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15일에 결혼식을 올린 우리.
결혼식날 눈이 오면 어쩌나,
그래서 안 그래도 적은 하객이 더 적어지면 어쩌나
걱정을 하며 결혼식을 맞이했었는데
뜨거운 여름날도 지나고 드디어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 되었다.
그동안 남편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았다가 다시 곧 그만둘 예정이고
나는 보험설계사로 투잡을 시작하게 되었다.
브런치 작가도 되었다.
시아버지 제사도 치렀고 시어머니 생신도 있었다.
우리 강아지 수술도 무사히 치렀고 지금은 깨발랄하게 뛰어놀고 있다.
엄마도 얼마 전에 쓸개 절제술을 하고 잘 회복 중이다.
결혼하고 몇 개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혼인 신고 할 생각을 못 했다.
하기 싫은 게 아니라, 좀 더 살아보고 하면 되지 그런 게 아니라
정말 일상을 살다 보면 혼인 신고 하러 가야 한다는 걸 자꾸 잊어버리게 되었다.
더 이상 미루면 내년에나 하게 될 것 같아서
이번 주 남편 쉬는 날에 혼인 신고를 하러 갔다 왔다.
하루 전날 급하게 회사에 혼인 신고서를 들고 가서
동료 두 분께 증인 서명을 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 혼인 신고 당일에 서류를 완성했다.
나는 주민센터에 가서 혼인 신고를 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동네 주민 센터에 찾아갔더니 시청이나 읍 사무소에 가야 한다고 했다.
생각도 못했다.
나는 왜 당연히 주문 센터에서 하는 줄 알았을까?
혼인 신고가 처음이라 몰랐다는 농담을 하며 다시 근처 읍사무소로 가서 드디어 혼인 신고를 했다.
기념사진을 찍고 싶은데 둘 다 몰골이 말이 아니어서
결혼반지 사진으로 대신했다.
연애할 때 커플링으로 맞춘 건데 결혼반지를 따로 하지 않아서
이게 결혼 반지인 셈이다.
얼굴 사진보다 훨씬 예쁜 것 같다.
이제 공식적으로 부부가 되었으니
서로 딴짓하지 말고(?) 배려하면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한평생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