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관련 지식과 정보를 모았습니다
"수술을 무사히 마쳤으니 이제 표적항암 치료 12번만 하면 됩니다. 다 왔어요."
"(뭐가 다 왔다는 건지?) 표적 항암 안 하면 안 되나요?"
"무슨 소리, 재발률을 낮추기 위해 꼭 해야 합니다."
세포독성 항암치료를 마치고 유방암 수술까지 힘들게 끝냈는데 방사선 치료와 표적항암 치료 12번을 더 해야 한다는 설명을 이렇게 들었습니다. 이미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몸무게는 겨우 40kg 정도로 연약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걸 안 해서 다시 재발한다면? 끔찍하죠. 생각하기도 싫었어요.
표적항암제는 세포독성 항암제에 비하면 아주 견디기 쉽다고 의사 선생님은 거듭 설명해 주었지만 이 또한 암을 죽이는 강한 독성이 있기 때문에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혹시 병원에서 돈 벌려고 표적항암제를 추천하는 건 아닌지, 안 해도 되는 것을 과잉치료하는 건 아닌지,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라 궁금했죠.
도대체 유방암 표적항암제란 뭘까요?
유방암 암세포에 존재하는 특정 표적 분자를 공격하여 암세포를 억제하는 약물입니다.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세포 독성 항암제와 달리 정상 세포에는 덜 영향을 주고 주로 암세포를 공격해 암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억제하는 항암제라고 하더군요.
의사들이 표적 치료제를 권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부작용이 적습니다. 정상 세포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두 번째는 효과적으로 암세포를 줄입니다. 표적 항암제 이름처럼 특정 표적 분자를 공격하여 암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억제할 수 있는 항암제입니다. 세 번째는 기존 항암제, 세포 독성 항암제와 병용하여 사용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논문들이 있습니다.
유방암 종류에 따라 표적항암제는 어떻게 다른지?
호르몬 수용체 표적 치료제 - 유방암세포의 호르몬 수용체인 에스트로겐 수용체와 프로게스트론 수용체와 결합하여 여성 호르몬의 작용을 차단하는 치료제입니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타목시펜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생리불순, 안면홍조, 골다공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저의 동갑내기 사촌은 부작용으로 골다공증이 생겨 치료를 받았다고 하더군요.
HER2 표적 항암제 - 유방암세포 표면에 과발현 되는 HER2 단백질을 표적으로 암세포의 성장을 늦추거나 억제하는 항암제입니다. 대표적인 약물로 허셉틴과 퍼제타 등이 있는데 저도 이 두 표적 항암제를 ㅏ수술 후 12회에 걸쳐 치료를 받았습니다. 수술 전에 세포 독성 항암제와 병행하여 6번을 투여했으니 정확히는 18번이 되겠군요.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오한, 발열, 부종, 심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저는 이 기간에 세포 독성 항암제보다는 덜하지만 손과 발이 붓는 부종으로 불편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드물게 심장에도 영향을 준다고 해 정기적으로 심장 초음파 검사도 치료의 일부로 진행됩니다.
지인 환우 중에 심장에 이상이 생겨, 잠시 치료를 멈추고 회복한 후 다시 진행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원래 심장이 안 좋거나 후천적으로 심장에 이상이 있을 수 있으니 심장 초음파를 주기적으로 하면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허셉틴과 퍼제타는 3주에 한 번씩, 12주를 하다 보니 무려 36주, 9개월 정도가 소요되었습니다. 이동안 구토도 없고 탈모도 멈추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죠.
삼중음성 표적 항암제는 아직까지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신 면역 항암제 치료를 하거나 항체-약물 복합체(ADC)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삼중음성 관련된 신약들이 개발되고 있으니 좋은 치료제가 나올 수 있도록 기대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무조건 표적 항암제를 사용해야 할까?
아닙니다. 표적 항암제가 있어도 유방암 종류와 진행 정도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표적 치료제를 사용하면서 심장 기능을 꼭 체크하면서 부작용이 있을 경우 멈추어야 합니다. 반드시 부작용을 모니터링하면서 치료를 지속해야 합니다.
표적 항암제는 단독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도 허셉틴과 퍼제타를 병행해 사용했지만 허셉틴 하나만 사용해도 된다는 설명을 주치의한테 들었습니다. 두 가지를 병행한 이유는 여러 의학 자료들을 찾아보고 함께 썼을 때 재발률을 낮출 확률이 높다고 해서 개인적으로 두 가지 병행하는 것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표적항암제를 사용해 치료를 받기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재발률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이 많이 줄었어요. 물론 저는 유방암에 대해서도, 각종 암과 건광 관련 책들과 자료들을 꾸준히 공부하며 식이요법과 운동도 병행하며 건강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암이 걸렸던 이유는 건강에 대해 너무 무지 했습니다. 특히 식이요법과 스트레스 관리에 말이죠. 지금은 몸에 좋은 것들을 잘 챙겨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스트레스는 빨리빨리 해소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나를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암을 통해 배워서 감사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