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보라
작년부터 우리 삶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코로나 19는 우리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집 밖을 나설 땐 마스크는 필수가 되었고 비대면이라는 말이 이제는 너무 익숙할 만큼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이 한없이 조심스러워졌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모임, 행사는 당연히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코로나 19 이전에 많은 사람이 한 공간에서 즐겼던 축제, 스포츠 경기, 콘서트 등이 열렸던 사진, 영상을 보면 이제 아주 오래전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학생인 내가 코로나 19로 인해 느낀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연결의 부재였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자연스럽게 매일 밖에 나가 사람들을 만나던 일상이 사라지면서 사람들과의 ‘연결’이 되지 않고 있음을 느꼈다. 스스로 혼자 있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처음엔 이런 연결의 부재가 나에게 큰 영향을 주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요즘처럼 마음만 먹으면 SNS, 메신저 등 수많은 수단을 통해 연락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특히 그다지 큰 불편함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을 못 만나는 기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나는 내가 사람을, 사람과의 ‘연결’을 점점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보고 싶은 친구들, 가족들과 자주 연락을 해도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었다.
그래도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면서 코로나 19 상황에 맞는 연결의 방법을 어떻게든 찾아갔던 것 같다. 사람들을 만나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줄고, 만나도 마스크 낀 얼굴을 보고 대화해야 하지만 이제는 이것이 당연하게 느껴질 만큼 적응이 되었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로 한 번에 많은 친구들을 볼 수 없을 때는 줌을 이용해 친구들을 만났다. 처음엔 줌으로 모이는 것이 괜찮을까, 어색하진 않을까 싶었지만 어느새 이런 ‘줌 모임’에도 적응해 서로 다른 공간에 있어도 마치 실제로 만나 함께 있는 것처럼 서로를 반가워한다.
코로나 19를 겪으며 사람이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깨달았다. 인터넷, 줌, SNS 등 가상공간에서의 다양한 연결도 물론 좋은 방법이 되어주지만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 같은 공간에서 서로 얼굴 보며 이야기할 수 있는 것과는 같아질 수 없을 것 같다. 아무리 기술이 더 발달해 지금보다 생생하게 서로를 볼 수 있다 해도, 아주 획기적인 방법이 등장한다 해도 직접 사람을 만나는 것과 완전히 같아질 순 없지 않을까 싶다.
그저 얼굴을 마주하고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들과 함께 연결되어 있는 것 같은 그 느낌만으로도 위로와 기쁨이 될 때가 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의 공통된 고민 중 하나가 인간관계인 것처럼 사람 때문에 상처받을 때도 있고 우린 서로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많은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그래도 우리에게 ‘서로 연결되어 있음’은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코로나 19로 인한 전례 없는 이 상황은 함께 하는 것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했다. 하루빨리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리고 부대끼는 것이 다시 당연한,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