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치앙마이 갈래?

by 태림

24년 7월, 뜻하지 않게 다시 백수가 됐다.

1년만 버티자 하면서 꾸역꾸역 버텨냈던 회사였지만, 이런 식으로 그만두게 될 줄은 몰랐다. 아니, 사실 마음속으로는 그만둘 수 있는 기회를 늘 바랐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 이런 식으로 쫓겨나듯 내 발로 나오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나는 늘 후회를 더 많이 남겨두는 사람이라 이번에도 분명 후회가 클 거라고 생각했다. 어떻게든 더 버텨내고 싶었다. 누구도 내게 그러라고 하지 않았지만, 스스로의 마음이 그랬다. 하지만 그럼에도 결과는 다시 백수였다.


집에서 빈둥거리는 나를 볼 때마다 엄마가 입버릇처럼 "우리 이럴 때 여행이나 갈까?" 하곤 했는데, 그때마다 귀찮아서 다음에, 다음에라고 답했다. 멍하니 시간을 보내다 불현듯 , 치앙마이에 가고 싶어졌다. 왜 하필 치앙마이였냐 하면, 코로나가 터질 줄 모르고 다음 휴가는 무조건 태국으로 가야지. 했던 탓이다. 바로 엄마에게 "엄마, 치앙마이 갈래?"라고 물었다.


엄마는 장도 예민한 편인 데다 물놀이도 별로 안 좋아하고, 벌레도 매우 싫어해서 엄마와의 여행에선 늘 동남아는 제외였다. 그럼에도 한 번쯤은 엄마를 모시고 가고 싶었던 곳이 동남아였다. 그나마 치앙마이는 엄마도 좋아하겠다 싶어서 물었는데, 약간 머뭇거리더니 이내 "좋아"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약간 충동적인 나는 그 대답을 듣자마자 비행기를 결제하고 숙소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엄마랑 둘이 여행은 자주 다닌 편이었지만, 일주일 이상을 해외에 단 둘이 가본 적은 없었기 때문에 조금 긴장했다. 그래도 뭐, 엄마랑 딸인데 큰 싸움이야 있겠어? 하는 마음으로 무려 8박 9일의 자유여행 일정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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