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 1화] 배운 게 도둑질, 다시 쇼핑몰로?

부업러들이 시장을 흔든다 : 도매상 사진 복붙 & 최저가 경쟁의 끝장판

by 혀니버터맘

애초에 글쓰기를 다시 시작한 이유도 부업으로 쇼핑몰을 해보기 위해서였다. 예전 여성의류 쇼핑몰을 10년 넘게 운영했고, 월매출 억대도 찍어본 나였기에, 다시 한 번쯤은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 하지 않나.

'혀니버터맘'이라는 이름도 그때 지었고, 블로그도 만들고, 아이랑 커플룩 사진도 찍어봤다. 나는 시작은 누구보다 잘 하는 사람이니까. 그런데 결국, ‘판매 시작’ 버튼은 누르지 못했다.

왜? 여성의류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아동복 시장은 특히 애엄마들이 ‘부업’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쉽게 뛰어드는 사람들로 이미 포화 상태였고, 무조건 싸게 팔기에 급급했다. 물론 나도 흔한 부업러 중 하나이긴 했지만...


쇼핑몰 현실 101: 이윤은 ‘정가’에서 나온다

의류 쇼핑몰에선 도매가의 최소 1.6배는 받아야 유지된다. 도매가 1만 원짜리 옷을 자사몰에서 팔아도 카드 수수료, 부가세, 사입비, 인건비 등을 빼면 남는 건 고작 몇천 원. 매출 100만 원 찍어도 실제로는 10만 원 남기도 힘들다. 그러니 업계에서는 보통 ‘1.8배 이상’을 권장하고, 자체제작이라면 2배 이상 받아야 한다는 게 암묵적 룰이었다. (지금은 모르겠다)



아동복 부업의 현실은 달랐다.

그러나, ‘경력단절 여성들의 부업’으로 아동복 쇼핑몰은 지나치게 가볍게 진입되고 있다. 과거엔 ‘고미’라고 해서 사이즈별로 한 벌씩 묶음으로 사입해야 했지만 온라인 기반 도매상이 많아져 낱장 사입도 가능해졌다. 게다가 도매상들이 사진까지 찍어준다. 그 사진을 복붙해서 도매가에 1.3배도 안 되는 가격으로 올리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한 장이라도 팔기 위해 “내 인건비는 없어도 된다”는 마인드가 성행한다.

이게 시장을 얼마나 왜곡시키는지, 이 업을 오래 해본 사람은 안다.


차별화 전략? 맘커플룩!

나는 마케터이기도 하다. 가격 경쟁을 못하면, 컨셉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걸 안다. 그래서 차별화 전략으로 아동복이 아닌 맘커플룩을 선택했다. 여성복과 아동복을 함께 코디해 차별화된 감성으로 보여주려 했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아이와 함께 촬영하는 건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고, 남편은 사진을 심각하게 못 찍었다. 내가 봐도 “이걸 누가 사겠어...” 싶은 퀄리티였다.


결국 나를 멈추게 한 결정적 사건

도매 거래를 오래 하다 보니, 지인들에게 이것저것 저렴하게 사다 주는 일이 종종 있었다. 쇼핑몰을 준비하던 중, 친구가 쇼핑몰 링크를 보내주며 같은 상품을 구할 수 있냐고 부탁했다. 그 친구에게 시중가보다 조금 저렴하게 가능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도매가 + 사입 대행비 + 사입 배송비 + 택배비까지 더하니 도저히 남는 게 없었다. 애초에 남기려고 한 것도 아니지만, 이윤을 더하지 않고도 친구가 보내준 인터넷사이트 링크보다 비쌌다.

그 순간 확신했다. “이건 나랑 안 맞는 장사다.”



남들이 쉽게 한다고 해서, 나도 쉽게 되는 게 아니다

나는 원칙주의자다. 도매상 룰도 지키고, 세금도 낼 거 다 내고 싶다. 내 손으로 직접 촬영하고, 컨셉도 내가 잡고, 진심을 담아 팔고 싶다. 정석대로 하고 싶은 마음. 그게 오히려 이 시장에선 너무 비효율적인 방식이었다.

아무나 시작할 수 있지만, 아무나 오래할 수는 없다. 나는 그걸 너무 잘 아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나는 쇼핑몰을 접었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내 방식대로 부딪혔고, 또 한 번 확실히 알게 되었으니까. ‘부업’이라는 이름 아래, 다들 쉽게 뛰어들지만 그 안에서 버티고 수익을 내는 건 정말 어렵다.

온라인으로 물건을 파는 일은 평생 다시 하지 않을 것이다.


✍ 다음 이야기 예고

다음은 ‘정말 이건 아니었다’ 싶은 문서작성 재택 부업 이야기다. 하루 종일 앉아서 2만 원 벌어본 이야기, 궁금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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