폼에서 PB를 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에는 친환경 소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 증가를 바탕으로 롯데마트, CU 그리고 GS리테일이 PB 무라벨 생수[6]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상품군에서 PB 전략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렇게 온라인 유통 플랫폼이 유통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자체 생산까지 하는 플랫 폼을 P-플랫폼(Producing-Platform)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 글을 통해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유통업계의 현주소와 그에 따른 영향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본론


P-플랫폼의 시대

이미 온라인 플랫폼은 우리 삶을 장악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쿠팡이 나 마켓컬리가 없는 일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온라인 유통 플랫폼은 이용 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어디서든 손쉽게 제품을 구매하거나 제품 정보를 습 득할 수 있도록 해준다. 플랫폼 제공자 입장에서는 이용자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용한 정보를 도출하여 더 효율적으로 플랫폼을 운용할 수 있다. 오늘 고장 난 마우스를 대신할 새로운 무선 마우스를 쿠팡을 통해 내일 당장 받을 수 있고, 마우스를 사는 김에 나의 구매 데이 터를 기반으로 내가 좋아할 만한 다른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는 편한 세상이다.


이제는 이런 온라인 플랫폼들이 상품을 단순히 유통하는 수준을 넘어, 생산과 유통을 함께 하는 하이브리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러한 플랫폼을 P-플랫폼이라고 한다.[7]

그림 3. 쿠팡그림 3. 쿠팡

코로나 19와 MZ세대를 만나 소셜 커머스 분야에서 압도적인 사용자 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쿠팡[8]은 P-플랫폼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쿠팡은 PB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 중이다. ‘쿠팡 only’는 쿠팡의 PB 제품을 모아 놓은 카테고리로, ‘노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생필품 전 영역의 제품을 판매한다. 쿠팡은 현재 생활/반려동물, 건강/뷰티, 가전 등 총 12개의 PB를 운영하고 있다. ‘쿠팡 only’는 2020년 연 매출 1,000억을 돌파하여 순조로운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9]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온라인 플랫폼인 아마존도 2019년 기준 PB가 무려 450개에 달한다. 거의 모든 상품 영역에 진출했는데, 이러한 흐름은 불과 몇 년 전인 2017년 이후에 가속화되었다.[10]


온라인 플랫폼의 입장에서 P-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과 제조업체들 모두에 대해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은 마케팅 비용이나 유통비용 등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PB의 장점인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기존 제조업체들에 비해 큰 어려움이 아니다. 온라인 플랫폼의 강점인 신속한 배송 서비스 또한 손쉽게 제공할 수 있다. 소비자와의 접점도 기존 제조업체들보다 많기에 소비자들이 어떤 상품에 관심이 있는지 더욱 자세하게 파악할 수 있다. 가지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 공급처 또한 장악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보다도 유리하다.


따라서 P-플랫폼의 시대가 본격화된다면, 기존의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제조업체 모두가 위태로워진다. 이미 각종 온라인 플랫폼들이 우리 삶을 장악한 마당에, 이들이 공격적으로 P-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중이기 때문에 지금은 온라인 유통 플랫폼, 오프라인 유통업체, 제조업체 그리고 소비자 모두에게 중요한 시점이다.



P-플랫폼과 오프라인 유통업체

롯데, 신세계 그리고 현대백화점그룹은 한때 국내 “유통 3사”로 불렸다. 온라인 상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이들도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지만, 온라인 시장에서의 입지가 대형 이커머스 업체들에 밀려 언더독 신세가 되었다. 2020년 온라인 거래액은 각각 1, 2위를 차지한 온라인 플랫폼인 네이버와 쿠팡의 온라인 거래액은 현대백화점그룹을 비롯해 “유통 3사”의 온라인 거래액보다 최소 3배가량 높았다.[11]


도표 1. 이수기, "온라인선 '언더독'된 유통공룡 3사", 중앙일보, 2021-03-03도표 1. 이수기, "온라인선 '언더독'된 유통공룡 3사", 중앙일보, 2021-03-03


“유통 공룡”으로 불리던 대형마트들은 문을 닫기 시작했다. 이는 유통업계에서 온라인 플랫폼의 입지가 점점 확대되며 벌어진 일이다. 홈플러스는 2020년에 4개 지점을 폐점하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2020년에만 8개 지점이 문을 닫았다. 대형마트 영업 규제가 처음 도입되었던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대형마트 3사의 매출액은 34조 원에서 32조 원으로 감소한 반면, 온라인 업종과 편의점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12]


국내 대형마트들도 적극적으로 PB 상품을 확대하긴 했다. 앞서 언급했던 이마트의 노브랜드도 사례에 해당한다. 홈플러스도 ‘심플러스’를, 롯데마트도 ‘온리프라이스’를 출시했다. 하지만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PB 상품을 출시하여 큰 수익을 내는 것은 어렵다.


PB 상품은 아무리 좋은 제품이더라도, 새로 출시된 제품이기 때문에 인지도와 신뢰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비용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PB는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여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기존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파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하지만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고객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거나 매출을 증가시키는 데에 효율적이면서 효과적인 해결책이 PB 상품 출시일 가능성은 적다. 물론, 노브랜드의 성공 스토리를 보았지만, 이를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일반적인 경우로 확대할 수는 없다. 예외적인 경우일 뿐만 아니라, 노브랜드는 고품질 PB 전략을 국내에서 적극적으로 도입한 첫 사례였기 때문에 차별적 우위가 있었던 점을 무시할 수 없다.



P-플랫폼과 제조업체

유통업체들이 PB 확대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중견업체들이 대형 유통업체의 생산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13] P-플랫폼 시장의 구조는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중소업체들이 가격 경쟁에서도 밀려나기 쉬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빼빼로나 새우깡처럼 소비자 충성도가 높은 제품들은 사실 PB의 등장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 PB를 구매하는 고객들은 물론 제품이 자신의 취향에 딱 맞아서 구매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제품이 다른 제품과 비교했을 때 특별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이끌려 구매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P-플랫폼 시대에서 살아남기

그렇다면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제조업체는 스멀스멀 시장을 먹어가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들을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할까? 김병규 교수님의 책 『노 브랜드 시대의 브랜드 전략』에서는 P-플랫폼 시대에서 기존 브랜드들이 P-플랫폼 시대를 버티기 위해 필요한 다섯 가지 전략을 소개한다. 해당 전략들을 화장품 브랜드 스킨푸드의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그림 4. 스킨푸드 홈페이지그림 4. 스킨푸드 홈페이지


1. 문화적으로 명확하게 정의된 타깃을 정의한다.

브랜드에 애착을 가진 고객(즉, 브랜드 팬)을 모으기 위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온라인 플랫폼은 말 그대로 온라인상의 “모든 사람”을 타깃으로 한다. 구체적인 타깃이 없기 때문에 고객들은 이 플랫폼이나 저 플랫폼이나 거기서 거기라는 느낌을 받기 쉽고, 결국 구매 경험이 브랜드 애착으로까지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에 단골 고객을 잡기 힘들다.


스킨푸드의 슬로건은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이다. 좋은 음식으로 영양분을 채우는 것처럼, 신선하고 건강한 원료를 사용하여 피부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제품을 제공하겠다는 의미이다. 또, 비닐 테이프가 없으며 100%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포장 박스로 제품을 배송하고, 홈페이지에서 제품별로 다 사용한 제품 용기와 포장 상자를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도 상세히 알려주는 등 친환경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따라서 스킨푸드의 타깃층은 친환경 소비에 관심이 있으며, 자연에서 온 건강한 영양분으로 피부 관리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2. 취향에 맞는 독자적인 상품을 개발한다.

브런치 글 이미지 6

고객의 선호를 반영한 특별한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통해 더 특별한 브랜드로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도, 분석하는 것도 비교적 편해졌다. 도출해낸 정보로 고객의 취향을 잘 파악한 후, 그것을 독자적인 제품으로 개발한다면 브랜드 애착과 충성도가 증가할 것이다.

스킨푸드에서는 친환경 소비에 관심이 많은 고객들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비건 라인을 확장했다. 2020년 11월, 유튜브 채널 ‘네고왕’을 통해 스킨푸드는 비건 라인 확장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14] 기존에 있던 비건 라인 워터패드와 크림 제품에 더하여, 올해 3월에는 비건 라인 핸드 메이드 비누 제품도 추가했다.


3. 고객들의 쉬운 선택을 돕는다.

상품이 다양한 것은 양날의 검이다. 상품이 다양하다면 고객의 선택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좋아 보이지만, 동시에 소비자의 선택을 어렵게 만든다. 미국 심리학자 배리 슈워츠의 ‘선택의 역설’은 이러한 현상을 잘 설명해준다. 슈워츠는 마트에서 잼 시식회를 진행했다. A 상황에서는 진열대에 6가지 브랜드의 잼만을 진열했고, B 상황에서는 24가지 브랜드의 잼을 진열했다. A의 경우 잼 판매율은 30%였지만, B의 경우 고작 3%에 그쳤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의 진열대에 대한 선호도 자체는 24가지 브랜드의 잼이 진열된 경우가 60%로 더 높았다. 선택의 폭이 넓을수록 더 행복하지만, 오히려 많은 선택지 중에 고민하면서 겪는 고통 때문에 실제로 구매까지는 이어지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만약 선택지가 많았다면, 구매 이후에 “다른 제품을 고를걸” 하는 후회 때문에 제품의 만족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그림 6. 스킨푸드 홈페이지그림 6. 스킨푸드 홈페이지


스킨푸드는 유자 라인, 프로폴리스 라인 등 다양한 제품 라인을 선보이고 있지만, 고객들의 선택을 어렵게 하는 정도는 아니다. 각 라인마다 화장품이 어떤 기능에 초점을 맞췄는지도 알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선택을 도와준다. 예를 들어, 캐롯카로틴(당근) 라인은 민감한 피부 및 홍조를 잠재우는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프로폴리스 라인은 피부 장벽 강화를 목적으로 바를 수 있는 제품들이 모여있다. 제품 라인 별로 모티브가 된 원료 이름을 달고 있어서 고객들이 어느 정도 해당 라인의 느낌에 대해 추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제품을 선택하는 데에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준다.


4. 차별화된 운영 방식을 개발한다.

타기업에서 성공적이었던 방식이라고 내 기업에 동일하게 효과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보통 특정 운영방식을 가장 먼저 도입한 업체가 갖는 차별적 우위 때문에 그 효과가 더 큰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한 때 “사과! 톡톡톡! 트로피카나!”를 외치며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던 음료수 광고가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에도 여러 기업에서 우스꽝스러운 노래와 춤을 반복하는 광고를 찍었지만, 그 파급력은 처음의 것을 따라잡을 수 없어서 아쉽다는 평이 많았던 사례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7. 스킨푸드 홈페이지그림 7. 스킨푸드 홈페이지


스킨푸드는 2021년 4월에 신촌점을 리뉴얼하여 오픈했다. 매장 안에 텃밭이 생겼다. 이 아이디어는 ‘네고왕’ 스킨푸드 편에서 연예인 황광희 씨가 캐롯카로틴 라인 제품들의 원료의 신선함과 건강함을 강조하기 위해 직접 흙에서 당근을 뽑듯이, 제품을 흙 속에서 뽑아서 “산지 직송”으로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건 어떻냐는 제안을 통해 실행되었다. 스킨푸드에서 앞으로도 오프라인 매장 인테리어를 이러한 느낌으로 꾸밀지는 모르겠지만, 브랜드 이미지는 효과적으로 굳힐 수 있는 전략이다.


5. 상업적 의도를 드러나지 않도록 한다.

상업적인 의도를 대놓고 드러내는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이제 소비자들은 까다로운 조건들이 달려 실제로 적용받지 못하는 형식적인 프로모션이나 미끼 상품 등에 속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수많은 기업은 상술을 동원해 장사를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업적인 의도를 드러내지 않는 브랜드에 사람들은 당연히 호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이끌어내는 브랜드 철학을 수립하고 그것을 진득하게 이어나가면 브랜드 팬들은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다.

그림 8. 스킨푸드 홈페이지그림 8. 스킨푸드 홈페이지
그림 9. 스킨푸드 홈페이지그림 9. 스킨푸드 홈페이지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스킨푸드는 2021년 4월 22일의 온라인 매출 전액을 친환경 해충퇴치제 기부에 사용하겠다고 공지했다. “토양은 지구의 피부”라고 말하며, 지구의 날을 맞아 우리의 토양을 지키는 일에 기부하겠음을 밝혔다. 꼭 지구의 날만이 아니라, 꾸준히 친환경 캠페인들을 진행해온 것, 그리고 군부대와 대한아토피협회 등 다양한 기관에 기부를 진행해온 것을 보면 소비자들의 스킨푸드에 대한 호감도가 자연히 증가할 것이다.


위의 다섯 가지 방법을 활용하면 P-플랫폼이 아니더라도 P-플랫폼의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소개된 방법들을 살펴보면, 전부 소비자가 브랜드 애착을 형성하도록 하는 전략이다. 결국 어떤 사업을 하든 대체불가능한 브랜드, 광팬이 많은 브랜드가 돼야 어느 상황에서든 살아남을수 있는 것이다.




나가는 글


P-플랫폼 시대가 오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우리는 이미 P-플랫폼 시대를맞이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의 장점인 용이한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소비자와의 많은 접점, 소비자들의 편리한 사용 등을 바탕으로 P-플랫폼들이무섭도록 빠르게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어쩌면 아침에 일어나고 밤에 잠을 자는 순간까지 전부 아마존의, 쿠팡의 제품을 사용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기존의 오프라인 유통업체들과 제조업체들이 전략을 잘 세운다면 P-플랫폼에 의해 잠식될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니다. P-플랫폼 시대를 겪기 시작하며 유통업과 제조업의 구조가 대대적으로 변하고 있는데, 이 변화가 건강한 성장이 되길 바란다.


P-플랫폼과 우리


앞서 P-플랫폼화가 진행되는 현재 시점에서, 온라인 유통 플랫폼, 오프라인 유통업체, 제조업체 그리고 소비자 모두에게 중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이 글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아직 언급하지 않은 소비자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우리는 모두 소비자이다. 거창한 이야기도 아니고 당연한 사실이지만, 생각보다 소비자로서의 영향력을 간과하기 쉽다. 유통 시장을 변화시키는 주체는 결국 소비자이다.


기업은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움직인다. “빨리빨리의 민족”이기 때문에 쿠팡의 로켓 배송이 생겼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배달이 빨리 오기 때문에 급할 때 용이하다. 하지만 물류 노동자와 배송 노동자 모두 극단적인 강도의 노동 환경으로 내몰렸다.


친환경 소비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 마켓컬리의 ‘올페이퍼 챌린지(All Pa-per Challenge)’가 진행되었다. 마켓컬리는 모든 배소용 포장재를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변경하는 챌린지를 진행했고, 1년 만에 대한민국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의 0.8%인 4831톤의 플라스틱 절감효과를 거뒀다.[15]


가벼운 터치 한 번으로 끝내는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주문이 과연 정말 가벼운가? 소비자로서 기업에게 적극적으로 더 좋은 상품을 요구해야 기업들도 해당 피드백을 반영하며 성장할 수 있다. 여기에서 “좋은” 상품의 기준에는 품질도 물론 포함되겠지만, 그뿐만 아니라 제품이 생산되고 나에게 전달되는 과정이 선하고 공정한가도 고민해보는 것이 소비자로서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참고자료


문헌

김병규, 『노 브랜드 시대의 브랜드 전략』, 미래의창, 2020.


신문기사

강영연, “[PB상품의 배신] 미국 코스트코, 고품질 PB로 성공…커클랜드가 브랜드 가치 70% 차지”, 한국경제, 2016-03-03.

계훈희, “‘유통 공룡’ 옛말...대형마트가 사라진다”, YTN, 2020-10-19.

김성아, “[유통핫이슈①] 가격도 품질도 ‘갓성비’..PB로 무장한 유통가”, 한국정경신문, 2021-04-21.

김참, “유통공룡 PB상품 확대에 제조업 ‘흔들’...미국은 ‘아마존 PB 규제법’ 추진”, 조선비즈, 2019-05-08.

박준호, “노브랜드 매장 ‘첫 연간 흑자’…이마트 효자 사업 됐다”, 전자신문, 2021-02-22.

신현보, “코로나·MZ 만나 ‘폭풍성장’ 쇼핑 앱…쿠팡·당근마켓은 독주 중”, 한국경제, 2021-04-26.

윤정훈, “돈 되는 ‘쿠팡 only’ PB사업 연 매출 1000억 돌파”, 이데일리, 2021-04-20.

이수기, “온라인선 ‘언더독’ 된 유통공룡 3사”, 중앙일보, 2021-03-03.

이수빈, “‘브랜드 뺀 브랜드’의 반란”, 한국경제, 2016-10-03.

전지현, “스킨푸드, 비건 마케팅 강화…’캐롯 카로틴’ 신규 키비주얼 공개”, 이코노믹리뷰, 2021-03-02.

정유미, “라벨 뗀 생수, 뚜껑이 이름표”, 경향비즈, 2021-05-10.

황서영, “’올페이퍼 챌린지’ 시행 1년…마켓컬리, 4831톤의 플라스틱 절감”, 식품음료신문, 2020-10-22.


웹페이지

PB, 시사경제용어사전, 기획재정부, 2020.


그림 및 도표

그림 1. 노브랜드 홈페이지.

그림 2. 노브랜드 홈페이지.

그림 3. 쿠팡.

그림 4. 스킨푸드 홈페이지.

그림 5. 스킨푸드 홈페이지.

그림 6. 스킨푸드 홈페이지.

그림 7. 스킨푸드 홈페이지.

그림 8. 스킨푸드 홈페이지.

그림 9. 스킨푸드 홈페이지

도표 1. 이수기, “온라인선 ‘언더독’ 된 유통공룡 3사”, 중앙일보, 2021-03-03.


      

[1] 이수빈, “'브랜드 뺀 브랜드'의 반란”, 한국경제, 2016-10-03.

[2] 박준호, “노브랜드 매장 ‘첫 연간 흑자’…이마트 효자 사업 됐다”, 전자신문, 2021-02-22.

[3] PB, 시사경제용어사전, 기획재정부, 2020.

[4] 김성아, “[유통핫이슈①] 가격도 품질도 ‘갓성비’..PB로 무장한 유통가”, 한국정경신문, 2021-04-21.

[5] 강영연, “[PB상품의 배신] 미국 코스트코, 고품질 PB로 성공…커클랜드가 브랜드 가치 70% 차지”, 한국경제, 2016-03-03.

[6] 정유미, “라벨 뗀 생수, 뚜껑이 이름표”, 경향비즈, 2021-05-10.

[7] 김병규, 『노 브랜드 시대의 브랜드 전략』, 미래의창, 2020, p. 15.

[8] 신현보, “코로나·MZ 만나 '폭풍성장' 쇼핑 앱…쿠팡·당근마켓은 독주 중”, 한국경제, 2021-04-26.

[9] 윤정훈, “돈 되는 ‘쿠팡 only’ PB사업 연 매출 1000억 돌파”, 이데일리, 2021-04-20.

[10] 김병규, 『노 브랜드 시대의 브랜드 전략』, 미래의창, 2020, p. 13.

[11] 이수기, “온라인선 ‘언더독’ 된 유통공룡 3사”, 중앙일보, 2021-03-03.

[12] 계훈희, “‘유통공룡' 옛말...대형마트가 사라진다”, YTN, 2020-10-19.

[13] 김참, “유통공룡 PB상품 확대에 제조업 '흔들'...미국은 '아마존 PB 규제법' 추진”, 조선비즈, 2019-05-08.

[14]

[15] 황서영, “’올페이퍼 챌린지’ 시행 1년…마켓컬리, 4831톤의 플라스틱 절감”, 식품음료신문, 202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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