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완결)
딸아이는 이제 혼자서 책 빌리러 도서관 가는 일에 익숙해 보인다.
우리들은 사실 주말저녁식사 후에 아이들이 책 발표 시간 갖기를 권해왔다.
처음에 아이들의 발표력과 독서습관을 잡고자 시작했을 땐 가족들에게 조차 부끄러워하고
자신 없어하는 목소리로 참 많이 답답했는데, 지금은 비교적 자연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펼치게 되어 뿌듯해하고 있는 중이다.
1년 넘게 이어져오고 있는 지금, 시작할 때와는 다르게 큰아이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고등학생이 되고 머리가 굵어지니 우리와 같은 생각이 아닌 것을 억지로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독서 스타일은 자신의 원하는 대로 맡기는 쪽으로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그렇게 마음 비우기를 하면서 내가 얻은 것 중에 하나는 아이들을 무조건 내 스타일로
휘어잡으려는 나쁜 습관을 고치려 노력하며 아이들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집착을
내려놓게 되었다는 점이다.
뒤늦은 반성과 성찰로 내려놓기를 실천하고 있는 나에게 “그건 포기가 아닌가?"라고
되묻는다 해도 딱히 할 말은 없다.
세상일이 모두 그렇듯 자식도 내 맘대로 되는 것은 아니라고 느껴지는 요즘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집에 책이 많아야 한다는 생각에 전집이나 위인전, 영어 원서까지
손 품 팔아 열심히 사 모으기도 했다.
독서습관을 위해서 항상 주변에 책이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지만,
책에 둘러싸여 있다고 해서 반드시 독서를 하게 되는 것은 아닌 건지 흥미가 없는 책은
아예 읽어보지도 않았고, 한번 본 책도 좋아하는 내용이 아니면 여러 번 반복해서 읽지 않았다.
따라서 내가 얻은 결론은
아이들의 독서 지도를 위한 책이라면 집 근처 도서관에서 대출해 봐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애들 책도 내 책도 빌려 읽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정말 읽고 싶은데
도서관에 없다거나 곁에 두고 수시로 꺼내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사야 한다.
책값만큼은 아끼지 않는 편이라서 필요한 책은 망설임 없이 사곤 하는데,
근래 달라진 것이라면 종류에 따라서 종이책이 아닌 e북으로 구매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책을 사서 읽은 후 책장에 꽂아서 소장하다가 몇 년이 지나 안 읽는 책은 중고로 팔기,
이제껏 반복되어 온 루트였다.
하지만 세상은 바뀌었고, 더 이상 종이책만 책으로 대접받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스마트폰이나 전자기기에 다운로드해 보는 e북이나 전자책은
물건을 적게 소유하는 미니멀 라이프를 선택한 나에게 최상의 독서방법이 아닐 수 없다.
종이 책장을 넘겨야 책 읽는 맛이 나기는 하지만, 이미 신 문물의 편리함을 맛보았으므로
번거롭게 책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고, 언제 어디서나 간편히 책을 읽을 수 있는 이 방법을
앞으로는 더욱 애용하게 될 것 같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더 쉽고 재미있게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외면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또 하나의 새로운 독서방법이라면 "책을 듣는다"는 것이다.
차분히 앉아서 활자로 책 읽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
오디오북과 유튜브의 북튜버를 통한 <책 듣기>이다.
출퇴근할 때 가볍게 들을 수 있어서 책 한 줄 머릿속에 넣는 것도 힘겨울 때
마음에 양식을 쌓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단, 북튜버를 통한 방법은 최근 화재가 되는 책이나 독자들이 선호하는 책 위주로
올려지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책을 모두 찾기는 어렵다.
또 대부분의 북튜버 들은 중요한 내용만 요약해서 읽어주기 때문에 책 한 권을
온전히 즐기기에는 다소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책 한 권을 다 읽어주는 북튜버도 있다)
가끔은 눈을 감고 책을 들어본다~
아이들도 갖고 싶은 책을 구입하기도 하지만 책 발표 때문에 계속 사 읽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새로운 시도도 해볼 겸 해서 한동안은 책 대신 유튜브 영상으로
대신한 적도 있었다.
우리가 주제를 주면 아이들이 연관된 영상을 찾아보고 소감을 발표하는 방식이었는데,
예를 들면 <시간관리를 잘하는 법>과 같은 자기 계발 분야와 관련한 영상 중에
요점정리가 잘 돼있거나 내용이 좋은 것으로 선별해서 보도록 하는 것이다.
다소 장난스러운 영상을 찾을 때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나름대로 신중하게 선택한 영상을
우리 부부도 함께 보면서 몰랐던 사실을 배우기도 하고 자극을 받기도 했다.
책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지식을 흡수하는 방법도 있다는 것이 색다르고 좋았으며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요즘 내가 즐기는 독서방법은 이렇듯 다양한 채널로 확대되고 있다.
종이책과 e북을 기분에 따라서 바꿔가며 즐기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편리함과 간소함을 즐기려면 종이책만의 낭만과 감성을 일부분 포기해야 되겠지만
마음 한편에 남아있는 종이책에 대한 아쉬움은 소유하기로 한
몇 권의 책들로 달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