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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방사선 치료과정, 부작용과 대처방법은?

유방암 관련 지식과 정보를 모았습니다

by lemon LA

수술 후 한 달이 지나자 유방암 방사선 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수술 결과는 왼쪽 가슴과 겨드랑이림프절에 전이된 암세포도 다 없어졌을 정도로 매우 좋았지만 방사선 치료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담당의사는 거듭 강조했습니다.


"수술로 암이 생긴 부분과 그 주변을 도려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암세포가 완전히 제거된 것은 아닙니다. 암세포는 공기 중에 떠도는 미세먼지보다 더 작아서 안 보이거든요. 그래서 방사선 치료를 해야 안전합니다."


의사가 이 정도 이야기하면 거부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도 환자라면 누구나 저와 같은 마음이 들 거예요.


'방사선 치료를 꼭 해야 하나?'

'방사선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고 들었는데.'

'방사선 치료가 과연 안전할까?'


다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궁금증과 불안이 엄습했습니다. 아시죠. 의사 선생님은 길게 설명을 해주지 않습니다.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꼼꼼히 찾아보고 공부해야 결국 치료를 받으면서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고, 부작용도 대처할 수 있습니다.




방사선요법은 뭘까?

방사선 치료는 방사선을 이용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것으로 방사선 치료에 이용되는 방사선은 우리 몸을 투과하면서 전리 현상(ionization)을 일으키는데 이는 세포의 증식과 생존에 필수적인 물질인 핵산이나 세포막 등에 화학적인 변성을 초래하며 종양 세포를 죽이게 된다고 합니다.


정상 조직과 암 조직 모두가 방사선으로 인한 장애를 일으키는데, 정상 조직은 시간이 지나면 회복하지만 종양 조직은 회복이 불충분하므로 이를 이용하여 방사선치료를 하게 된다고 하는군요.


제가 다닌 병원에서는 방사선 치료를 주 5회(월-금) (토, 일요일, 공휴일은 제외) 시행했습니다. 보통 치료기간은 5-7주 정도 지속적인 치료를 시행하는데 이 기간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저는 총 16번에 걸쳐 방사선 치료를 받게 되었는데, 예전에 비하면 아주 많이 그 기간이 짧아졌다고 주치의가 설명해 주셨습니다.


방사선 치료를 받아 나가면서 유방암 주치의도 만나지만 방사선 쪽 주치의도 따로 스케줄을 잡아 주어 이 부분은 안심이 되었습니다. 부작용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해 주셨어요. 방사선 담당의사는 질병의 호전 상태, 치료 진행 상황, 부작용 등을 주로 상담해 줍니다.




방사선 치료절차는?

우선 방사선 치료가 시작되면 담당의사와 면담 이후 다음의 과정을 거쳐 치료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1) 1단계 : CT 모의 치료

치료 시작 전 방사선 치료계획을 세우기 위한 단계로 치료에 적절한 자세 유지를 위한 보조 용구를 사용하며 방사선 치료 중심 위치를 펜으로 피부에 표시합니다.


나중에 집에 와서 거울로 보니 십자형으로 위치를 펜으로 그려놨더군요. 방사선 치료를 하면서 중심 위치가 틀리지 않아야 정확한 치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방사선 치료가 끝날 때까지 절대 지워지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하셨습니다.


하나 아쉬운 건 여자 방사선사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남자 두 분 앞에서 상체를 벗고 누워있으려니 좀 민망한 기분이 들었는데, 어쩌겠어요. 환자이니 치료에 집중해야죠.



2) 2단계: 컴퓨터 치료 계획

사전에 얻은 여러 임상 정보(모의 치료, CT, MRI 등)를 이용하여 치료 계획을 세웁니다. 컴퓨터로 치료 부위와 인접 중요 장기들을 최대한 보호하는 최적의 방사선 체내선량분포를 얻도록 치료 방법을 설계하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3) 3단계 치료 계획확인 (모의 치료)

치료 대상부위와 치료 계획이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확정 치료 중심위치를 펜이나 문신으로 피부에 선과 점으로 표시합니다.


이때 중심 위치를 표시하는데 문신을 할 것인지, 펜으로 그릴 것인지 물어보는데 저는 펜을 선택했습니다. 점이긴 하지만 치료가 완전히 끝난 뒤에 그 점들이 몸에 남아있는 게 싫었거든요. 펜으로 그릴 경우, 점이 지워지지 않도록 점 위치에 테이프를 붙이면 방사선 치료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유지할 수 있습니다.



4) 4단계 방사선 치료

방사선 치료는 모의 치료 시와 동일한 자세를 취하여 준비된 치료 계획에 따라 시행합니다. 선형 가속기로 치료하게 되는데 이는 종양 치료에 이용되는 방사선을 발생시키는 장비로서 안전하고 정밀한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기 위하여 첨단 치료 장비를 컴퓨터로 제어 작동합니다.


이때 몸에 그린 선들과 치료 장비에서 나오는 레이저 같은 선들을 일치시키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피부로 느껴지는 고통이나 통증은 전혀 없습니다. 시간도 5~10분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습니다.



5) 5단계 방사선 치료 확인

첫 치료 시 계획한 대로 방사선 치료가 시행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치료 중 치료 확인 영상을 얻습니다. 치료 계획과 치료 확인 영상이 맞지 않는 경우 치료 계획 확인을 다시 하기도 한다고 하는데 저의 경우는 그대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렇게 16번, 반복적으로 방사선 치료가 지속되었습니다. 무사히 끝났을까요?




방사선 치료 시 생길 수 있는 부작용과 대처법

일반적으로 유방암 치료를 위한 방사선 치료의 합병증과 부작용은 경미하다고 주치의는 이야기하지만 환우들에게 물어보면 좀 다릅니다. 부작용으로 화상을 입는 경우도 있고, 피부 변화는 물론이거니와 신경이나 근육에 염증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평소 건강한 체질이었다면 부작용이 덜 할 수도 있지만, 피부 알레르기가 있거나 다른 병들도 있었다면 부작용의 범위와 깊이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① 피부색과 감촉 변화
가장 먼저 느껴지는 부작용은 바로 피부 트러블. 방사선 치료를 시작한 2주 정도 지나고 나면 치료를 한 부위가 붉어지면서 피부의 변화가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방사선을 조사받은 피부가 화상을 입는 것처럼 붉어지거나 벗겨지고 물집이 생길 수도 있고 검게 착색되는 형태를 보이기도 하는데 저는 후자에 가까웠습니다. 검게 변하면서 거북이 등가죽처럼 조금씩 딱딱하게 변해가더군요.


통증을 느끼는 환자도 있는데 이럴 때는 절대 문지르거나 긁지 말고 의사와 상담을 해야 합니다. 화상을 예방하려면 바디로션을 미리 바르고 오는 게 좋다고 간호사가 조언도 해 주어서 매번 그렇게 준비를 했죠.


치료 중에는 느슨한 옷, 흡수를 도와주는 면소재의 옷을 입고, 꽉 조이는 브래지어는 하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또한 마찰이나 기타 자극(햇빛에 노출, 기계적이나 열자극, 화학물질에의 노출, 향수, 파우더, 알코올)에 노출되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개인적으로 조심했던 것은, 말랑한 황톳길을 제외한 거칠고 딱딱한 땅에서 하는 맨발 걷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몸의 면역력도 약해져 있고 상처가 나면 염증의 우려도 있어 꾸준히 해오던 산 길에서 걷던 맨발 걷기를 잠시 쉬었습니다.


방사선 치료 중 생긴 부작용은 대체적으로 치료가 끝나면 호전된다고 하는데 시간이 꽤 오래 걸립니다. 피부가 두껍고 딱딱한 느낌은 수개월 가량 지속되고 수술 부위 주변의 회복은 특히 더디거든요.




② 몰려오는 피로감

방사선 치료를 시작하자마자 상당한 피로감이 느껴집니다. 치료 시간은 겨우 5~10분인데 장거리 마라톤을 뛴 것처럼 졸리고 몸이 처지죠. 이때는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치료가 끝나고 운전을 직접 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특별히 약골이라 시작하자마자 피로감이 가장 큰 부작용으로 느껴졌어요. 이처럼 피곤함 등을 느낄 때는 활동을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비타민C를 많이 챙겨 먹었습니다.



③ 식욕부진

식욕부진이나 음식 맛이 잘 안 느껴진다고 하는 환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증상은 방사선 치료 개시 후 흔히 느끼는 일반적인 증상으로 대부분 증상이 미약하여 특별한 치료 없이 방사선 치료를 하지 않아도 회복된다고 합니다. 원인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런 증상은 방사선 치료 종료 후 1-2주 내에 대개 소실된다고 합니다.



④ 방사선 식도염

식도 부위가 방사선이 조사되는 환자에서는 대략 방사선 치료 시작 2주 후부터 음식을 삼킬 때 목에서 걸리는 느낌이나 통증이 오기도 한다고 합니다. 저는 다행히 이런 부작용은 없었지만 지인 중 한 명이 이런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증상은 경미하며 방사선 치료 종료 약 2주 후에는 증상이 없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⑤ 기타 부작용

또 유방에 방사선을 조사하면 폐에도 영향을 미쳐 마른기침, 미열등이 나타나는 방사선 폐렴이 생길 수 있으나 드문 일이며 시간이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또한 겨드랑이 림프절 절제와 함께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팔운동에 지장이 초래되거나 림프부종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합니다.



16회에 방사선 치료가 끝나고 피부색은 검게 변하고 피로감이 몰려왔지만 생각한 것만큼은 큰 부작용 없이 무사히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석 달 정도 지나 대상포진이 발생해 얼마나 고생을 했던지 지금도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그 정도로 몸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무리를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고, 영양섭취를 골고루 해 빠르게 회복하도록 전심을 다해 노력해야 합니다.




참고자료-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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