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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파리가 꼬였던 피렌체

by meiling

아침 식사 마치자마자 열차 예약하고 오늘은 피렌체로 왔다.

피렌체에 도착해서 열차에서 내렸는데

베네치아 민박집에서 같이 묵었던 사람들을 만났다.

같이 사업하시는 남자분 두 명과 나랑 동갑인 여자 아이 한 명.


나는 피렌체에서는 호스텔에 묵으려고 했기 때문에 예약을 안 했는데

나머지 4명은 다 같은 민박집을 예약했더라.

일요일이라 인포메이션이 문을 열었을지 안 열었을지도 모르고

비도 추적추적 내리고 해서 그냥 이 사람들을 따라 민박집으로 가기로 했다.

대책 없는 여자 아이가 신경 쓰였던지

30대 초반쯤 되는 남자분이 민박집에 전화를 해서 방이 있는지 알아봐 주셨다.

다행히 주인 언니랑 같은 방을 쓸 수 있다고 해서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을 했다.


무사히 일행을 따라 민박집에 짐을 풀고 시내 구경을 나갔다.

피렌체는 색이 예쁜 도시라고 했는데

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예쁜 색감을 잘 못 느꼈다.


이탈리아에서 추근대는 남자가 없으면 진짜 못생긴 거라고 하더니

혼자 돌아다니고 있으니까 이상한 남자들이 꼬였다.

비가 계속 오다 말다 해서 우산을 썼다가 접었다가 하며 걷고 있었는데

한 남자가 내 우산 속으로 들어와서 같이 걷자고 했다.

그래서 나는 우산을 접었다. 비오 안 오는 상황이라.

그 남자는 눈치 빠르게 종종걸음으로 사라졌다.


그러고 나서 또 혼자 구경하며 걷고 있는데

가죽 가방을 파는 동남아시아 남자가 말을 걸길래

가방을 팔고 싶어서 그러는 줄 알았다.

근데 어느 나라에서 왔냐, 피렌체는 처음이냐 묻더니

나와 함께 있고 싶다고 했다.

south korea가 아니라 north korea라고 말했어야 했는데!!

라는 후회를 하며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나는 가 보겠다고 하고 도망갔다.

오늘 일진이 사나운 거 같아서 빨리 민박집으로 돌아갔다.


다행히 민박집에서 저녁으로 삼겹살을 준비해 주셨다.

완전 감동~~

베네치아에서는 같은 민박집에 묵었어도

사람도 많고 낯설어서 서로 대화도 잘 안 했는데

피렌체에서는 대화도 많이 하고 분위기 정말 좋았다.

주인 언니 침대도 완전 마음에 들었다.

역시 침대는 좋은 거 쓰고 볼 일이다.


다 같이 술을 마시고 있는데 스위스에서 여자 2분이 오셨다.

경찰 공무원 합격하고 발령받기 전에 오신 거라고 하는데

얼마나 홀가분한 마음일까?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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