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통한 나의 성장
초등학생 시절, 글쓰기가 익숙하지 않던 나에게 일기 쓰기는 미룰 수 있다면 저 먼 곳으로 미뤄버리고 싶을 만큼 어려운 숙제였다. 일기에 무엇을 써야 할지, 단어들이 틀리지 않았는지에 대한 걱정으로 머릿속이 가득했지만, 막상 그것을 종이에 풀어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학년이 점점 올라가면서, 일기 쓰기에 흥미를 붙이게 된 계기는 선생님이 남겨준 작은 코멘트 한 줄 때문이었다. 그 한 줄을 읽는 재미로, 나는 정말 열심히 일기를 쓰게 되었다.
나이가 들면서, 더는 공책 한 페이지를 꽉 채운 일기를 쓰지는 않지만, 나는 여전히 다이어리에 그날의 감정을 기록한다. 디지털 기기들이 대세인 시대에도 나는 손으로 직접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펜을 손에 쥐고 그때의 감정을 고스란히 적어 내려가다 보면, 화났던 마음은 조금씩 가라앉고, 다시 한번 상황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나의 취미이자 특기가 한 줄 쓰기가 되어버렸다. 짧지만 핵심을 담은 글을 쓰며 나 자신을 다시 바라보고, 좀 더 깊이 있는 생각들을 담아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내 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는 것 또한 즐거움이 되었다. 다른 작가들의 생각을 엿보면서, "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는 순간이 많아졌다.
글쓰기의 즐거움은 단순히 나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때로는 나도 모르는 사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내가 쓴 한 줄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거나, 공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문장을 더 신중하게 다듬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그리고 그렇게 완성된 글을 세상에 내보일 때, 그것이 작고 소소한 일상이라 할지라도 누군가에게 작은 울림을 줄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충분한 보람을 느낀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느끼는 또 하나의 기쁨은, 나 자신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갈 때이다. 문장을 하나하나 적어 내려가다 보면 처음에 계획했던 것과는 다른 감정이나 생각이 불쑥 튀어나오기도 하고, 그로 인해 전혀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된다. 때로는 글을 쓰는 그 자체가 나를 향한 질문이 되어 돌아오고, 내가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내 마음 깊은 곳의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도 있다.
이런 경험들이 쌓일수록 글쓰기는 나에게 단순한 취미를 넘어서, 하나의 삶의 방식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글을 통해 나를 표현하고, 또 그 속에서 나를 발견하며, 더 나아가 그 과정을 통해 타인과도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글쓰기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글이란 단순한 언어의 나열이 아니라, 나와 세상을 연결하는 다리임을 느끼게 된다.
또한, 누군가 나의 글을 읽고 공감하거나 피드백을 주었을 때의 설렘은 무언가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과 같다. 내가 던진 작은 이야기 한 조각이 다른 사람의 삶에 스며들어 그들의 생각이나 감정에 작은 변화를 일으킨다면, 그것만으로도 글쓰기는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 된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쓰는 데에 있어 더욱 신중해지고, 그만큼 깊이 있는 내용을 담으려 노력하게 된다.
글쓰기는 내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자,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이다. 오늘도 나는 이 거울 속에 나를 비추어 보고, 그 안에서 조금씩 진짜 나를 찾아가며, 내 이야기가 누군가의 마음에 닿기를 바라며 한 문장 한 문장 써 내려간다. 한편으로 글을 쓰면서 나 자신을 치유하는 과정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맬 때도, 펜을 들어 생각을 차분히 정리하다 보면 어느새 흔들리던 마음이 제자리를 찾는다. 그리고 이렇게 써 내려간 글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비슷한 위로와 여운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나는 한 줄의 글을 적는다.
우리 모두는 크고 작은 일상 속에서 많은 감정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 감정들을 어떻게 담아내고 표현하느냐에 따라 삶은 조금씩 달라진다.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울림이 되어, 그들도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볼 수 있는 용기를 얻기를 바라면서, 나는 오늘도 내 마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