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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계인총각 Jun 13. 2022

여름_1. 아빠와 아들의 시간

어학연수의 욕심을 버리자

'영어도 못하는 아이가 국제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막상 캠프에 등록하고 나니 걱정이 앞선다. 다시 구글링을 하니 그동안 스쳐 지나갔던 현지 어학원 정보들이 눈에 막 들어온다.

'1주일이라도 어린이 영어 과정에 보낼 걸 그랬나.'

태국 치앙마이 한달살기.

나름 열심히 알아보고 등록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대부분의 아쉬움은 '욕심' 때문에 생긴다. 아쉬움이 생길 때 '초심'으로 돌아가자.


미국/캐나다/호주 어학연수의 꿈이 사라지면서 대안으로 태국 한달살기를 계획했다. 목표가 '해외 어학연수'에서 '해외 문화체험'으로 바뀐 것이다.

필리핀, 베트남, 태국을 놓고 저울질하다 치안, 물가, 접근성, 코로나19 등을 고려해 태국으로 정했다.

마냥 놀 수만 없으니 영어캠프를 보내려고 했고, 이왕이면 안전하고 믿을 만한 국제학교가 좋을 것 같았다. 태국에서 방콕 다음으로 국제학교가 많은 치앙마이로 선택했다. 방콕, 파타야, 푸켓보다 유흥문화가 덜한 데다 도시답지 않은 느림의 미학에 끌렸다.

그렇게 두 달간 찾고 찾아 문의하고 최종 등록한 곳은 메리튼국제학교 'Play, Learn, Fun'과

트라이도스 커뮤니티(쁘렘국제학교) 'Sports Camp' 다.

메리튼은 3주 과정이지만 우리나라의 방학 일정과 맞지 않아 1주(주 5일) 과정만 등록했다.

트라이도스는 7월부터 8월까지 매주 다른 캠프가 1주일(주 7일) 과정으로 진행된다.

메리튼은 부모들이 기다릴 수 있는 대기장소(Parents waiting room)가 있다. 나처럼 걱정 많은 부모들이 꽤 있나 보다. 주 5일 아이와 함께 출근할 생각이다.

트라이도스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묵을 수 있는 레지던스가 학교 안에 있다. 3성급으로 소개돼 있지만 크게 기대하진 않는다.

특히 트라이도스는 치앙마이 시내(Downtown)에서 40여분 떨어져 있다.

이 한 주는 시내 관광을 포기해야 할 것 같다.


모든 캠프는 1주일 단위로 등록 및 계산된다.

메리튼은 7000바트(약 25만 원), 트라이도스는 14500바트(53만 5000원). 레지던스 비용은 10500바트(38만8000원) 별도다. 1주일 숙박 비용으로 잡은 예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메리튼에 다닐 때는 시내와 메리튼의 중간 지점인 공항 인근에 숙소를 잡을 예정이다. 3~4성급 호텔 조식 포함 가격이 1주일 35만 원 상당이다.

남은 2주일 중 1주일은 아내와 방콕에 만나 함께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나머지 1주일은 아이와 내가 둘이서 치앙마이를 즐기는 시간이다.

내 인생에 처음 찾아오는 '아빠와 아들의 시간'이다. 무엇을 할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

사실 나는 내 인생에서 '아빠와 아들의 시간'을 적어도 두 번은 가져보고자 계획하고 있다.

하나는 지금 준비 중인 육아휴직 기간에 아이와 둘이서 해외에서 살아보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아이가 인생의 고난을 만났을 때 산티아고 순례길을 함께 걷는 것이다.


'아빠와 아들의 시간'을 갖는 것이 목표다.

그렇다. 어학연수의 꿈도 원래는 영어공부가 아니라 해외살이가 먼저였다. 아이와 함께 외국에서 한 번 살아보는 것. 국제학교에 보내는 것도 영어공부가 아니라 문화체험 차원이었다. 1~2주 더 영어학원에 보낸다고 해서 캠프에 완전히 적응하는 것도 아니다. 사실 무엇을 할지는 치앙마이에서 생각해도 된다. 육아휴직을 하고 해외에서 아들과 함께 한달살기를 하는 것 자체가 기적 같은 일이다. 욕심을 버리고 감사히 기적 같은 시간을 맞이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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