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 글귀로 고전 맛보기 - 세계문학전집354
톨스토이는 수많은 역사 자료들과, 호메르스, 루소, 스탕달, 푸시킨 등 많은 작가들에게서 받은 영향을 「전쟁과 평화」에 담아냅니다. 이 작품은 서사적인 웅장함과 생동감을 갖춘 소설이라는 호평과 함께, 장르가 불분명하고, 러시아어 작품에 프랑스어를 많이 사용했으며, 군사적이고 귀족적인 취향'이라는 비판도 받게 됩니다. 다음은 톨스토이의 말입니다. "예술가의 목표는 사람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수많은 양상들을 펼쳐내는 삶 그 자체를 사랑할 줄 알게 하는 것입니다."
<< 작가의 시선 >> - 엘렌의 부정을 의심한 피에르는 돌로호프에게 결투를 청하고, 재산만 준다면 헤어져주겠다는 엘렌의 말에 격분합니다. 프리메이슨에 입회한 피에르는 자신의 재산을 아낌없이 사용하지만, 그 실체를 알자 다시 방탕한 생활로 되돌아갑니다. 전쟁터에서 행방불명되었던 안드레이 공작은 무사히 집으로 오게 되지만, 암울한 삶을 이어가다 피에르와 만난 후 다시 일에 몰두하게 됩니다. 그러나 나타샤와 약혼을 힌 흐, 결혼을 일 년 뒤로 미루고 떠나버립니다. 안드레이 공작을 기다리던 나타샤는 비열한 유부남 아나톨과 사랑에 빠져 파혼 편지를 보냅니다.
* 피에르는 지난 스물네 시간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아내의 부정에 대한 의문이 완전히 의심할 여지 없는 사실로 결론지어진 것을 깨달았다. 그는 아내를 증오했다. 그와 그녀의 인연은 영원히 끊어졌다.
* 피에르는 연민과 후회가 깃든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힘없이 두 팔과 두 다리를 벌린 채 넓은 가슴을 쫙 펴고 돌로호프 앞에 서서 슬프게 그를 바라보았다. (···)피에르는 머리를 움켜쥐고 뒤로 돌아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소리 내어 중얼거리며 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을 걸어 숲으로 향했다. "어리석었어······ 어리석었어! 죽음······ 거짓······." 그는 얼굴을 찌푸린 채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 '내가 정부를 죽였어. 그래, 아내의 정부를 죽인 거야. (···)아나톨은 돈을 빌리러 그녀에게 찾아와 그녀의 맨 어깨에 입을 맞추곤 했지. 그녀는 그에게 돈을 주지 않았지만 입맞춤은 허락했어. (···)내가 임신의 기미를 느끼지 않았냐고 물었지. 그녀는 경멸하듯 깔깔거리며 자기는 아이를 갖고 싶어 할 만큼 바보가 아니라고, 나에게서 자기 자식들을 얻지는 않을 거라고 말했어. (···)그래, 난 그녀를 사랑한 적이 없어.' 피에르는 혼잣말을 했다. '난 그녀가 타락한 여자라는 걸 알아.' 그는 속으로 똑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 "당신이 원한다면 헤어지죠. 단, 당신이 나에게 재산을 준다면 말이에요." 엘렌이 말했다. "헤어지자고요? 그런 걸로 위협하다니!" 피에르는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비틀거리며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죽여 버리겠어!"
* 피에르는 페테르부르크로 떠났다. (···)무엇이 나쁜 것일까? 무엇이 좋은 것일까? 무엇을 사랑하고 무엇을 증오해야 할까?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까? 어떤 힘이 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일까? 그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이 전혀 아닌 비논리적인 한 가지 대답 외에는 어떤 질문에 대해서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 대답이란 이런 것이었다.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난다. 죽으면 모든 것을 알게 되든가, 질문을 멈추게 될 것이다.' 그러나 죽는 것 역시 무서웠다.
* 프리메이슨 지부에 가입한 다음 날 피에르는 집에 틀어박힌 채 책을 읽으며 사각형의 의미를 열심히 연구하고 있었다. 사각형의 첫 번째 변은 하느님을, 두 번째 변은 정신적인 것을, 세 번째 변은 육체적인 것을, 네 번째 변은 그 혼합을 나타냈다. 이따금 그는 책과 사각형을 밀어 두고 상상속에서 새로운 인생 계획을 짜 보기도 했다.
* "난 그렇게 타인들을 위해 살다가 거의도 아니고 완전히 내 삶을 망치고 말았어. 그리고 나 자신만을 위해 살게 된 이후 비로소 평온을 느끼기 시작했지." (···)안드레이 공작이 말했다.
* "그런 것으로는 날 설득하지 못해. 날 설득하는 것은 바로 삶과 죽음이야. 자네에게 소중한 존재, 자네와 결합된 존재를 보면 난 설득될 거야." (···)안드레이 공작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기쁨에 겨워 발갛게 달아오른, 그러나 우월한 친구 앞에서 늘 조심스러워하는 피에르의 얼굴을 부드럽게 빛나는 눈길로 바라보았다.
* 피에르와의 만남은 안드레이 공작에게 하나의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겉으로는 여전히 똑같아 보일지라도 그 사건과 더불어 그의 내면세계에서는 새로운 삶이 시작되고 있었다. (···)안드레이 공작은 군법 제정 위원회의 위원이 되었고, (···)당시 편찬 중이던 민법의 1부를 맡아 나폴레옹 법전과 유스티니아누스 법전을 참조하며 인권 항목 편찬을 위해 일했다.
* 피에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페테르부르크 프리메이슨의 중심인물이 되었다. (···)그는 교단이 페테르부르크에 세운 빈민원을 거의 혼자서 자신의 재산으로 유지해 나갔다. (···)그러나 일과 유흥에 빠져 멍하니 한 해를 보내고 난 후 피에르는 프리메이슨의 토대 위에 더 굳건히 서려고 애쓸수록 자신이 딛고 선 그 토대가 발아래로 점점 더 꺼져 가는 것을 느꼈다.
* 피에르는 자신의 활동에 불만을 느끼기 시작했다. 프리메이슨, 적어도 그가 이곳에서 알게 된 프리메이슨은 때때로 외형에만 토대를 둔 것처럼 보였다. 그는 프리메이슨 자체를 의심해 볼 생각은 하지 않았고, 러시아의 프리메이슨이 그릇된 길로 나아가면서 그 기원으로부터 벗어난 게 아닐까 의심을 품었다. 그래서 그해 말 피에르는 교단의 최고 신비를 확인하기 위해 외국으로 떠났다.
* 피에르는 안드레이 공작과 나타샤의 혼담 이후 어떤 뚜렷한 이유도 없이 문득 예전의 생활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느꼈다. (···)안드레이 공작과 나타샤의 약혼 이후, 그리고 거의 같은 시기에 소식을 받은 이어소피 알렉세예비치의 죽음 이후 그가 그 예전의 삶에서 느끼던 모든 매력은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남은 것은 생활의 뼈대뿐이었다.
* 요즘 어느 고위층 인물의 총애를 누리는 눈부신 아내가 있는 집, 페테르부르크 전체와의 친분, 따분한 격식에 얽매인 근무, 불현듯 피에르의 눈에 예전의 생활이 예기치 못할 정도로 추악하게 비쳤다. 그는 일기 쓰기를 중단하고, 교단의 모임을 피하고, 다시 클럽에 출입하고, 다시 폭음을 하고, 다시 독신자 친구들과 가까이 지내고, 엘레나 바실리예브나 백작 부인이 엄하게 책망할 필요가 있다고 생활할 만한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 피에르는 (···)타락한 인류와 자기 자신을 개조하여 완성의 최고 수준으로 이끌 가능성을 보았고 또 그것을 열렬히 바라지 않았던가? 그는 학교와 병원을 세우고 농민을 해방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그 모든 것 대신에 이제 (···)그는 자신이 다름아닌 모스크바의 퇴직 시종, 즉 칠 년 전의 자신이 그토록 경멸하던 부류라는 생각과 오래도록 화해할 수 없었다
* '세상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그는 하루에도 몇 번씩 주저주저하며 스스로에게 이렇듯 물었고, 자기도 모르게 삶의 현상들이 지닌 의미를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 이따금 피에르는 자신이 들은 이야기를 떠올렸다. 적의 포화가 쏟아지는 전쟁터에서 엄폐호 안에 있는 병사들은 할 일이 없을 때 위험을 좀 더 수월하게 견디기 위해서 열심히 소일거리를 찾는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피에르에게는 모든 사람들이 삶으로부터 도피하려는 그런 병사들처럼 보였다. (···)'그저 할 수 있는 한 그것으로부터 달아나기만 하면 돼!' 피에르는 생각했다.
*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아니톨일까, 아니면 안드레이 공작일까? 이 풀리지 않는 문제가 그녀를 괴롭혔다. 그녀는 안드레이 공작을 사랑했다. 자신이 그를 얼마나 열렬히 사랑했는지 또렷하게 기억했다. 그러나 아나톨도 사랑했다. (···)'두 사람 가운데 어느 한 명이 없어도 난 행복해질 수 없어.' 그녀는 생각했다. (···)'안드레이 공작을 사랑하는 이 행복을 과연 내가 영원히 손에서 놓을 수 있을까?'
* "난 그를 100년 동안 사랑해 온 것 같아. 그 사람을 만나기 전에는 아무도 사랑한 적이 없는 것 같아. 그래, 난 누구도 그 사람만큼 사랑한 적이 없었어. (···)그를 보자마자 깨달았어. 그는 나의 지배자고 난 그의 노예라는 것을, 내가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말이야. 그래, 노예야! 그가 나에게 어떤 명령을 내리든 난 그것을 할 거야.' (···)나타샤는 행복과 두려움이 뒤섞인 얼굴로 말했다.
<< 프리메이슨 바즈제예프의 말 >> - 피에르에게 프리메이슨에 입회하는 계기를 마련해줍니다.
* 하느님은 이성이 아니라 삶을 통해 인식되네.
* 최고의 지혜는 한 가지뿐이지. 최고의 지혜는 하나의 학문만을 갖는다네. 만물에 대한 학문, 온 우주와 그 속에서 인간이 차지한 위치를 해명하는 학문 말일세. 이 학문을 우리 안에 받아들이려면 자신의 속사람을 깨끗이 하고 새롭게 하지 않으면 안 돼. 그러니까 알기에 앞서 믿음을 가지고 스스로를 완성할 필요가 있어.
<페이지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