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SH
어느덧 학기가 시작한지 벌써 2개월이 넘었다. 개인적으로는 비대면 강의에 이제 익숙해진 것 같은데 벌써 대학교에서의 첫 중간고사를 봤다는 사실에 기분도 다소 싱숭생숭하다. 그리고 필자가 지금 대학 생활을 잘 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 또는 걱정도 조금씩 생기고 있다. 하지만 대학은 인생에 있어서 새로운 기회이고 고등학교 때와는 차원이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주구장창 고민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필자는 이 글을 통해 대학 이전의 학창 생활을 되돌아보고 또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조금이나마 생각해보려고 한다.
우선 필자는 대학에 오기 이전까지의 삶 특히 고등학교 때의 삶을 직선으로 정의하고 싶다. 직선이 우리에게 주는 느낌은 속도감, 긴장감, 예리함 또는 엄격함 정도로 표현할 수 있다. 왜냐하면 직선은 한번 정한 방향이 있으면 그 방향으로만 나아가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필자의 고등학교 시절도 직선과 같았다. 대학이라는 나름의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계속 3년 동안 나아가기만 하였기 때문이다. 절대로 방향을 틀지 않는 직선처럼 잠시 딴 길로 새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막상 대학에 와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학점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그 목표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 같았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번아웃에 시달린다는 것도 이것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성적, 학점, 취업 등 한 가지에만 지나치게 몰두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지쳐버리는 것이다. 인생은 어떻게 보면 마라톤과 같은 장기 레이스이다. 42.195km에서 아직 절반도 오지 못했는데 벌써 직선처럼 사느라 스스로가 너무 지쳐 있지 않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기에 가끔은 인생을 곡선처럼 살 필요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곡선은 우리에게 유연함, 부드러움, 여유로움과 같은 느낌을 준다. 이러한 곡선처럼 삶을 방향을 이리저리 틀어보고 때로는 되돌아갈 수 있을 때 비로소 앞으로만 전진하느라 놓쳤던 다양한 것들 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필자도 지금 당장 학점, 점수만 바라보고 대학 생활을 보내는 것보다 여러 경험을 쌓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면서 보다 여유로운 대학 생활을 보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선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한가지 선으로만 이루어진 인생이 과연 아름다울까? 추상화의 거장인 칸딘스키의 작품을 보면 다양한 직선과 곡선이 모여 오묘한 느낌을 자아내고 나아가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다. 만약 이 작품이 직선 또는 곡선만으로 이루어졌다면 과연 그만한 아름다움이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인생도 때로는 직선처럼 치열하게 나아가고 또 어떤 때에는 곡선처럼 여유를 갖고 주변을 둘러볼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필자의 삶은 어쩌면 직선으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그리고 이 때문에 많을 것을 놓쳐왔을 것이다. 그렇기에 앞으로의 필자의 삶에는 직선과 곡선이 서로 균형 있게 존재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