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뼈 아래의 미스터리: 건강염려증

의학용어 건강염려증(hypochondriasis)의 유래와 어원

흔히 건강염려증이라고 불리는 질환아닌 질환이 있어요. 너무 건강에 대한 염려가 심한 나머지 여기저기가 다 아픈 것 같이 느껴지는 그런 상항입니다. 흔히들 '너무 걱정하면 없던 병도 생긴다'라고 표현하는데, 이 사람들에게는 절대 하면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이미 너무 걱정하느라 아픈데, 이렇게 걱정하면 또 병이 생긴다니 얼마나 불안이 심해지겠어요.....

오늘의 어원 탐구주제는 건강염려증(hypochodriasis)입니다, 이 병의 특징을 아주 잘 표현한 의학용어에요.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갈비뼈아래 어떤 증상이란 뜻인데요, 이 단어의 어원을 찾아가다 보면 왜 이렇게 불리게되었는지, 그리고 관련 단어들까지 주루륵 기억에 남을거에요.


건강염려증(hypochondriasis)
건강염려증환자(hypochondriac)
질병불안장애(Illness Anxiety Disorder)

우리의 주인공들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우선 "hypo"는 그리스어 "ὑπό"에서 유래했으며, "아래" 또는 "미만"을 뜻합니다. 의학 용어에서는 주로 어떤 상태나 조건이 정상보다 낮거나 부족함을 나타내죠. "chondri"는 그리스어 "χόνδρος"에서 왔는데, "연골"을 의미합니다. 의학에서 뼈나 관절과 관련된 조건을 설명할 때 자주 사용되는 접두사입니다. 글루코사민 콘드로이친의 콘드로 역시 연골을 의미합니다. hypo-chondri는 그저 '갈비뼈 연골 아래'라는 뜻이죠. 의사가 "어디가 아프세요?"라고 물었을 때, 환자들이 "음... 여기요. 갈비뼈 아래인데... 위인지 비장인지 잘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했던 그 부위 말입니다. 뒤의 접미사 sis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의사들은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일부 환자들은 이 부위에 실제 문제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통증을 호소했던 거죠. "갈비뼈 아래인데, 위장인지, 엽구리 쪽인지, 비장인지, 췌장인지 당췌 잘 모르겠어요!" 라며 말이죠. 이렇게 해서 'hypochondriasis'는 점점 '아무 데도 아프지 않은데 아프다고 믿는 증상'을 가리키는 말이 되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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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뼈 아래에서 시작된 이 작은 오해가 어느새 전신으로 퍼져나간 셈이죠. 현대에 이르러 'hypochondriasis'는 '건강염려증'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갈비뼈 아래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온 몸 구석구석을 걱정하는 증상을 말하게 된 것입니다. "hypochondriac"은 건강염려증 환자, "내 몸 어딘가에 큰 병이 숨어있을 거야!"라고 믿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명사입니다. 정신의하계의 정식명칭은 불안장애의 일종으로 질병불안장애(Illness Anxiety Disorder)입니다.


이렇게 보면 우리 언어는 마치 살아있는 생물 같습니다. 갈비뼈 아래에서 시작된 작은 단어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자라나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된 것이니까요. 어쩌면 우리의 모든 걱정도 그저 오래된 그리스어의 말장난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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