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 글귀로 고전 맛보기 - 세계문학전집 127번.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스케일이 가장 큰 작품입니다. 다양한 인물들이 다층적인 관계를 맺어가고, 극의 배경 또한 여러 영지를 오갑니다. 정점에 올랐던 한 인간의 몰락 과정을 그려낸 이 작품에 대해, A.C. 브래들리는 "만일 우리가 한 작품만 빼고 그의 모든 희곡을 잃게 될 운명이라면 그를 가장 잘 알고 아끼는 사람들 대다수가 <리어 왕>을 간직하고자 할 것이다." 라고 말합니다.
<< 리어왕의 말 >> - 브리튼의 왕입니다. 부와 명예보다 혈육의 정과 안락한 노후를 중요시합니다. 거짓 대답을 한 두 딸에게 유산을 주고 진실한 막내 딸을 내쫓아버립니다. 그러나 두 딸들이 재산을 받고 돌변해버리고 막내 딸의 진실한 사랑을 알아차리지 못한 자신의 어리석음을 후회하다 미쳐버립니다. 그리고 권력 투쟁의 희생양이 되어 광야를 헤매다 비통한 죽음을 맞게 됩니다.
* 누가 짐을 이를테면 가장 사랑하는지, 그래서 효성과 자격 갖춰 요구하는 딸에게 최고상을 내릴 수 있도록.
* 때늦은 후회의 슬픔이여!
* 인간이 이것밖에 안 된단 말이냐? (중략)··· 넌 물(物) 그 자체이고, 문명을 떨쳐버린 인간은 바로 너처럼 불쌍한 알몸의 두발짐승에 지나지 않아. 벗자 벗어. 빌린 것들을!
* 난 대단히 어리석고 멍청한 노인이오. 한 시간도 안 빼놓고 팔십이 넘었소.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온전한 정신이 아닐까 두렵소.
* 이젠 영영 가버렸어. 코딜리아, 코딜리아, 잠시만 머물러라. (중략) ···왜 개나 말이나 쥐는 살아 있는데 넌 숨조차 못 쉬느냐? 넌 다시 못 돌아와. 절대로, 절대로···.
<< 코딜리아의 말 >> - 리어왕의 셋째 딸로 효녀입니다. 거짓을 고하는 두 언니와 달리 아버지에게 정직하게 말했다가 추방당해, 그녀를 사모하던 프랑스 왕과 결혼하게 됩니다. 훗날 광야에서 비참하게 죽어가는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프랑스 군대를 이끌고 영국으로 옵니다. 그러나 패배해서감옥에 갇히게 되고, 에드먼드의 계략으로 암살당하고 맙니다.
* 사랑으로 침묵하라.
* 내 사랑은 분명히 내 입보다 더 무거울 테니까.
* 언니들이 아버님만 사랑한다 말할 거면 남편들은 왜 있지요? (중략) ···전 분명코 언니들처럼 아버님만 사랑하는 결혼은 절대로 않겠어요.
* 어린데도, 전하, 진실하옵니다.
* 시간은 숨어 있는 흉계를 드러내고 감춰진 잘못을 창피 주며 비웃지요.
* 들판의 높은 풀밭 샅샅이 뒤져보고 짐 앞으로 모셔 오라. 인간의 자식으로 그분의 감각 손실 복구할 수 있다면 도와주는 사람에겐 내 재산을 다 주리라. 이 땅에 숨어 있는 신비로운 효능 가진 모든 비밀 약재는 내 눈물로 솟아나라.
<< 켄트의 말 >> - 충신으로 백작입니다. 리어 왕에게 직언을 하다가 추방당하지만, 광대로 변장해 주변에 머물며 왕을 보필합니다. 현명함과 품성을 모두 갖춘 캐릭터입니다
* 주상이 우둔할 땐 직언이 명예로운 법이오. 보위를 지키고 최대한 숙고하여 끔찍하게 경솔한 이 행동을 멈추시오. 막내딸의 사랑은 가장 적지 아니하며 조용한 목소리로 공허한 말 않는다고 인정 없진 않습니다.
* 그분 혼을 괴롭히지 마시오. 가시도록. 이 험한 세상의 형틀에 더 묶어두려 하면 미워하실 겁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버티신 게 놀랍지요. 당신의 허울만 살아 계셨었는데.
<< 글로스터의 말 >> - 충신으로 백작입니다. 효자인 에드거를 사악한 자식인 에드먼드 때문에 오해해서 내쫓게 됩니다. 몰락한 리어왕을 도왔다는 이유로 눈을 잃고 맹인이 되지만, 정체를 숨긴 에드거의 보필로 목숨을 건지게 됩니다. 그러나 에드먼드의 진실을 알고 충격으로 급사하고 맙니다.
* 없다고? 그럼 뭣 때문에 그걸 그렇게도 황급히 주머니에 집어넣었느냐? 없음의 본질은 그 자체를 숨길 필요가 없는 법.
* 갈 길이 없으니 눈은 필요 없다네. 보았을 땐 넘어졌어. 자주 눈에 띄지만 우리는 있으면 자만하고, 순전한 결핍도 쓸모가 있는 법. 오 내 아들 에드거, 현혹된 이 아비의 분노의 희생물, 살아생전 너를 만져볼 수만 있다면 난 눈을 되찾았다 말하리.
* 오, 위대한 신들이여, 저는 이 세상을 포기하고 당신들 앞에서 침착하게 큰 고난을 떨치려고 합니다.
* 지금부턴 견딜 거요. 고난이 '됐다 됐어.' 외치고 스스로 사라질 때까지.
<< 바보의 말 >> - 리어 왕을 지극히 사랑합니다. 코딜리아를 지칭한다는 비평가의 주장도 있네요. 코딜리아의 시체를 안고 리어 왕은 "불쌍한 내 바보가 죽었다"고 말합니다.
* 있다고 다 보여주지 말고, 안다고 다 말하지 말고, 가졌다고 다 빌려주지 말고, 걷느니 말 타고 다니고, 들었다고 다 믿지 말고, 단판에 승부를 걸지 말고···.
* 그들은 내가 진실을 말하면 채찍을 맞히겠다고 하고, (중략) ··· 침묵한다고도 채찍을 맞아.
* 넝마 걸친 아비는 자식들이 눈 돌리나, 주머니 찬 아비는 자식들이 친절하지.
* 이득을 챙기려고 봉사하고 겉만 보고 따르는 자, 비 오기 시작하면 짐 싸들고 폭풍 속에 널 버려도 난 기다려. 이 바보는 남는다고.
* 자기 머리를 넣어둘 집이 있는 자는 훌륭한 머리통을 가졌지.
<< 에드거의 말 >> - 글로스터 백작의 아들입니다. 사려 깊고 효심이 강합니다. 이복동생 에드먼드의 음모로 추방당해, 톰이라는 가명을 쓰며 미치광이로 위장해 살아갑니다. 훗날 에드먼드와의 결투에서 이기지만, 그가 안식속에서 사망할 수 있도록 배려해줍니다.
* 혼자서 아플 때는 느긋한 것, 복된 모습 포기했단 사실이 가장 마음 아프지만, 비통함이 짝을 얻고 인내심이 친구 두면 마음은 큰 고통을 진정으로 건너뛴다.
* 인간은 가는 것도 온 것처럼 견뎌야만 합니다. 다 때가 있지요.
* 이 슬픈 시국의 무게를 감당해야 합니다. 해야 할 말은 두고 느끼는 걸 말하시오. 최고의 노인이 최고로 견디셨소. 젊은 우린 그만큼 보지도 살지도 절대 못할 것입니다.
<페이지 생략> <주인장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