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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퍼 Apr 20. 2023

일할 준비가 된 상태라는 게 뭔데?

회사에 들어가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

이상하다.

취업이 그렇게 안 될 땐 서류만 돼도, 면접만 볼 수 있어도 기쁘더니, 이제 겨우 네 번의 면접(회사는 두 군데지만..)을 봤을 뿐인데 더 이상 기쁘지가 않다.

아직 일할 준비가 안된 건 아닐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해본다.

근데 일할 준비가 된 상태라는 건 도대체 어떤 상태일까?

과연 지금까지 일하면서 즐거울 때가 있었나? 내 기억엔 늘 힘들고 버겁기만 했던 것 같은데?

아닌가? 그래도 즐거웠던 것 같기도 하다. 이래서 사람의 기억은 믿을 것이 못 된다. 그러니 계속 기록하고 회고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걸지도.


아무튼,

저번에 잡플래닛 평점이 2.3이던 회사의 다른 직무 면접을 다녀왔다.

이틀사이에 누가 평점을 또 등록했는지 2.6으로 올랐다. 영이 얘기했던 2.5를 간신히 넘은 그 회사의 평점이 못 미더웠지만, 그래도 약속한 거니까 자발적으로 회사를 그만둔 지 20일 만에 알람소리에 눈을 떴다. 오전 면접이라 그런지 분위기가 더 삭막했다. 저번 면접에서는 자기소개를 시키지 않아서 이 회사가 좋다고 남겨두었는데, 이 팀은 앉자마자 자기소개를 시켰다.. 분명 2일 전에 내가 괜찮겠다 생각했던 분위기의 회사가 아니었다.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오늘 또 깨달았다. 원하는 대답이 내 입에서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찌저찌 면접이 끝났다. 저번 면접은 끝나고 에너지가 넘쳐서 글이 술술 나오더니, 이번 면접은 기운이 다 빠져서 당장 집에 가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그냥 걸었다.

걸으며 생각해 보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회사마다 1차 면접은 느낌이 좋은데 2차는 이럴까, 내 마음의 문제인 걸까? 회사의 문제인 걸까?

그럼 내게 좋은 회사란 뭘까? 과연 나는 열심히 일 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게 맞을까? 업무 강도가 높다는데 그 기준은 어디에 있을까? 나는 잘할 수 있을까?

물음표에 물음표가 끝도 없이 이어진다.

그리고 마지막 물음표는 “회사에 들어가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였다.

앞으로 뭐 해 먹고살지? 생각할 때마다 계속 따라붙을 이 물음표에 대한 답을 나는 언제쯤 찾을 수 있을까.

질문만 있고 답은 없어서 그런지 생각할수록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이 아니라 불안해진다.

언젠가 내게 있는 무엇을 잘 발견해서 그걸로 회사를 다니지 않아도 되는 삶이 오면 좋겠다. 는 소망으로 불안을 잠재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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