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신을 위해 사는 거야 - <부활2>

책속 글귀로 고전 맛보기 - 세계문학전집 90번.

by 이태연


<< 드미트리 이바노비치 네흘류도프의 시선 >> - 카츄샤의 석방을 위해 많은 일들을 처리해 나가면서, 죄가 없음에도 억울하게 갇힌 사람들과 궁핍한 생활을 하는 농민들의 고통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들 위에 군림하는 상류층의 천박함에 대해 비판의식을 갖게 되죠. 이런 과정을 거치며 네흘류도프는 점차 성숙한 인간으로 새롭게 변화해갑니다.



* 네흘류도프는… (중략) 의식적으로 비교하고 있었다. 두 사람 다 술 때문에 살인자가 됐다. 격분한 순간에 사람을 죽인 그 농부는 아내와 가족과 친척들과 헤어져 두 발에 족쇄를 차고 머리카락을 깎인 채 유형을 떠난다. 한편 이 장교는 영창의 좋은 방에 구금되어 좋은 식사를 하고 좋은 술을 마시고 책을 읽다가 오늘내일 석방되어 그저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 될 뿐 예전처럼 살아갈 것이다.


* 악한 행동은 반복되지 않을 수 있다. 그에 대해 회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악한 생각은 모든 악한 행동을 낳는다. 악한 행동은 다른 악한 행동을 위한 길을 닦는다. 악한 생각은 그 길을 따라 걷잡을 수 없이 사람을 끌고 간다.


* 모든 것이 분명했다. 중요하고 좋다고 생각되던 그 모든 것이 보잘것 없거나 추악하다는 점, 그 모든 광채와 그 모든 호화로움이 모두에게 익숙한 오래된 범죄들, 처벌받지 않을뿐더러 인간이 궁리해 낼 수 있는 모든 매력으로 위풍당당하게 꾸민 범죄들을 덮어 버린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풍요 속의 빈곤 <School of Visual Arts. New York. 서하연 >



* 어딘가 먼 곳에서 어떤 인간들이 다른 인간들을 괴롭히며 온갖 종류의 타락과 비인간적인 모욕과 고통에 몰아넣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과, 어떤 인간들이 다른 인간들 때문에 타락하고 고통받는 모습을 석 달 동안 끊임없이 목격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네흘류도프는 이를 실감했다.


* "잘생긴 사내아이군요." 네흘류도프가 엎드려 자는 통통한 아기를 살펴보며 말했다. (중략) 네흘류도프는 쇠사슬, 삭발한 머리, 구타, 타락, 죽어가는 크릴초프, 카츄샤와 그녀의 모든 과거를 떠올렸다. 그러자 질투심이 일었다. 이 순간 우아하고 순수해 보이는 행복을 그 역시 갖고 싶었다.


* "용서하세요." 그녀는 들릴락 말락 나직히 말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중략) 네흘류도프는 그녀가 결심을 굳힌 이유에 대한 두 가지 가정 중 두 번째가 맞았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그를 사랑했고, 자기와 얽히면 그의 인생이 망가지니 시몬손과 함께 떠나 그를 자유롭게 해 줘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 자신이 바라던 대로 하게 되어 기쁘면서도 동시에 그와 헤어지게 되어 괴로운 것이다.




풍요 속의 빈곤 < School of Visual Arts. New York. 서하연 >



<< 드미트리 이바노비치 네흘류도프의 말 >>


* 나는 왜 살아 있을까? 카츄샤는 무엇을 위해 존재했을까? 그리고 나의 광기는? 그 전쟁은 무엇을 위해 벌어졌을까? 그리고 그 이후 이어진 나의 모든 방종한 생활은? 그 모든 것을 이해하는 것, 주인이 행하는 모든 일을 이해하는 것. 그것은 나의 권한이 아니야. 하지만 내 양심에 기록된 그분의 의지를 행하는 것, 그것은 나의 권한이지. 난 그것을 분명히 알아.


* 내가 갑자기 이 모든 것을 생각해 놓고 그렇게 살지 못하면 어쩌지? 바르게 행동한 것을 후회하게 되면 어쩌지?


* 난 그녀가 아니라 나 자신을 바로잡고 싶은 거야.


* 사랑 없이 사람을 대해서는 안 되지. 조심성 없이 꿀벌을 대하면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야. 꿀벌의 성질이 그래. 만약 조심성 없이 꿀벌을 대하면 꿀벌도, 그것을 다루는 사람도 해를 입겠지. 사람한테도 똑같아.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없어. 인간들 사이에 오가는 사랑이 인간 생활의 근본적인 법이기 때문이지. 사실 일은 억지로 해도 사랑은 억지로 할 수 없어. 그렇다고 해서 사랑 없이 인간을 대해도 되는 것은 아니야.


*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한 가지뿐입니다. 난 자유롭지 않고 그녀는 자유롭다는 점이죠.




풍요 속의 빈곤 < School of Visual Arts. New York. 서하연 >



<< 카체리나 미하일로바 마슬로바의 시선 >> - 애칭 카츄샤입니다. 네흘류도프 덕분에 무죄를 확정받게 됩니다. 그러나 그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음에도 감옥에서 만난 정치범 시몬손과 함께 떠나게 됩니다.



* 그녀는 오늘 그에게 한 번 더 말해 줄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쉬웠다. 당신이라는 인간을 잘 안다고, 당신에게 굴복하지 않을 거라고, 예전에 날 육체적으로 이용했듯이 이제는 영적으로 이용하려는 당신을 가만히 두고 보지 않겠다고, 당신이 날 자신의 관대함을 과시하기 위한 대상으로 삼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고 말했어야 했다. (중략) 그녀는 …자신의 망가진 인생을 생각하며 오래도록 흐느꼈다.


* 마슬로바(카츄샤)는 두 번째 면회에서 말했듯이 자신은 그를 용서하지 않았을뿐더러 증오한다고 줄곧 생각했으며 스스로를 계속 그렇게 설득해 왔다. 하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다시 그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자기도 모르게 그가 바라는 것이라면 뭐든지 하고 있었다. 술과 담배를 끊고, 교태를 버리고, 병원에 잡부로 들어갔다. 그녀가 그 모든 것을 한 것은 그가 그러기를 바란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 왜 당신이 이곳에 살면서 괴로움을 겪어야 하나요? 당신은 이미 충분히 고생했어요. 우리에겐…… 우리에겐 아무것도 필요 없어요. 당신은 절 위해 이미 너무나 많은 것을 해 주셨어요. (중략) 이것저것 따져 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우리의 계산서는 하느님께서 결산해 주실 거예요.




풍요 속의 빈곤 < School of Visual Arts. New York. 서하연 >



<< 노인의 말 >> - 누더기 옷을 입고 일자리를 찾아다니기도 하고 구걸도 하며 살아갑니다. 종교를 믿지 않고 자기 자신만을 믿는 사람이죠. 네흘류도프가 돈을 주자 빵만 받겠다며 돈을 되돌려줍니다.



* 자기를 안 믿고 남을 믿으니까 온갖 종교가 있지. 나도 예전엔 남을 믿고 타이가에 들어간 것처럼 방황하기도 했수다. 너무 헤매서 빠져나올 거라고는 기대도 하지 않았지. (중략) 어느 종교든 자기네만 찬양한다오. 그래서 다들 눈을 못 뜬 짐승 새끼처럼 이렇게 사방으로 기어 다니지. 종교는 많지만 영혼은 하나요. 당신 안에도, 내 안에도, 그리고 저 사람 안에도 있어. 그러니까 저마다 자기 영혼을 믿으라는 거야. 그럼 모두가 결합될 수 있어. 저마다 자신을 믿으면 모두 하나가 될 수 있다고.


* 나에겐 이름도, 거처도, 조국도 없어. 아무것도 없다고. 난 그냥 나일뿐이라오. 이름이 뭐냐고? 인간이지.


* 자기 일이나 하고 다른 사람들은 내버려 둬. 누구나 자신을 위해 사는 거야. 누구를 벌하고 누구를 용서할지는 하느님이나 아시지, 우리는 몰라. 자신이 스스로의 책임자가 되면 그때는 책임자들이 필요 없어.












< 페이지 생략 >< 작품-화려한 백화점에 난생처음 와보게 된 과테말라 원주민들의 모습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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