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닮은 것 옆에 머물지 말라 - <지상의 양식>

책속 글귀로 고전 맛보기 - 세계문학전집157번.

by 이태연
















언뜻 산만해 보이는 이 작품은 사실 매우 치밀한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품이란 구성이다"라고 주장해 온 앙드레 지드는, 흩어져 있는 메모들을 세심하게 짜 맞추는 작업을 통해 형이상학적 깊이를 부여해냅니다. 낯선 형식 때문에 출간 당시 성공하지 못했던 이 작품에 대해, 알베르 까뮈는 "이 책이 감동시킬 대중을 발견하는 데 이십 년이 걸렸다."라고 언급합니다.



<< 앙드레 지드의 시선 >> - 작가는 아프리카 여행을 통해 모든 구속에서 벗어나, 모든 감각을 통해 자연과 생명을 맞아들이는 것이 삶의 길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사상적 자서전을 쓰게 됩니다.


* 나는 문학이 견딜 수 없을 만큼 인공적 기교와 고리타분한 냄새로 찌들어 있던 시기에 이 책을 썼다. 당시 나는 문학이 다시금 대지에 닿아 그저 순박하게 맨발로 흙을 밟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여겼다. (···)다 읽은 뒤에는 이 책을 던져 버려라. 그리고 나를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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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아길 길들이 확실치 않아서 우리는 일생동안 괴로워했다. 그대에게 뭐라고 말해야 좋을까? 생각해 보면 선택이란 어떤 것이든 무서운 것이다. 의무를 인도해 주지 않는 자유란 무서운 것이다.


* '중요한 것'은 그대의 시선 속에 있을 뿐 바라보이는 사물 속에 있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 사람은 오직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고 자신할 수 있다. 이해한다는 것은 곧 스스로 행할 수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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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은 일부러 쳐다보는 것이 아니다. (···)신을 기다린다는 것은, 그대가 이미 신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함을 뜻한다. 신을 행복과 구별하여 생각하지 말고 그대의 온 행복을 순간 속에서 찾아라.


* 저녁을 바라볼 때는 마치 하루가 거기서 죽어가듯이 바라보라. 그리고 아침을 바라볼 때는 마치 만물이 거기서 태어나듯이 바라보라. 그대의 눈에 비치는 것이 순간마다 새롭기를. 현자란 모든 것에 경탄하는 자이다.


* 그대의 머리가 피로한 것은 모두 그대의 잡다한 재산 때문이다. 그대는 자신이 그 '모든 것들 중' 어느 것을 더 좋아하는지조차 모른다. 그리하여 그대는 삶만이 유일한 재산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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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의 기쁨들을 미리부터 준비하지 말라. (···)모든 행복은 우연히 마주치는 것이어서 그대가 길을 가다가 만나는 거지처럼 순간마다 그대 앞에 나타난다는 것을 어찌하여 깨닫지 못했단 말인가.


* 그대를 닮은 것 옆에 머물지 말라. 결코 '머물지 말라' (···)주위가 그대와 흡사하게 되면, 또는 그대가 주위를 닮게 되면 거기에는 이미 그대에게 이로울 만한 것이 없다. 그곳을 떠나야만 한다. '너의' 가족, '너의' 방, '너의' 과거보다 더 너에게 위험한 것은 없다.


* 우리는 아름다운 미래를 기다리며 찬란한 청춘을 소모하였다. (···)우리에게 생은 야성적인 것. 돌연한 맛. (···)나는 항상 새로운 순간 속에서만 즉시 살 뿐이라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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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자신의 자세를 찾아라. 너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 하지 말라. 너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도 말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 말하지 말고 - 글로 쓸 수 있었을 것이라면 글로 쓰지 말라. 너 자신의 내면 이외의 그 어느 곳에도 있지 않은 것이라고 느껴지는 것에만 집착하고, (···)결코 다른 것으로 대치할 수 없는 존재로 창조하라.


* 더 이상 기다리지 말 것! (···)이젠 내 차례다. 저 광선이 내게 손짓한다. 나의 욕망이 가장 확실한 길잡이이니 나는 오늘 아침 모든 것을 다 사랑한다.


* 인생이란 사람들이 동의하는 것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다. 지혜는 이성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 속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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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나는 나의 과거로 인하여 온통 구속을 받고 있다. 오늘 어느 행동 하나도 어제의 나에 의하여 결정되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의 돌연하고 덧없고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존재인 나는 손아귀에서 빠져나가 버리고······. 아! 나 자신에게서 빠져나갈 수만 있다면! 나 자신에 대한 존중으로 인하여 내가 묶여 있는 이 구속의 저 너머로 도약하고만 싶다.


* 자기 긍정을 모색하는 모든 것은 스스로를 부정한다. 자기를 버리는 모든 것은 자기를 긍정한다.


* 스스로 행복해질 수 없는 자는 남의 행복을 위하여 그 어떤 일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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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을 떠나려는 순간 그들은 생각할 것이다. 우리가 했어야 마땅한 모든 것, 그러나 우리가 하지 못한 모든 것! 체면 걱정 때문에, 기회를 기다리다가, 게을러서, 그리고 "제길! 시간이 좀먹나" 하는 생각만 줄곧 하고 있다가,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매일 매일, 두 번 이상 잡을 수 없을 매 순간을 놓쳐버렸기 때문에. 결심, 노력, 포옹을 뒤로 미루었기 때문에······. 지나가는 시간은 지나가 버리고 만다.


* 다람쥐는 구렁이가 기어오르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거북이와 고슴도치가 꿈틀대면 산토끼는 달아나 버린다. 그대는 인간들에게서도 이런 다양한 모습들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니 그대와 다른 것을 나무라지 말라.


* 나는 인간을 축소시키는 모든 것을 미워한다. 즉 인간을 지혜롭지 못하게 만들고 자신을 잃게 하거나 민첩하지 못하게 만드는 모든 것을 미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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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 자신 속에서 그를 발견해 내도록 하라.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다짐할 줄 알아야 한다. "오로지 나 자신에 달린 일이다."라고.


* 전진하라. 과거의 그 어떤 사랑에도 매이지 말라. 미래를 향하여 몸을 던져라. 더 이상 시를 꿈의 영토 속으로 옮겨놓지 말라. 현실 속에서 시를 읽어내어라. 시가 아직 현실 속에 있지 않거든 그 속에 시를 심으라.


* 삶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항상 굳게 믿어라. (···)삶에서 거의 대부분의 고통은 신의 책임이 아니라 인간들의 책임이라는 사실을 그대가 깨닫기 시작하는 날부터 그대는 그 고통들의 편을 더 이상 들지 않게 될 것이다.



















<페이지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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