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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재 Nov 09. 2022

모닝콜을 가장 좋아하는 음악으로 바꿨다

완벽한 알람의 조건


시끄러운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깰 때면 매번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는다. 알람 소리가 작으면 제시간에 못 일어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크고 시끄러운 소리로 알람을 설정해놓은 탓이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전 '큰 알람 소리는 심장에 충격을 준다'는 뉴스 기사를 봤다. 그 충격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던 터라 단번에 수긍이 됐다.


더는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싶지 않았다. 당장 알람 소리를 바꾸기로 했다.



음악의 효과


음악은 우리의 기분을 가장 빠르게 바꿔주는 수단이다. 우울하고 무거운 분위기의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울적해지고,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금세 나아진다.


런 효과는 단순한 느이 아니다. 음악이 주는 효과는 의학계에서도 저명한 사실이며, 실제 심리치료와 재활치료에도 음악이 사용되고 있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도파민이 분비된다. 도파민은 쾌락, 욕망, 동기부여, 감정, 운동 조절 등 우리 몸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주고, 우울감 방지, 스트레스 조절뿐 아니라 혈압 조절과 각종 통증 감소에도 효과가 있다.


어떤 장르의 음악인지는 상관없다. 그저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음악을 틀기만 해도 '행복 호르몬'이 분비되는 것이다.



완벽한 알람의 조건


연구에 따르면, 보통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시끄러운 알람 소리보다 멜로디가 있는 음악이 잠을 깨우는 데에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호주 RMIT 대학교 연구진 도출해낸 '완벽한 알람 소리'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쉽게 따라 부르거나 흥얼거릴 수 있는 멜로디가 있는 음악

약 500Hz 또는 C5 키(3옥타브 도)의 음역대

분당 100~120 bpm으로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느리지 않은 음악


적당한 속도와 음역대를 가진 좋아하는 음악으로 기상 알람을 설정해두면 행복 호르몬이 분비될 뿐만 아니라, 실제 기상에도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이다.


대체 왜 이런 중요한 사실은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걸까.



David Bowie - Heroes


세상의 모든 곡 중에 평생 딱 한곡만 들을 수 있다면 어떤 곡을 택하겠는가? 난 고민할 것도 없이 데이비드 보위의 <Heroes>다.


히어로즈를 들으면 세상에 해내지 못할 일이 없을 것 같은 '무한한 자유'를 느꼈다. 하루를 시작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기분이 있을까?


내게 가장 많은 도파민을 주는 음악으로 알람을 설정하기로 했다. 도 112 bpm으로 '완벽한 알람 소리'의 조건에 부합했다. 알람을 설정한 뒤 볼륨 내 몸에 맞게 조절했다. 심장이 놀랄 정도로 크지도 않고 귀가 못 들을 정도로 작지도 않.



보위와 함께 시작하는 하루


보위의 노래로 잠에서 깬지도 벌써 백일이 훌쩍 지났다. 이 음악이 겨워지면 다른 곡으로 바꿀 심산으로 후보를 몇 곡 골라놓았는데, 이놈의 히어로즈는 도무지 질리지가 않는다.


가끔은 부러 람 종료 버튼을 누르지 않고 음악을 끝까지 듣는다. 잠결에 미소를 짓기도 하고 흥얼거리한다. 낮보다 밤을, 깨어있는 것보다 꿈꾸는 걸 좋아했던 내가 이렇게 기분 좋게 기상하게 될 줄이야.


나도 모르 알람을 끄고 다시 자버리는 경우는 오히려 시끄러운 알람 소리로 설정해놓았던 때가 더 많았다. 잠이 완전히 깨기도 전에  듣기 싫은 소리를 빨리 꺼버리는 것에만 급급했기 때문이다. 알람 소리를 좋아하는 음악으로 바꾼 후론 그 소리를 즐기며 서서히 잠에서 깬다.


이제 알람 소리가 날 억지로 깨우는 게 아니라, 어디선가 들려오는 아름다운 소리에 이끌려 눈을 뜨는 느낌이다. 심장도 아주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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