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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밥반찬 다이어리 Oct 21. 2024

편하면 직장생활이 아니지

“아직 2주 남았어요. 미리님. 그리고 친구 결혼식은 다음주네요.”

금형은 미리가 물은 질문에 대한 대답보다 뒤엣 말에 더 힘을 주어 말했다. 

어젯밤 그녀의 좋지 못한 기분 때문에 혹시나 마음이 바뀌었을까 불안한 심정에 튀어나온 말이었다.

“네. 알고 있어요. 저한테 모바일 청첩장도 보내줘 놓고선.”

더이상은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미리는 그에게 빠르게 답을 써서 날리고는 고개를 들어 모니터를 바라봤다.

컴퓨터 하단 툴바에 깔린 사내 메신저가 신경질적으로 깜빡이는 것처럼 보여 저도 모르게 메신저 창에 손을 가져갔다.     


“과장님. 헐. 들으셨어요?”

“아니 뭐를?”

“과장님. 저희 팀장 자리에 의외의 인물이 온다는데요?”

“아니 대체 누가 온다는거죠?”     

홍대리가 남긴 세 글자를 보는 순간 미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리고 메신저 창에 떠 있는 그 글자가 자신이 아는 이름이 맞는지 눈을 부릅뜨고 다시 보았다.

‘하아. 이런 씨.’

미리는 자신의 한숨을 도저히 메신저로는 답할 수 없었다.

“인사발령은 나봐야 아는거죠. 홍대리님. 기다려 보죠. 누가 올지 확실히 모르는거잖아.”

홍대리에게 대답했지만 미리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었다.

     

그 세 글자가 눈에 들어온 이후로 미리의 머리에는 하나의 사건이 떠올랐고, 엉겨있던 실타래가 수면 위로 휙 떠오르듯 복잡함이 머리를 가득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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