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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J Apr 26. 2022

공동체에 관하여

생각 하나. 먼 곳의 그들은 떠나온 곳의, 비켜 지나온 그들


눈앞에 가로선 이웃은 비켜 세우고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보듬으며 살겠노라

다짐하진 않았던가


곁을 스치는 고단한 이웃은 외면하면서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리라

다짐하진 않았던가


내 발치에 쓰러진 이웃은 일으키지 않고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안위를 위해

내 삶의 고단함을 기꺼이 감수하리라

다짐하진 않았던가



 먼 곳을 바라보다가 정작 가까운 곳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곳을 지나쳐 한참 동안 길을 걸었을 때, 그래서 가까웠던 곳이 먼 곳이 되었을 때 비로소 안타까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깨달았을 때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처지가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후회할지도 모릅니다. 

먼 곳에서 만나려고 했던 사람들이 실은 떠나온 곳에, 비켜 지나온 곳에 있던 그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결국은 만나지 못했습니다.




빈 나무에도

홀로 쉬는 새에게도

두루 찾아가는 저 햇볕처럼





생각 둘.  단체의 장단점 


 조직체가 개인보다 강할 수 있는 것은 단지 머릿수가 많거나, 업무분담이 가능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여러 사람이 모여 있는 가운데, 서로의 장점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좋은 영향은 일방적으로만 전달되지 않고, 양방향으로 전달됩니다. 말 그대로 상호작용입니다. 이렇게 각자의 좋은 점을 서로 닮아갈 수 있다면, 그 조직체는 엄청난 힘을 축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반대로, 조직체의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서로의 좋지 못한 모습에 스며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서로의 장점을 부각하기보다 단점만을 끄집어내고 그러면서도 어느새 자신도 그러한 단점을 따라 합니다.


 가정과 직장, 더 나아가서 사회와 국가, 우리의 단체는 어떤 모습인지 궁금합니다





생각 셋. 사회 속의 개인


 하루라도 면도하지 않으면 지저분하게 될 정도로 턱수염이 잘 자라는 남성들, 특히 머리숱이 많지 않은 남성들은 가끔 면도하면서 재밌는 생각을 해볼 것도 같습니다. 왜 굳이 없어도 되는 턱에는 털이 이렇게 잘 자라고, 빠지지 않기를 바라는 정수리에서는 그리 털이 잘 빠질까. 성가신 턱수염이 아닌 한 올이 아쉬운 정수리 털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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