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시작되었고 학생들은 준비된 활동지를 완성하느라 집중하고 있었다. 이 반에는 주의력 결핍 과다 행동장애를 앓고 있는 학생이 몇 명 있어 분위기를 흐트러뜨리지 않게 주의 깊게 잘 살펴보아야 한다. 10분정도 지났을 무렵, 맨 앞에 앉은 아이가 어려운지 표정이 점점 찡그려졌고 몸을 비틀어대기 시작했다. 이 아이의 집중시간이 끝나가고 있었다. 나는 얼른 아이의 옆으로 가서 앞에 앉았다.
가끔 아이는 소리도 질렀고 화도 냈었기에 그러기 전에 아이의 마음을 봐주는 것이 중요하다. 손을 흔들며 “선생님한테 오세요.” 하니 아이는 나의 눈치를 살피며 앞으로 왔다. 조그마한 아이가 약까지 먹으며 학교와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애를 쓰는 것이 안쓰러웠기에 나는 조용히 내 무릎에 앉히고 꼭 안아주었다. “이렇게 5분 동안 선생님이 안아줄게. 그러면 기분이 좀 나아질 거야. 그리고 나면 다음 문제를 써볼까?”하고 물었다. 아이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내게 안겼다.
그런데 잠시 뒤에 아이는 조그만 팔로 나를 꼭 안아준다. 처음에는 내가 안아주는 것이었는데 아이가 나를 안아주는 모양새가 되었다. 내 등 쪽의 옷을 잡아서 힘껏 나를 안는 아이를 나도 힘껏 안아주었다. 눈과 입으로는 다른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었지만 아이는 너무 사랑스러웠고 이내 품속에서 꼬물거렸다. “이제 가서 할 수 있겠어?”라고 하니 “네.” “그럼 가서 다음 문제 해보자. 잘할 수 있어.”라고 응원했다. 아이는 자리로 돌아가 조용히 다음 문제의 중간까지를 별 탈 없이 풀어냈다.
성공이다. 아이가 화내거나 불편해하지 않고 예민한 순간을 넘겼다. 이 증상에 대해 무지한 선생님이지만 예민한 아이를 더 예민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다. 더 나아가 아이를 예민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하고 그것을 자극하지 않는 교사가 되면 더 좋겠다. 학교라 한계는 있지만 한계를 넘어서는 교육과정과 교사는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