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준비하고 니스로 가는 7시 46분 열차를 탔다.
아침에 시간은 없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지하철역에서 신문 정리하고 계신 아저씨께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어봤는데
영어도 못하시는 분이 손짓으로 너무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그리고 지하철역 나와서 다른 분께 다시 길을 묻고 있는데 거기까지 오셔서 길을 또 알려주셨다.
나중에 길을 물어본 분은 같이 가주기까지 하시고
마지막 파리의 기억을 좋게 해 주신 분들이다.
너무 감사하다.
파리에서 니스까지 5시간 30분 정도 기차를 타고 가야 하는데 생각보다 힘들었다.
빈자리도 많은데 하필 내 옆 자리에는 사람이 앉아서 더 불편했다.
그래도 혼자 야간 기차 타기 무서워서 시간을 좀 버리더라도 낮에 이동하기로 한
내 결정은 잘한 것 같다.
안전이 제일이니까!
니스에 도착하자마자 인포메이션에 가서 호스텔을 예약하려고 했더니
호텔만 예약된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인터넷으로 알아온 곳으로 일단 가보려고 종이를 봤는데
이름이 ㅇㅇ호텔이었다.
다시 줄을 서서 ㅇㅇ호텔 예약 가능하냐고 물어보니까 가능하다고 했다.
어차피 같은 믹스 도미토리이고 가격도 비슷한데
이름이 호텔이면 예약되고 호스텔이면 예약 안 된다는 게 웃겼다.
결국 인포에서 예약을 해 줘서 내가 미리 알아온 호텔로 왔는데
아줌마가 5인실은 17유로, 3인실은 22유로라고 했다.
차이는 5인실은 공용 화장실, 샤워실을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내가 고민하고 있으니까 3인실 전망이 더 좋다고 해서
그 말을 듣고 난 3인실에서 묵겠다고 했는데
방에 들어서면서부터 후회했다.
전망 개뿔 하나도 안 좋아!!
난 이미 돈을 다 지불했고 왠지 사기당한 기분이었다.
너무 기분이 나빴었는데 그래도 저녁에 일하는 남자 직원이 너무너무 잘생겨서 기분이 풀렸다.
보는 눈은 다 똑같은지 낮에 일하는 아줌마는 항상 혼자 일하고 있었는데
저녁에 남자 직원이 일하고 있으면 카운터 주변에 여성 숙박객들이 5명쯤 서서 직원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니스 해변은 내가 이때까지 살면서 본 곳 중에서 가장 예쁜 곳이었다.
기대를 안 하고 와서 그런지 물색깔과 하늘빛, 구름, 자갈밭
모든 것이 너무 예뻤다.
나중에 신혼여행을 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프랑스 남부 도시들이 정말 예쁜 것 같다.
파리에서 기차 타고 올 때도 남쪽에 들어서면서부터 본 곳들이 다 예뻤다.
니스성에 올라갔다가 길을 잃어서 아무 골목으로 막 내려갔는데
골목골목도 다 예뻤다.
알고 보니 여기가 구시가였다.
안내 책에 구시가 가는 길이 복잡하니까 지도 잘 보고 내려가라고 쓰여 있었는데
나는 헤매다가 우연히 오게 되었다.
책만 보다가 이 예쁜 골목 풍경을 못 보고 지나쳤으면 너무 아쉬울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