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몰래 훔쳐 온 커피

by 영자의 전성시대

아침마다 내 얼굴을 보러 오는 예쁜이들이 있다. 아침에 와서 5분가량 조잘조잘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불러주기도 하는 사랑스러운 아이들이다. 아침마다 이 아이들로 인해 좀 덜 피곤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가끔은 내가 먼저 아이들을 마음속으로 기다리고 있을 때도 있다.


며칠 전 아침에 이들 중 한 아이가 조그마한 쇼핑백을 들고 나타나 내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이게 뭐야?”하고 물으니 “선생님이 좋아하는 커피예요.”한다. 열어보니 새것인 맛있게 보이는 커피 상자가 들어있었다. “이게 웬 거니?” 나는 다시 물었다. “선생님 드시라고요. 커피 좋아하시잖아요. 그래서 집에서 가져왔어요.”라며 해맑게 이야기했다. 나는 웃으며 “어머님이 보내신 거야?”라고 물었다. “아니요, 엄마가 사놓고 안 먹길래 제가 들고 왔어요.” “뭐라고?” 나는 놀라 큰 소리로 말했다. “그럼 엄마 건데 물어보지도 않고 가져온 거야?” 여전히 해맑게 “네에.”하며 큰소리로 대답했다. 나는 혼란스러웠다. ‘이걸 보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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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내 표정을 보며 안다는 듯이 “괜찮아요. 엄마가 안 먹는 거예요. 엄마가 가져가도 된다고 허락할 거예요.”한다. 그 옆에 있던 다른 아이의 말은 더 가관이었다. “선생님 괜찮아요. 지난번 양갱이는 아빠 건데 제가 몰래 가져와서 드린 거예요. 엄마가 아빠 거니까 괜찮다고 했어요.”


아이고 아가들아, 너희 마음은 알겠는데 부모님 간식을 훔쳐 와서 나를 주는 건 아니지 않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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