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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르딕 다이어리 Feb 16. 2023

겨울의 블루 미모사



요즘 매일 아침 하는 일, 잠시나마 앉아 시간을 들여 글을적어나가기 시작한다. 한 글자 두 글자 툭툭 생각을 내려놓듯 글을 쓰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낀다.

덴마크에서의 새로운 일들과 다가올 서울에서의 작업들을 준비하며 한켠 마음이 설레면서 묵직하다. 

마침 볼일도 있고 맑은 공기도 마시고 싶어 시내로 나갈 준비를 한다.


이번주 내내 덴마크 휴일로 시내 곳곳엔 사람들로 가득하다. 잠깐 커피를 마시고싶어 들어간 카페들마다 삼삼오오 모여서 둥지를 트고 나올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목적없이 길을따라 걷다 집으로 가는 역인 Nørreport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역 근처에 다다르면 마주치게되는 큰 마켓  Torvehallerne. 

이전에 녹색광장이있던 자리에 들어서 이 마켓엔 싱싱한 제철 과일들과 마트에서 만나기 힘든 독특한 허브, 채소들 그리고 형형 색색의 꽃들이 줄을지어 있다. 마켓은 열린광장과 두개의 홀로 나누어 지는데 홀 내부엔 생선, 치즈류부터 베이커리, 커피, 와인까지 다양한 식료품들로 채워져 있다. 우리나라식 시장처럼 편안한 분위기나 가격흥정이 가능하진 않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마켓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가격 또한 시장이라고 부르기엔 높은 가격대이지만 하나하나 품질 좋은 음식들로 구성되어 있다. 










 

오랜만에 발렌타인 기념으로 집에 둘 꽃을 찾아보러 광장에 한가운데 있는 꽃가게를 둘러본다. 들어가는 길에 놓인 키가 어린아이만한 커다란 꽃들과 나무들. 움트지 않은 작은 봉오리가 맺힌 겨울가지들과 그 옆으로 놓인 붉은 빛의 장미들이 가게앞을 장식하고 있다. 집에 둘 꽃으로 어떤 꽃이 예쁠까 천천히 보다 가장 마음에 든 블라 미모사를 골라본다. 봉오리가 작지만 연한 노랑빛으로 알알이 달린 모습이 섬세하고 아름다워 마음에 든다. 한다발을 골라 계산대로 가자 친절한 아가씨가 나무색의 종이에 꽃을 둘둘 말아 품에 안겨준다. 



돌아오는 지하철 안엔 건장한 이들 품 안에 작은 꽃다발을 안겨있다. 마음이 전달되서일까 설레이고 행복한 기분이 전해진다. 집으로 들어서 유리병에 미모사를 꽂아두고 주방으로 들어간다. 쌉쌀한 다크초콜릿을 녹여 초콜릿케이크를 만들고 얼그레이 티를 만들며 집으로 돌아오는이를 기다린다. 노오란 해바라기와 함께 돌아온 반가운 얼굴, 집안 곳곳에 은은한 베르가못 향이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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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 NORDIC DIARY '

https://www.youtube.com/Nordic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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