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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망고 Jul 27. 2022

출발이 생각나는 뎀시힐

싱가포르 이야기 - 나만 알고 싶은 보물 장소 1

“작은 물병 하나

먼지 낀 카메라

때 묻은 지도 가방 안에 놓고서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가수 김동률 씨의 ‘출발’이라는 노래 가사 중 일부이다. 뎀시힐(Dempsey hill)에 올 때면 이 노래가 생각이 난다. 가벼운 발걸음 닿는 데로 천천히 걸어간다는 노랫말을 흥얼거리며 그렇게 가던 곳이 바로 뎀시힐이다.  

<뎀시힐 가는 길>


조그마한 언덕이 있고, 숲길이 있는 뎀시힐은 싱가포르에 온 지 반년쯤 지났을 때 제일 많이 다니던 곳이다.

싱가포르에서 다니던 어학원인 영국문화원과 가깝기도 했고, 산책할 수 있는 공간도, 브런치나 저녁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및 카페 등 구경할 곳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뎀시힐 안에 있는 작은 분수>


여러 민족이 모여 사는 싱가포르는 19세기 영국의 식민 지배받았는데, 다양한 문화가 섞인 와중에 특히 영국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뎀시힐은 1980년대까지 영국군의 부대시설이 있던 곳으로 군부대 막사처럼 생긴 곳이 중간중간 있으며, 2000년대 초부터 싱가포르 정부가 개발하였고 지금의 트렌디한 레스토랑, 카페 등이 생겨났다.


오차드 등 번화가에서 멀지 않고, 보타닉가든과도 가까이 있어 외국인이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이기도 하다.    

<뎀시힐 안에 있는 쿨리나>


그중 종종 가던 카페가 있는데 한국에도 입점해 있는 PS·cafe이다. PS·cafe는 싱가포르에서 시작하여 브런치 문화를 정착시켰고, 여기에도 여러 지점이 있다. 특히 뎀시힐 지점은 숲 속에 위치해 현지인이나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야외 테이블에 앉아 숲의 나무들이 초록으로 물드는 조용한 시골 마을 같은 이곳에서 커피나 식사를 즐기면 힐링되는 하루가 될 것이다.    

<PS.cafe 뎀시힐 지점>



         

뎀시힐에는 후버스 부처리(Huber's Butchery)라는 고급스러운 정육점이 있다. 이곳에는 신선한 고기뿐 아니라 와인, 치즈 등 다양한 식료품들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하며, 1층에는 후버스 비스트로(Huber's Bistro)라는 식당이 있어 훌륭한 스테이크를 저렴한 가격으로 맛볼 수도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정육점 겸 식당인 셈이지만 그 분위기는 현저히 다르니 이곳에 오면 한번 구경해 보길 바란다.      

<후버스 정육점(Huber's Butchery) 내부>


특히 새해나 크리스마스 시즌 등 공휴일 전에 오면 길게 줄을 늘어선 채로 고기 및 와인 등을 대량으로 구매해가는 행렬들이 있으니 이 또한 재미난 풍경이다.     

<후버스 정육점에서 파는 다양한 고기들>


싱가포르에는 한국처럼 키즈카페, 놀이공원 등이 많지 않다. 대신 전 세계 5개밖에 없는 아이들이 너무나 사랑하는 아이스크림 박물관(Museum of ice cream)이 이곳 뎀시힐에 있다.          

<아이스크림 박물관 외부>

박물관 내․외부는 전체가 화려한 핑크로 물들어 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상상력이 샘솟는 이곳은 활력 넘치는 친절한 직원들이 두 팔 벌려 반겨주기에, 혹여 핑크를 좋아하지 않는 누구라도 즐거워질 수밖에 없다.    

<아이스크림 박물관 내부>


또한 창의적인 조형물로 둘러싸인 아이스크림 전시대가 곳곳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으며, 다양한 종류의 아이스크림을 원하는 만큼 먹을 수도 있다. 사랑하는 가족 혹은 연인과 함께 와도 좋은 매력적인 곳이다.          

<아이스크림 박물관 내부>




싱가포르의 하늘은 정말 예쁘다.

계속 하늘만 쳐다보며 흥얼거리던 지난 1년     


“새로운 풍경에 가슴이 뛰고

별것 아닌 일에도 호들갑을 떨면서

나는 걸어가네! 휘파람 불며

때로는 넘어져도 내 길을 걸어가네.”     

<출발이 생각나는 뎀시힐>


뎀시힐을 산책하며 김동률 씨의 노래 ‘출발’을 들어보길 바란다. 새로운 풍경에 가슴이 뛰고, 별것 아닌 일에도 호들갑을 떨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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