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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유복 May 24. 2024

RS바이러스

갑자기 육아휴직을 쓰게 되었습니다.-14

24.01.31 수요일


612호 아기들이 RS바이러스 감염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저번에는 감기가 창궐하더니..."

"이번에는 RS바이러스!?

"아니 무슨 조리원이 이 모양이야!"


"정말 이상하단 말이야..."

"왜 자꾸 전염병이 돌까...?"


"그래도 따복이가 612호 말고 신생아실로 간 게 정말 다행이다..."


"따르릉! 따르릉! : 호실 전화벨"


"예 이행복 산모 보호자입니다."


"네 보호자님 안녕하세요."

"간호부장입니다."

"혹시 1시간 뒤에 잠깐 보실 수 있으실까요?"


"왜 그러시는데요?"


"정말 면목 없습니다..."

"이번 감염 사태에 대한 단체 회의를 좀 진행하려고 합니다..."


"감염 경로도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체회의를 하신다고요!?"


"아 그게... 다른 산모분들이 다 같이 모이는 자리를 원하십니다..."


"하... 알단 알겠습니다."

"아내하고 상의해 보겠습니다."


"네 산모님과 충분히 상의해 보시고요..."

"오실 수 있으시면, 1시간 후에 체온측정 장소에서 뵙겠습니다."


"뚜... 뚜... 뚜..."


"......"


"왜 여보?"

"누구야?"


"간호부장..."

"다른 산모들이 단체회의를 주선하고 있다네..."

"단체 회의는 아직 이르지 않나 싶은데."


"그래도 나가봐야 되지 않을까?"

"괜히 우리만 쏙 빠졌다가 오해받는 거 아니야?"


"에이 설마..."

"우리 따복이는 감염도 안 됐는데..."


"당신이라도 가보는 게 좋을 거 같아."


"음..."

"그래 알겠어."


시간 맞춰 체온측정 장소로 갔다.


"어? 아직 아무도 안 오셨네요?"


"아 네네..."

"한 분은 마사지받고 계시고요..."

"다른 두 분은 1층 로비에서 조부모님 뵙고 계시답니다..."


"그러면 저 포함해서 총 4명인 거네요?"


"네네...

"혹시 조금만 기다려주시겠어요...?"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시간 약속을 어기는 게 잘못된 거죠."


"지이잉 : 엘리베이터 열리는 소리"

(6층 엘리베이터)


P산모 :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서) 제가 좀 늦었네요!"


U산모 : "(엘리베이터에서 같이 내리면서) 미안합니다!"


"아 네..."

"저... 산모님... 자꾸 조리원을 벗어나시면 안 되세요..."


"니~ 저기요!"

"그럼 미 오신 시부모님다시 가시라고 할까요!?"


"아이고..."

"원래는 부모님 면회도 코로나 규정상 안 됩니다..."


"허참... 간호부장님 말을 참 이상하게 하시네요!?"

"조부모님 뵙고 온 게 그렇게 잘못된 건가요!?"


"아이고... 아닙니다..."

"그러시다면... 마스크라도 잘 착용해 주셔야..."


"네!? 뭐야~~"

"언니! 그냥 올라가자!"

"여기서 무슨 얘기를 더하겠다고!


"(홱 돌아서면서) 조리원이 왜 이 모양인가 했더니!"


"(U산모를 따라가면서) 별꼴이야 정말!"


"......"


(몇 초간 정적)


"참 고생 많으십니다..."


"죄송합니다..."


"에효..."

"저도 올라가 보겠습니다."

하품하는 따복이(6층 신생아실)


몰상식한 인간들아!


병원 규정에 잘 좀 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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