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도 재발을 해서. 2, 년, 째.
브런치에다 글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사실 작년에 우울증을 앓을 때 나를 치유하는 방법 중 하나로 글을 쓰려고 노력을 했다.
사실 우울증이라는 게 뇌에서 작용하는 활동이다 보니 우울증을 앓는 동안은 인지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에너지가 없어지기 때문에 글을 쓰는 게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나를 어떻게든 살리겠다고 주말이 되면 부지런히 맛있는 걸 먹고, 술을 마시고, 블로그 체험단을 다녔었다.
그때는 선생님께서도 진단을 내리셨듯이 경도 우울증이어서 일상생활도 어느 정도 가능했고 나를 쉬게 한다는 이유로 어째 더 나를 불태우며 우울증과 불편한 동거를 지속했었다.
그렇게 작년의 브런치 서랍을 열어보니 쓰다 만 글이 두 어개 놓인 것을 확인했다.
완결된 글을 쓸 수 없다는 것.
우울증을 떠나서 삶에서도 맺음을 만드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발버둥을 친 덕분인지 1월에 단약에 성공하고 괜찮은 2023년을 보낼 줄 알았다.
작년에 앓았던 우울증이 호되고 매서운 맛이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우울증은 정확하게 1년 만에 다시 찾아와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더 치열하고 매섭게.
그리고
절망적으로.
처음 발병한 우울증이 가랑비처럼 젖어들었다면
올해의 우울증은 집채만 한 파도처럼 나를 삼켜버렸다.
심지어 건강에도 영향을 주면서 처음으로 나는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는 제대로 된 우울증을 앓게 되었다.
올해는 제대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우울증에 대해서 검색을 했던 나였는데, 고통은 나누면 절반이 된다는 생각으로 글을 남겨보기로 했다.
누군가도 나처럼 살기 위해서 우울증 완치나 우울증에 대해 검색을 하고 있을 테니까.
아직 완치 판정을 받지 않아서 현재진행형의 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일단은 써 보자.
써 내려가보자.
내 모든 에너지를 쥐어짜면서,
한 글자
한 글자
찍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