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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코 & 니스 마지막 날

by meiling

오늘은 모나코에 가려고 일단 기차역으로 가서 시간표를 얻었다.

그런데!! 당장 4분 뒤에 출발하는 기차가 있었다.

어디에서 타는 지만 알면 충분히 탈 수 있을 것 같아서

역무원에게 몇 번 플랫폼에서 타면 되는지 물어봤는데

젊은 놈이 불어로만 샬라샬라했다.

딱 봐도 급한 상황이고 불어를 하나도 못 알아듣는 줄 알았을 텐데

끝까지 불어로!!

프랑스 사람들이 영어를 할 줄 알아도 불어로만 대답해 준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이렇게 급한 상황에서 겪으니 너무 화가 났다.

나는 결국 그 기차를 놓쳤다.

30분 후에 출발하는 기차가 있어서

일단 식당에 가서 눈여겨보았던 딸기 셰이크를 먹으려고 했는데

finish 됐다고 했다.

오늘도 일진이 안 좋은 것 같다.


모나코를 둘러볼 시간이 줄어들긴 했지만

결국 잘 도착했다.

모나코는 도착하자마자 부자 느낌이 물씬 풍겼다.

깨끗하고 집이나 상점도 다 좋아 보이고

자동차도 엄청 비싸 보이고

바다에 한가로이 떠 있는 요트들은 얼마쯤 하려나?

저 중에 한 개만 내 거어도 좋겠는데!!


모나코는 다 좋은데 교통이 좀 별로였다.

자동차나 오토바이가 굉장히 많은데

횡단보도가 없는 곳도 많고

신호등이 없어서 눈치 보며 건너야 하는 곳도 많았다.

레이싱을 좋아해서 그런지

다들 엄청 쌩쌩 달리고

길 건너려고 기다리고 있어도 양보해 주지 않는다.

교통사고 날까 봐 진짜 무서웠다.


모나코에 갔다가 다시 니스로 와서 니스 해변으로 갔다.

오늘 좀 많이 걸어서 다리가 아팠지만

아름다운 니스 해변의 일몰을 보고 싶었다.

역시 오길 잘했다.

분홍 빛, 보라 빛이 뒤섞인 하늘이 너무 예쁘다.

내 카메라가 하늘을 잘 찍는다는 걸 처음 알았다.

8시 30분쯤 도착해서 9시까지 있었는데

금방 해가 졌다.

혼자라 외로웠지만 그래도 이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집에 돌아가려고 계단을 오르는데

계단에 시커먼 사람들이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무서워서 속으로 흠칫했는데

놀란 티를 내면 우습게 보고 해코지할까 봐

아무렇지 않은 척 계단을 올라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술이 아니라 마약에 취한 사람들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이 아름다운 니스 해변의 일몰을 보니까

내일 아침 일출도 보고 싶어서 일찍 잤다.

그런데 새벽에 한국에서 가족들에게 전화가 계속 왔다.

씹고 계속 잘까 하다가 전화를 받았더니

한국은 난리가 났다.

보이스 피싱 전화가 와서는 내가 많이 다쳤다고 했단다.

어떤 못된 사람이 그런 전화를 한 건지

가족들을 안심시켜서, 돈도 안 뜯겨서 다행이지만

기분이 안 좋아졌다.


근데 지금 생각해 보면 새벽 일찍 혼자 나가지 말라는 뜻이 아니었을까 싶다.

어쨌든 난 기분이 안 좋아져서 일출은 보지 못했고

아침 식사 후에 급히 걸어가서 5분 정도 니스 해변을 보다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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