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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J Apr 26. 2022

아직은 무승부

그대의 꿈이 그림자처럼 따라오도록, 오늘도 햇볕을 안고 걸어가라

생각 하나. 수백 번의 거절


우리도 겨울인 거야

비워졌어도

겨울은 새해를 품고 있어



 마치 내가 무언가를 시도하면 무조건 거절당하는 듯한 말도 안 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실패만 거듭된다는 생각, 비유하자면 추운 겨울날에 거리를 걸으면서 방향을 틀 때마다 매서운 맞바람이 나를 향해 부는 것 같은 생각을 많은 사람이 한  번쯤은 해보았을 것 같습니다. 그런 반복되는 실패(또는 실패라는 생각)는 사실 나뿐만이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이 겪을 것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인상 깊게 기억하지 않아서 그렇지 맞바람이 불다가도 나의 뒤편에서 바람이 불었던 적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거듭되는 거절의 와중에 그래도 나를 받아들이는 세상이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입니다. 어찌 보면, 대다수가 겪는 그런 좌절과 재기를 경험하지 못하여 깊이를 축적하지 못하고 일사천리의 길을 달려가는 사람보다는 더 멀리 갈 수도 있습니다.





생각 둘. 순리와 예외 


 뜻밖의 일들이 자주 우리에게 찾아옵니다. 예상이 빗나가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세상에는 순리보다 예외가 많다는 생각을 할 수가 있습니다. 관점을 바꾸어 보기로 합니다. 예상이 빗나가는 현상이 어쩌면 이 세상의 순리이고, 예상대로 들어맞는 경우가 오히려 예외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발생한 것은 나에게 예외적인 시련이 찾아온 것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일로써, 순리대로 세상의 원리가 작동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끔 ‘뜻밖에도’ 나의 기대가 들어맞는 예외적인 현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제 생각의 틀이 바뀝니다. 그동안 순리가 고집스럽게도 나에게 작용했다면, 이젠 나에게도 예외가 하나둘쯤 생길 것입니다. 생각했던 대로 좋은 일이 생길 것입니다.





생각 셋. 집착과 끈기


어김없는 저 빛을 보라 

실은 소망이 우리를 기다린다



 에이브러햄 링컨, 토머스 에디슨, 펄 벅, 그 외에 성취를 이룬 수많은 사람들….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수많은 실패와 시련을 겪어 본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성패(成敗)의 여신이 만약 있다면, 고집스럽게도 허락을 하지 않다가 사람의 끈질긴 도전에 두 손을 든 그녀로부터 당당히 성공을 부여받은 사람들일 것입니다. 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그렇게 지겹게도 여신이 시련을 안겨주어도, 잠시 주춤할지언정 도무지 나가떨어지지 않았던 사람들이었다는 것입니다. 토머스 에디슨은 백열전구를 발명하는데 천 번이 넘는 실패를 하고 나서야 드디어 성공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에이브러햄 링컨은 여러 가지 삶의 시련으로 인해 정실 질환에 걸리기까지 했고, 선거에 출마하여 수차례 낙선한 경험이 있습니다. 펄 벅의 <대지>는 노벨 문학상 수상작이지만 사실 10곳이 훌쩍 넘는 출판사에서 거절당한 이력이 있습니다. 수백 곳의 출판사로부터 거절을 당하고 나서 걸작을 남긴 작가들도 많이 있습니다.

 집착과 끈기는 구별하기 어려운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신념 없이 도전하는 것은 집착입니다. 신념으로 도전하는 것은 끈기입니다. 신념으로 도전하면 언젠가 성취할 수 있으나, 신념 없이 도전하면 기약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신념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만이 알 수 있습니다. 



물이 쌓여 깊지 않으면, 큰 배를 띄울 힘이 없다. 

- 장자 내편 ‘소요유’ 중에서 –





생각 넷. 외롭지도 못한 사람


안개 속을 헤매면 이상하다. 숲과 돌은 저마다 외로움에 잠기고

나무도 서로가 보이지 않는다. 모두 혼자다.

                                   - ‘안개 속에서’ 중에서 / 헤르만 헤세



 사람들과 정겹고 진솔한 교제를 맺고 돌아서는 날에도 가끔씩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어차피 사람은 혼자다.’


 내가 틀렸습니다. 사실 혼자조차도 아니니까요. 나라고 항상 내 곁에서 나와 함께 해주지는 않았습니다. 외롭다는 말이 나만이 내 곁을 지킨다는 의미라면, 사람은 외롭지도 못한 존재인가요. 그럴 바에야, 그 단어는 아예 지워버리겠습니다.


 그리고 나처럼 외롭지도 못한 사람들을 내일도 만나러 가겠습니다.





생각 다섯. 후회도 없이, 집착도 없이


인내를 포기하는 결단력,
결단을 보류하는 인내력,
이 두 가지를 제때 사용하는 사람은 승리할 것이고,
제때가 아닌데 사용하는 사람은 그렇지 못할 것입니다.


 후회하지도 말아야 하고 집착하지도 말아야 하는 그러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아쉬움은 두 가지 종류입니다. 좀 더 집념을 가지고 지속했었기를 바라는 아쉬움, 한편으로는 과감하게 떨쳐내어 더 많이 비우고, 그 자리에 다른 것을 채웠어야 했다는 아쉬움. 고개를 좌우로 돌려가며 지나온 십 년과 다가올 십 년을 번갈아 쳐다봅니다. 그리고 또다시 버릴 수도 취할 수도 없는 지독한 내 모습과 마주 섭니다. 또 십여 년의 세월이 흘러, 그 옛날 십 년 전의 고갯마루에서 또 그렇게 주저하던 내 모습을 안타까워할지도 모르고, 아니 어쩌면 반대로, 그때라도 크게 비우고 낯선 나를 용감하게 맞이하지 못한 것을 후회할지도 모릅니다.


 두 가지만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어느 시간엔가 까마득한 날이 되어 있을 지금을 되돌아볼 때, 후회는 없어야 하겠습니다. 또 그 무엇에도 집착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그 어려운 접점은 잘 안 보이긴 하지만 분명히 있고, 그것을 찾기 위해 지금 또다시 제2의 청춘의 밤을 하얗게 지새웁니다. 지금의 고민은 청춘의 그것보다 더 치열한 내 삶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천년을 살 것처럼 준비하고

하루만 살 것처럼 결행하라





생각 여섯. 절벽


 높은 산 정상에 있는 깎아지른 듯한 바위에 앉아 봅니다. 물론 위험하지 않게 충분히 여유를 두고 앉습니다. 그리고 눈을 감습니다. 분명 앞에 충분한 공간이 있지만, 불현듯 앉은 자리 앞이 바로 낭떠러지라고 생각해 봅니다. 그 순간부터 왠지 현기증이 일어나고, 몸의 중심이 조금씩 흐트러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삶의 두려움도 이와 비슷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국의 소아마비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고 말했습니다. 



           



생각 일곱서리

     

괜찮아 지금의 서리도

햇볕 아래 곧

이슬이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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