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던데......
전 시 명: 메리's 그림 노트 : Mary's Color Palette
갤 러 리: 명동성당 갤러리 1898, 제 3 전시실
전 시 일 시: 2024.12.04 - 2024.12.12
전 시 시 간: 10am - 6pm
7번째 이야기를 담은 그림들을 12월에 선보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Aloha,
2014년, 첫 개인전 시작한 이후 10년.
한 직장에서 꾸준히 커리어를 쌓았다면 아마도 최소한 과장이란 직급으로 회사를 다니고 있을 시간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이 어느새 고등학교 1학년이 된 시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작가로서의 커리어는 회사처럼 눈에 보이는 직급도 없고 학생처럼 눈에 보이는 성장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던데 작가로서의 성장은 더디기만 한 것 같아 답답한 날들도 참 많습니다.
10년이란 시간 동안 변화가 없는 것이 단순히 저의 느낌일지, 아니면 '팩트'일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림 스타일이 한번 크게 변화했고, 석사 공부도 마칠 수 있었고, 다양한 삶을 공부할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10년 동안 작가로서, 또 세상을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 조금 더 철이 들었길 바라봅니다.
신진작가로 10년 살아보니 그동안 그림을 즐기면서 그리는 것이 아닌 성공하기 위해 아등바등 그림을 그렸던 것이 아닐까 하는 자기반성을 하게 됩니다. 그림이란 결국 내 마음을 담아내고, 그 과정을 즐기면서 그리면 그만인 것을 이제야 깨닫게 됩니다. 어쩌면 대도시에서 그림으로 화려하게 살고 싶었던 마음이 저의 그릇 크기에 비해 과분한 꿈이었을 것 같습니다.
저의 그릇이 아직 구워지지 않은 도자기라면 다시 온 마음을 다해 정성껏 물레를 돌리고 빚으면 되고, 놋그릇이라면 열심히 망치질해서 늘리면 되고, 이미 다 구워진 도자기라면 깨트려서 다른 조각들과 킨츠기* 기법을 사용하여 새롭고 큰 그릇으로 만들면 됩니다. 조금씩 그릇을 키워가다 보면 언젠가 지금보다 더 깊이 있는 그림을 그릴 수 있겠지요.
참으로 소소하게 그려진 그림들이어서 전시로 보여드리는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소소한 마음이 담긴 그림들을 선보일 수 있을까 생각하며 자기 위로를 해 봅니다.
오늘도 소소한 행복이 있는 따뜻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Mahalo.
킨츠기 기법: 우루시 옻칠을 뿌리거나 금, 은, 백금 가루와 혼합하여 깨진 도자기를 수리하는 일본 예술 기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