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그림자가 걷는 것 - <맥베스>

책속 글귀로 고전 맛보기 - 세계문학전집 99번.

by 이태연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가장 마지막으로 완성된 작품입니다. 주인공 맥베스는 선과 악, 양심과 야심의 대립으로 갈등합니다. 악의 유혹에 저항하던 선한 마음의 주인공이 욕망 때문에 서서히 타락하다가 결국 파멸에 이르고 맙니다. 이에 우리는 지극히 인간적인 그에게 애틋함마저 느끼게 됩니다.


<< 맥베스의 말 >> - 스코틀랜드의 덩컨왕이 총애하는 장군입니다. 왕이 될 것이라는 마녀들의 예언과 권력에 대한 야망, 아내의 회유에 빠져 왕을 살해하게 됩니다. 살인을 저지른 후 양심의 가책 때문에 유령을 보며 광기에 물들어 괴로워합니다. 그러나 죄책감을 억누르려 또다른 악행을 더해가면서, 양심은 힘을 잃어가고 최면에 걸린 듯 악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죠. 맥더프의 칼에 목이 잘리기 직전까지도 인생의 허무와 무의미에 고통스러워합니다.


* 이렇게 더럽고 고운 날은 본 적이 없구려.

* 눈앞의 공포보다 끔찍한 상상이 더 무서운 법이다. 살인은 아직도 환상에 지나지 않건만 그 생각이 내 온몸을 거세게 뒤흔들어 심신의 기능이 억측으로 마비되니 없음밖에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구나.


* 날이 암만 험악해도 세월은 흐른다.


* 말이란 행위의 열기를 식히는 냉기일 뿐.


* 내 생각에 외치는 것 같았소. '못 자리라! 맥베스는 잠을 죽여버렸다.' 고. --- 순진한 잠, 엉클어진 근심의 실타래를 푸는 잠, 하루 삶의 멈춤이고 노고를 씻음이며 다친 마음 진정제, 대자연의 주된 요리, 이 삶의 향연에서 주식이고. ---




인생이란 그림자가 걷는 것 -맥베스-




* 내 손에서 이 피를 씻어낼 수 있을까? 아냐, 내 손이 오히려 광대무변 온 바다를 핏빛으로 물들여 푸른 물을 다 붉게 하리라.


* 이 사건 한 시간 전에만 죽었어도 난 축복받았을 것이오. 지금 이 순간부터 삶에서 중요한 건 전혀 없을 테니까. 만사가 하찮고 명예와 미덕은 죽었소. 삶의 즙은 다 빠지고 남아 있는 자랑거린 찌꺼기들뿐이오.


* 과인이 공포 속에 식사하고 이 무시무시한 악몽의 고통 속에 밤마다 떠느니, 차라리 우주는 해체되고 천지는 무너져라. 마음의 고문으로 안절부절 얼빠진 채 누워 있는 것보다 마음 편해 보자고 침묵시킨 죽은 자와 동거함이 더 낫겠소.


* 피는 피를 부를 거요. (중략) 난 지금 피 속으로 너무 깊이 들어가 더 아니 나아가도 돌아감은 건넘만큼 힘겨울 것이오.


* 쏜살같은 목표는 행동이 없으면 절대 잡지 못하는 법. 바로 이 순간부터 마음에 떠오르는 것들은 곧바로 손으로 갈 것이다.


* 내일과 또 내일과 그리고 또 내일은 이렇게 옹졸한 걸음으로 하루, 하루. 기록된 시간의 최후까지 기어가고. 우리 모든 지난날은 바보들의 죽음 향한 길을 밝혀주었다. 꺼져라, 짧은 촛불! 인생이란 그림자가 걷는 것. 배우처럼 무대에서 한동안 활개치고 안달하다 사라져버리는 것. 백치가 지껄이는 이야기와 같은 건데 소음, 광기 가득하나 의미는 전혀 없다.




인생이란 그림자가 걷는 것 -맥베스-




<< 맥베스 부인의 말 >> - 야심만만한 여자로 남편인 맥베스를 꼬드겨 덩컨왕을 살해하도록 만듭니다. 그러나 몽유병에 걸려 잠을 자지 못하고 손만 계속 씻어대는 행동을 하다 결국 미쳐서 죽게 됩니다.



* 당신은 위대해지고 싶고 야심도 없지는 않지만 그에 따른 사악함이 없어요.


* 당신의 얼굴은 책과 같아 낯선 걸 읽을 수 있어요. 세상을 속이려면 세상처럼 보이세요. 눈과 손과 혀로써 환영을 표하세요. 순진한 꽃 같지만 그 밑의 뱀이 되는 겁니다.


* 욕망만큼 행동력과 용맹심을 같이 가진 사람이 되는 게 두려워요? (중략) "하고 싶어." 그 말에 "감히 못해." 대꾸하며 스스로 비겁자로 살 거예요?


* 의지가 약하기는! 그 단검 이리 줘요. 자는 사람 죽은 사람 그림 같을 뿐인데. 그림 속의 악마는 애들의 눈에나 무섭지요.




인생이란 그림자가 걷는 것 -맥베스-



<< 맬컴의 말 >> - 덩컨왕의 아들입니다. 충실한 맥더프의 도움과 잉글랜드의 군사 지원, 맥베스의 잔혹한 통치에 불만을 품었던 귀족들의 호응으로 스코틀랜드 왕의 자리를 되찾게 됩니다.



* 살기 어린 이 화살은 날아가는 중이니 표적물이 안 되는 게 최고로 안전하다. 그러니 말에 올라 작별 인사 한답시고 까다롭게 굴지 말고 살짝 빠져나가자. 자비심이 없을 때는 몰래하는 도망도 정당성이 있단다.


* 난 믿는 건 통탄하고 아는 건 믿겠으며, 시정할 수 있는 건 때가 무르익으면 그리할 것이오.


* 가장 빛난 천사가 타락해도 천사는 빛나고 더러운 것 모두가 미덕의 탈을 써도 참미덕은 그대로죠.


* 기운을 차리시오. 아침이 오지 않는 밤만이 긴 법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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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장의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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