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리의 굿파트너

강대리의 조력자

by 양지드림

도훈은 어느 날 점심시간, 구내식당에서 김치찌개를 먹다가 박주임에게서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다.

“도훈 씨, 강대리랑 조과장님이 진짜 친한 거 알아요?”
“아… 그래요? 전 그냥, 부서에 오래 같이 있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에요. 둘은 회사 얘기보다 투자 얘기를 더 많이 해요. 조과장님이 강대리한테 영향을 많이 줬대요.”

도훈의 젓가락이 허공에서 멈췄다.
‘투자 얘기? 그럼 강대리가 집 산 것도… 혹시 그 과장님 영향인가?’

그때부터 도훈은 조과장이라는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겨울, 사내 연수원]
책상 위에는 이름표, 볼펜, 물병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강대리는 늦지 않으려고 일찍 도착했지만, 이미 뒷자리는 거의 찼다.
어쩔 수 없이 앞줄에 앉았는데, 옆자리엔 짙은 네이비 니트를 입은 남자가 있었다.

“안녕하세요. 조과장입니다.”
“아… 안녕하세요. 강대리입니다.”

서로 간단히 인사만 하고, 강의가 시작됐다.
그날 교육 주제는 ‘재무관리 기초’였는데, 휴식시간이 되자 조과장이 먼저 말을 꺼냈다.

“강대리, 재무관리 이런 거 평소에 관심 있어요?”
“네… 조금이요. 사실 재테크 쪽에 관심이 많아요.”
“오, 그래요? 저는 요즘 ‘월급쟁이 부자들’이라는 책 읽고 완전 열정 터졌어요.
월급쟁이도 부자 될 수 있더라고요. 회사만 바라보다가는 큰일 나겠던데.”

그때부터 두 사람은 쉬는 시간마다 대화를 이어갔다.
‘부동산은 언제 들어가야 하는지’, ‘월급을 어떻게 나눠 써야 하는지’ 같은 얘기들이 오갔다.

어느 오후, 도훈은 복도 끝에서 서류를 들고 걸어오다가 강대리와 조과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과장님, 어제 커뮤니티 잘 다녀오셨어요?”
“아~ 강대리, 내가 다시 느꼈어. 하고 싶은 열정이 계속 생기려면, 열심히 사는 사람들 커뮤니티로 들어가야 해.
사람은 만나는 사람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 강대리도 가봐.”
“네, 저도 시간 내서 꼭 가볼게요.”

그 대화를 들은 도훈은 순간 발걸음을 늦췄다.
둘이 웃고 있는 모습을 보니, 단순한 직장 동료가 아니라 동반자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내 카페, 점심 직후.
조과장이 라떼를 한 모금 마시더니 진지하게 말했다.
“강대리, 내가 아무리 지방에 살아도 서울 부동산에는 무조건 깃발을 꽂아야 한다니까.
서울은 달라. 인구가 줄어도, 경기가 흔들려도, 결국 사람들은 서울로 모여.”

강대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네, 과장님 덕분에 저도 서울에 집을 샀죠.”
“근데 나는 강대리처럼 분산투자는 못했어. 분산투자도 나눌 계란이 있어야 나누는 거잖아.
일정 시점엔 시드를 집중해야 한다고 봐. 난 부동산에 몰빵했지.”
“리스크는 없으셨어요?”
“있지. 근데 내가 투자한 매물은 무조건 오를 거라는 신념이 있었어.
임장을 얼마나 다녔는지 몰라. 아파트 단지 100군데는 봤을걸? 겨울에도 목도리 두르고, 눈 밟으면서 사진 찍고 다녔다니까.
투자에서 제일 중요한 건 목적성이야.”

그 말투는 마치 전투에서 살아 돌아온 장군 같았다.


그날은 금요일.
퇴근 후 강대리와 조과장은 회사 근처 작은 백반집에 들어갔다.
양은 냄비에 보글보글 끓는 김치찌개가 나왔고, 하얀 밥 위로 김이 피어올랐다.

조과장이 소주잔을 기울이며 말했다.
“강대리, 우리가 이렇게 일은 열심히 하지만, 회사가 전부가 되면 안 돼.
왜냐면… 회사는 언제든 발령 낼 수 있어. 가족 떨어져서 주말부부 하는 거? 그게 난 제일 싫더라.”
“맞아요. 그래서 저도 빨리 자산을 만들고 싶어요. 회사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살고 싶어요.”

창밖으론 가을비가 내리고 있었고, 그날의 대화는 유난히 오래 기억에 남았다.


며칠 뒤, 조과장이 흥분한 목소리로 강대리를 불렀다.
“야, 강대리. 나 어제 서울 임장 다녀왔는데… 완전 대박 매물 찾았다.”
“어디요?”
“마포 쪽 구축인데, 재개발 가능성이 커. 역에서 도보 5분, 학군 좋고 상권도 살아있어.”

조과장은 가방에서 사진을 꺼냈다.
겨울 바람에 머리가 헝클어진 채, 두꺼운 패딩을 입고 단지 내 놀이터, 상가, 버스정류장까지 전부 찍어온 모습이었다.
“이 정도는 직접 보고 느껴야 돼. 숫자만 보면 감이 안 온다니까.”

강대리는 그 열정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얼마 후 회식 자리.
술잔이 오가던 중, 조과장이 도훈에게 물었다.
“도훈 씨는 투자에 관심 없어요?”
“아… 저는 그냥 월급 모으는 정도죠.”

"아 네~"


도훈은 느꼈다. 우리는 대화를 이어가기에 관심사가 다르다는 걸.

열정의 온도라는게 있는 듯하다. 사람들은 결국 잘 되고 싶다면 끌어당니는 힘도 있다는 사실을


누군가 옆에 좋은 사람이 있다는거, 누군가가 그 누군가를 지속적으로 돕는다는 것

운이 좋아 좋은사람이 곁에 있어서 인생을 바뀐건 아닌가해도, 그 사람의 모든 노력일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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