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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무기 Oct 19. 2021

LG 빌딩 경비 아저씨와 김치 아주머니

두 번째 인터뷰 - 5년 차 스케이터 한지원

LG 빌딩 경비 아저씨와

LG 빌딩 경비 아저씨와 김치 아주머니


5년 차 스케이터 한지원
김치 아주머니

"어느 날 그 아주머니가

주택 위에서 보드 타지 말라고

김치를 들고 휘두르고, 던지더라고요.

근데도 저희는 계속 탔어요(웃음)."


Q.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에 있는 신진과학기술고등학교 3학년 다니고 있는 한지원이라고 합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보드를 타 왔어요. 보드 대회 수상 경력도 있었는데, 보드 타면서 다리도 부러지고, 다치고, 수술하고, 손 찢어지고 그래서 예전처럼 잘 타지는 못해요. 그래도 형들이랑 같이 스트리트 스팟 찾아다니면서, 스케이트보드 재미있게 타고 있습니다.


Q. 보드를 타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처음 보드를 접한 것은 중학교 때였어요. 친구가 학교에 보드를 가지고 와서, 가볍게 왔다 갔다 정도를 했는데, 그게 너무 재미있어서 빠지게 됐어요. 그래서 일주일 만에 지금은 없는 로이샵이라는 로컬 보드샵에 가서 제 첫 스케이트보드를 구입하고, 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한 5년 정도 타 왔네요.  


Q. 홍익대 인근에서는 주로 어디에서 보드를 타세요?

일단은 지금 인터뷰하고 있는 홍대입구역 8번 출구 앞에 있는 <올리브영 랫지 스팟>이 있어요. 여기 조형물 아래에 있는 턱을 이용하는 기술들 시도해보기도 하고, 저기 형들 보면 콘 같은 거 넘으면서 연습하기도 하고요. 근데 이제 LG 팰리스 빌딩 앞이라, 건물 경비 아저씨 나와서 가라 그러면 나가야 하기도 하고, 유동 인구도 많아서 조심해야 해요. <블루 레일>이라는 버스킹 하는 공간도 스팟으로 이용하면서 레일을 넘고, 올라가고, 그라인딩 하는 기술 연습하는 스팟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땅바닥이 좋아서 플랫 트릭을 연습하기 좋은 윗잔다리 공원이 있어요. 땅바닥이 좋다의 기준은 스케이트보드의 휠이 작다 보니까, 하수구 같은 고르지 못한 바닥은 속도도 안 나고, 기술하기도 힘들고, 걸리기도 해요. 그래서 일단 고른 땅이 제일 좋은 기준이에요.


Q. 홍대 로컬 보드 샵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나요?

제가 첫 보드를 산 로이 샵이 없어지기도 했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제가 스케이트보드를 잘 못 탔을 때, 강남 팀버 샵에 간 적이 있었어요. 너무 멋있어서, 보드 잘 타지도 못하는데 막 뭔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하고, 점점 자주 가고 그러면서 보드 샵 직원 분들이나, 보드 씬에서 큰형들이랑 만나고 친해지면서 형성되는 가족 같은 분위기가 좋았어요


그리고 보통 샵에 가면, 샵 앞에 도로나 길에서 보드를 타는데, 홍대 팀버 샵 앞에서도 보드를 탔어요. 근데 바로 앞 주택의 아주머니가 타지 말라고 뭐라고 하셨었어요. 근데 저희는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아는 동시에 재미있고, 굴하지 않는 사람들이라 그냥 탔어요. 근데 어느 날 그 아주머니가 주택 위에서 보드 타지 말라고 김치를 들고 휘두르고, 던지더라고요. 근데도 저희는 계속 탔어요(웃음). 이런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싸우기도 많이 싸워요. 저희가 잘못한 거긴 하지만 탈 곳이 마땅치 않아서 어쩔 수 없죠. 이런 것이 보드 문화기도 하고요.


Q. 타 지역 스팟과 다른 홍대 스팟 만의 특별한 점이 있나요?

딱히 특별한 점이라기보다는, 홍대 주변 사는 형들도 많고 친구들도 많아서, 연락을 굳이 하지 않아도, 어느 시간이 되면 하나둘씩 모이는 것이 재미있어서 찾아오는 것 같아요. 저는 스팟에서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점에 더 초점을 둬요, 서로 응원해주고 영감 받고 하는 부분들이 좋은 것 같아요.


LG 빌딩 앞 보드 스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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