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정원에는 놀이가 필요하다.

유치원(Kindergarten) 어원 속에 숨은 양육의 본질

by 파파레인저

“건강하게만 자라라!”라고 다짐했던 부모의 초심은 시간이 흐를수록 자꾸만 옅어진다. 어린이집 하원 길, 영어 학원 버스에 오르는 친구와 인사를 나누는 딸아이를 보면 마음이 뒤숭숭해진다. 언어는 일찍 접할수록 좋다는 건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영어 동요를 틀고, 일상 대화를 영어로 나누는 집들도 수두룩하다. 주변 아이들이 하나둘 학원 진도를 뽑기 시작할 때, 흔들리지 않을 부모가 어디 있을까.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진정 아이를 위한 선택’이 무엇인지 멈춰 서서 고민해야 한다.


독일의 교육학자 프리드리히 프뢰벨은 1840년, 세계 최초의 유치원을 만들며 이를 킨더가르텐(Kindergarten)이라 불렀다. 아이들(Kinder)과 정원(Garten)을 합친 말이다. 말 그대로 유치원은 아이들이 마음껏 피어나는 정원인 셈이다. 정원에는 저마다 다른 꽃과 나무가 있고, 각자가 지닌 계절이 있다. 그리고 그 곁에는 정원을 정성껏 가꾸는 정원사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정원은 어떻게 가꿔야 할까? 본래 유치원의 역할은 아이들이 행복하게 노는 것이었으나, 이제 유치원은 ‘교육’이라는 색채로 짙게 물들었다. 영어 유치원이라 불리는 학원들과 화려한 프로그램 경쟁 속에 아이들의 시간은 쉴 틈 없이 채워지고 있다.


아이들이 지식을 스펀지처럼 흡수한다는 사실을 아는 부모들은 무엇이든 더 빨리, 더 많이 가르쳐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부모들이 간과하는 사실이 하나 있다. 스펀지는 지식뿐만 아니라 부모의 ‘불온한 불안’까지도 그대로 흡수한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은 모든 것을 놀이를 통해 배운다. 하지만 이 본질은 ‘놀이 영어’, ‘창의 수학’ 등 마케팅을 위한 화려한 수식어로 변질되어 부모의 불안을 공략한다.


스피치 학원을 운영하는 내게도 네 살, 다섯 살 아이들의 수업 문의가 자주 온다. 내 딸보다 어린 그 아이들과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저 신나게 놀아주는 것이 정답이다. 아이와 마음껏 웃고 즐긴 뒤, 자기 전 오늘 하루 중 ‘행복했던 순간 3가지’를 조곤조곤 나누는 것. 일상의 기쁨을 공유하고 대화하는 이 시간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말하기 교육이다. 오늘도 누리과정을 시작하는 여섯 살 딸아이의 곁에서, 나는 멋진 정원사가 되기 위한 ‘놀이 궁리’를 시작한다.


세상 귀여운 시절 …
아빠와 데이트도 슝슝
첫돌 축하 기념 촬영(?)
소중한 보물

https://www.threads.com/@paparanger_?igshid=NTc4MTIwNjQ2YQ==


keyword
수요일 연재
이전 23화아이를 키우는 건 조바심이 아니라 끊임없는 믿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