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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st Savinna Mar 05. 2024

너 나에게 어떻게 잘할 꺼니

어른들을 위한 GEN-Z Guidebook

안녕하세요. 곽수현 사비나입니다.


요즘 봄 냄새, 봄기운이 흐릅니다. 나무에도 물이 올라 통통하고요. 이럴 때 조심해야 해요. 갑자기 빵, 하고 눈이 내리거나 영하로 뚝뚝 떨어져서 몸과 마음이 혼쭐이 나기도 하거든요. 


제가 청소년-청년들 좋아해서 

- 그들이 말하는 선 넘지 말라는 말도 잘 알아들었고(2화)

- 그 바쁜 일정의 청소년-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약속도 잡을 수 있고(3화)

- 만나서 뭐도 잘 사줄 수 있고 하다 보면(4화)


"니자식도 아닌데 (쓸데없이) 왜 그러냐?"

"일이냐?" 

"직원회식이냐?" 등등의 질문을 상당히 받습니다. 


왜 긴요, 좋아서 하는 거지요. 


매일 일상, 시간 쓰임을 살펴보면 좋아서 하는 일이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 좋아하는데 '안/못'하던가

- 좋아했''다던가

- 좋은 게 '없다'던가.... 

하지만 저는, 짧은 인생 좋은 것이 있으면 반드시 나를 위해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실천하는 바입니다. 


"에이 말은 쉽지만 그게 어디?"


저라고 그 상황과 심정을 모르겠습니까만은, 그러다 보니 지금이 되었고 놓친 것들이 너무 많아 후회가 막급하던데요. 저는 여하튼 그리하기로 마음먹고 행합니다. 해서 저도 청소년-청년들에게 기꺼이 잘합니다. 좋아하니까요.


자 저희가 하는 대화 내용 중 일부를 들어보시죠.


너 부모자식 간에도 공짜 없는 거 알지, 세상엔 다 대가가 따른다. 내가 이런 거 사주고 생색내는 거 좋아하는 거 알지?

    - RGRG요, 아우 팍팍 내주세요. 저를 막 쓰세요.

    - 그러시면 안 되죠, 제가 낼까요?(왜 그래, 웃자고 하는 농담에...)

    - .... (답 없이 먹음, 먹느라 못 들음)


본격적인 대화가 시작됩니다. 


너,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아니?

네.

어떻게 아니?

그냥요.

티 나?

아우 그럼요 팍팍.


나처럼 너 좋아하는 사람 많니?

음...

근데 여하튼 이런 사람이 있는 게 좋아?

네-

그럼 너 앞으로 나에게 잘해라.

아이고 그럼요, 샘! 당연하죠.


너, 나에게 어떻게 잘할 거니?

두둥. 

정막이 흐릅니다. 


정말로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 거죠.


한대매 어떻게 할 거야?

음... 공부? 공부 잘할게요!

뭐래니, 니 공부 나랑 무슨 상관이야?

앗!

야, 그리고 나 성적 좋았다. 너보다 훨 잘했을걸?

아앗!!


어칼 거야.

으음.. 그럼 얼른 커서 알바해서, 맛있는 거 사드릴게요.

딱히... 아마 너 40 될 때까지 내가 더 힘이 셀걸? 돈도 많이 벌고 아는 것도 많고, 이미 벌어둔 것도 있고?

아아앗!!!


그럼, 너 나 60 지나면 챙겨라. 그때부터,

네넷?


그렇잖아 나 60 지나면 너 한창 똑똑하고 힘세고 일할 머리일 텐데 그때 되면 세상이 얼마나 변하겠니 내가 또 그 나이 되면 모르는 게 막 생길 거고. 티비도 PC 도 폰도 뭐 살지 잘 모르겠고. 컴퓨터 프로그램 깔 때라든지 뭐 그런... 


아아아 아휴 물론이죠. 그런 건 쌉 가능!

Done?

yeah done!!!


저는 외국에 다양한 친구들이 많습니다. 나이가 국적이 달라도 정말로 친구입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에도 나이가 다양한 친구가 많습니다. 호칭을 대한민국 상황에 맞게 호명(언니, 선배, 쌤, 이모, 사장님, 사모님...)합니다. 다 제 인생의 친구예요.


여기 저와 함께 카페에 있는 이 친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에서 저를 사비나라든가 곽수현이라고 부를 수 없기에 이사장님, 대표님, 사비나샘, 꽉샘, 수현샘으로 부르지만, 이 관계가 오래 유지되면 뭐, 친구가 아닐까요. 저의 30대 시절 모습을 이 친구들은 봤습니다. 요즘 제가 하고 다니는 패션에 코칭도 해줍니다. 왜냐면 저의 체형 변화를 쭉 봐왔으니까요... 친구는 많은게 오래된 게 좋다고들 하시잖아요. 꼭 갑짱이라며 동갑만 친구가 될 수는 없습니다.


중2 때 만나 지금까지 저와 여러 활동을 한 친구가 27세입니다. 서로 안지가 10년이 넘습니다. 내년에 성인이 될 친구는 중1 때 만났으니까, 올해로 6년째입니다. 이 친구들도 식구 말고는 저처럼 오래 알고 지낸 외부 사람이 거의 제가 처음입니다. 이런 친구들이 제 주변에 어디 한두 명만 있겠어요? 


저도 처음에 이 친구들을 만나면 긴장하고 피로하고, 또 실망하기 일쑤입니다. 눈매가 멍하니 매섭고, 배운 게 정말 없으니 뭘 물어봐도 모릅니다. 그리고 아, 저의 호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튕겨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요즘 젊은 애들이라고 이기적이고 야비한 녀석들이 없겠습니까. 아마 제가 더 많이 경험하고 만났을 걸요? 해서 다양한 오해 살 일, 생깁니다. 


그래도 한 해라도 더 살아, 이 땅에서 생존기술이 있는 제가 나아갑니다. 손을 내밉니다. 내밀고 그냥 선착순으로 기다립니다. 이래서 만나고 저래서 만나는, 즉 이유 있는 조건부적인 만남 없어요. 그냥 그게 인연인 것이지요.


저는 제 인연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섭니다. 이렇게 젊은 친구들 만나서 세상 근심 잊기도 하고, 요즘 제 주변을 통해 받지 못하는 다양한 정보들을 받습니다. 그리고 전 그냥 좋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웃고 떠들며 제 얼굴이 환해지는 이 순간이 전, 좋아요. 즐기고 싶어요.


수다수다 하고 헤어질 때가 됩니다. 우르르 후다다다닥, 웃고 떠들고 마시고, 쏟고 흘리고 닦고 어수선하다가 각자의 삶으로 가게 됩니다. 학원 가기 싫다; 할 일 없으니 더 놀고 싶다; 돈 벌기 싫다(저)는 다양한 아쉬움을 남기고 떠납니다. 한 번씩 꼬옥 안아줍니다. 그리고 우리들이 어색하지만 우르르 스크럼을 짜고 어깨동무하고 서로 안아줍니다. 사실 이제 제가 못 안아줘요. 제가 안깁니다. 요즘 애들 왤케 큰 거예요?


샘, 오늘 초대해 줘서 정말 고마워요.


아, 마음이 따스해집니다. 제가 뭘 사줘서 고마운 게 아니고, 정말, 이렇게 먼저 초대해 줘서. 연락 줘서 너무 고맙다고들 합니다. 놀랍죠. 우리 성인들은 아주, 오라는 곳도 갈 곳도 많잖아요. 이 친구들은 안 그렇답니다. 거절도 하고 무응답으로 회피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온 자리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기꺼이 즐깁니다. 


그치 너희들이 그렇게 주눅이 들고 웅크려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너희 탓이 아니지! 


그래, 이 정도도 못하겠냐 내가. 

싶습니다. 


아래는 과연 z세대가 사회성이 부족한가에 대한 기사입니다. 참고하시라고 링크 첨부합니다. 

https://youtu.be/l2ewIblKM-g?si=VeuI4Oxe2CPDmT1V

<Z세대가 사회성 낮다고?..."X세대가 가장 떨어져" / YTN/ 2023.01.23>


여하튼 나는 

너희들이 왜 그런지 알 것 같으니까

나에게 잘해줄 의사가 없어도

나에게 어떻게 잘할지 몰라도

나 하나쯤은

읽씹에도 굴하지 않고 

더 열심히, 더 자주 연락하겠다.

다짐하는 순간입니다.


청소년과 청년을 좋아하는 사비나가 붓 가는 대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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