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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치료가 끝난 후 추적 관리는 어떻게 할까요?

유방암 관련 지식과 정보를 모았습니다.

by lemon LA


수술 전 6번의 세포독성 항암제를 투여하고 유방암 수술 후, 방사선 16번, 표적항암 12번을 마치는 데까지 무려 1년이라는 시간이 꼬박 걸렸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 내 몸 안에 암세포는 없어졌다고 했지만 부작용은 없는지, 재발은 하지 않는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이제 저와 헤어질 시간이 왔어요. 저와 헤어지는 것은 좋은 일이죠. 다시는 만나지 않도록 해요."

혈액종양내과 선생님이 빙긋 웃으시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 병실 앞에 줄 서서 기다리는 것도 이제는 끝났다고 생각하니 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좋은 영양제도 아니고 독약(항암제)을 정맥주사로 맞기 위해 1년 동안 이 진료실 앞에 대기하며 지냈던 생각을 하면 끔찍합니다.

'정말 다시는,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도록 살 거야.'라는 굳은 결심을 했습니다.



이렇게 유방암에 대한 거의 모든 치료가 끝났는데 지속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할까요?

이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 NCCN(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가이드라인을 살펴보았습니다. 미국 NCCN는 암의 진단과 치료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지침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 유방암 수술과 항암화학요법 및 방사선치료를 마친 경우 다음과 같은 추적관찰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의사는 환자의 병력 청취 및 신체 검진을 첫 5년간은 4~6개월마다 한 번 한다.

5년이 지난 후에는 매년 한 번씩 시행한다.

매년 유방촬영을 시행한다.

타목시펜을 복용하는 여성의 경우, 자궁절제술을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매년 자궁검사를 한다.

페마라, 아리미덱스, 아로마신 등의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거나 항암화학요법 후 폐경이 된 여성의 경우에는 치료 시작 시 골밀도를 검사하고 이후 매년 골밀도 검사를 한다. (저는 이 약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매년 골밀도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타목시펜이나 아로마타제 억제제 등의 호르몬치료를 받는 환자는 약 복용을 철저히 하도록 한다.

규칙적으로 전신운동을 하는 생활습관을 갖고 표준체중(신체질량지수 20~25)을 유지토록 한다.


보시는 것처럼 유방암 추적관리는 유방암 수술 후 재발이나 전이 여부를 확인하고 환자의 건강상태를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추적관리는 앞서 설명드렸듯이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보통 일반적으로는 유방 촬영, 유방 초음파, 뼈스캔, 피검사, CT, MRI 등 주치의와의 상담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저는 이 모든 것을 3개월에 한 번, 6개월에 한 번, 1년에 한 번 진행하고 있습니다.



추적관리 검사, 얼마나 자주 해야 할까요?

저는 현재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스케줄로 추적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피검사/종양 표지 검사: 3-6개월마다

흉부 x-ray: 6개월마다

유방촬영, 유방 초음파: 6개월-1년마다

뼈검사, 간 초음파: 1년마다

CT, MRI 검사: 1년마다

자가검진: 매월 1회



추적관리를 하면 좋은 점이 있을까요?

막상 모든 치료가 끝나도 불안한 마음이 다 가시지는 않습니다. 암환자라면 저와 같은 심정일 거예요. 재발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고, 잘 관리하고 있는지도 궁금하고, 혹시나 하는 걱정들이 몰려들기 시작하죠. 이런 점들을 생각했을 때 추적관리는 정신적인 위안감을 줍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이점들이 있죠.


합병증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유방암 치료를 받을 때는 모르지만 수술과 방사선치료까지 끝나고 스멀스멀 부작용과 합병증이 발생하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방사선과 주치의 선생님도 1년에 한 번씩 스케줄을 잡아 부작용과 합병증이 없는지 추적관리를 해주고 있는데 이게 꽤 안심이 됩니다. 추적관리 중 자신의 상태를 잘 살펴, 부작용이나 합병증은 없는지 꼼꼼히 메모해서 주치의를 만날 때 물어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메모를 해두지 않으면 뭘 물어봐야 하는지 막막하고 까먹기 일쑤거든요.


정신적 건강관리도 필요합니다. 죽음 앞에서 사투를 벌이다 간신히 이겨냈는데 치료가 다 끝나고 나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꽤 있습니다. 저도 1년 동안의 치료가 끝나고 나서 기쁨도 잠시, 돌아보니 내 인생이 폐허가 된 것처럼 허무하고 슬프고 우울했습니다. 가족들과 여행을 다니면서 극복을 했지만 정신관리를 통해 삶의 위로와 격려가 많이 필요한 때입니다.


암 재발에 대한 심리적 불암감이 현저하게 줄어듭니다. 암 관련 서적들을 읽어보면 암환자들은 일반사람들보다 암이 다시 걸릴 확률이 높다고 나옵니다. 그 말은 즉 재발의 위험성이 현저히 높다는 것을 의미하겠죠. 따라서 규칙적인 추적관리를 통해 재발도 방지하지만 막연한 심리적 불안감도 해소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이렇게 유방암 수술 후 추적관리는 재발방지에도 도움이 되지만 가장 크게 심리적 불안과 두려움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도 유방암 환우, 다른 암환우들과 교제를 하며 정보도 교환하고 서로 위로와 격려를 주며 지내는데 이게 상당히 정신적 안정을 줍니다. 암을 겪지 않은 사람은 충분히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많거든요.


어쩌면 유방암 관련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절실하게 정보도 필요하고 위로도 필요하거든요. 현재 유방암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면, 가족 중에 그런 분이 있다면 부디 용기를 내서 끝까지 잘 투병하시기를 응원합니다.




미국 NCCN(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https://www.nccn.org/home


국가암정보센터 https://www.cancer.go.kr/lay1/bbs/S1T811C676/E/22/view.do?mode=view&article_seq=22315&cpage=&rows=&condition=&keyword=&rn=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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