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조도(宿鳥圖,17세기 경)
조선 중기 문인 서화가 창강(滄江) 조속의 <숙조도(宿鳥圖,17세기 경)>. 구부러진 가지가 멋스럽게 뻗은 나무 위에 새 한 마리가 고개를 숙인 채 잠들어있다. 그 잠이 깊은 잠은 되지는 않겠지만, 앉은 나뭇가지를 꽉 잡은 자그마한 몸 쪽으로 폭 숙인 고개에 자그마한 곡선으로 그려진 새의 감은 눈이 더없이 고요하게 느껴진다. 나무는 이파리 없는 매화나무, 군데군데 꽃망울은 있지만 아직 피어나지 않은 것을 보니 이제 봄에 들어서려는 때의, 그러나 그 싸늘한 냉기가 여백을 채우는 듯하다. 좀 더 따뜻한 봄이 와야 할 것 같다. 추위 속 옹송그린 새는 아마도 우리나라 텃새인 참새로 보인다. 저 잠깐의 잠에서 깨어나면, 아직은 추위로 찾아내기 어려운 먹이를 찾아다녀야겠지. 그러나 그림 속에서나마 편안한 휴식이 되기를.
창강(滄江) 조속은 조선 중기 문인서화가로, 인조반정에 참여한 율곡학파의 사대부이다. 반정의 성공으로 공신이 되었으나 그 대우를 사양하고 전국 명승지를 유람하며 시와 그림으로 생을 보냈다고 한다. 아들 매창(梅窓) 조지운 역시 아버지의 화풍을 이어받아 선비의 정신과 기풍을 담은 묵매(墨梅)와 수묵화조를 잘 그렸다고 한다. 아버지의 영향이 짙게 나타났기 때문에 이 작품도 아들 조지운의 작품으로 소개되기도 한다. 이 작품에는 낙관이나 화제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 추측될 수도 있다.
*이 작품은 개인 소장으로 알려져 있다. 정보와 이미지는 네이버 검색을 참고하고 내려받았다.
*다음 작품은 조속의 아들인 조지운의 <매상숙조도(梅上宿鳥圖, 17세기 경)>이다. 이 작품은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