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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째 이야기

눈떠보니 어느새 7번째 개인전.

Aloha,



11월이 되니 오래전 잡아두었던 개인전 일정이 눈에 띕니다.


전    시    명: 메리's 그림 노트 : Mary's Color Palette
갤    러    리: 명동성당 갤러리 1898, 제 3 전시실
전 시  일 시: 2024.12.04 - 2024.12.12
전 시  시 간: 10am - 6pm



2024년이 첫 개인전을 한 지 10년이 되는 해이고, 개인전을 하게 된다면 7번째 개인전이 됩니다. 10년, 그리고 행운을 의미하는 숫자 7. 이 두 숫자가 만나는 의미 있는 개인전이 될 것 같아 예전에 미리 예약을 해 두었습니다. 일과 그림,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며 씩씩하게 일 병행 그림 그리기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다람쥐와 햄스터가 열심히 (그리고 바삐) 굴리는 쳇바퀴처럼 정신없는 나날들을 보내다 보니 작업을 할 수 없는 날이 생각보다 너무 많아졌습니다.


'작업을 못한 건 일이 너무 많아서야.'

'일 끝나고 퇴근하니 너무 피곤하고 졸려. 오늘은 좀 자야겠어. 잠을 조금이라도 더 자야 내일 출근하지.'

'주중에 열심히 일했으니 주말엔 좀 쉬어도 되잖아? 나도 사람인데!'

'난 언제 그림으로 먹고살 수 있는 거지?'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싶고, 좋은 재료일수록 항상 너무 비싸......'


등등등.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그림보다 일이 우선이 되고 그림보다는 조금 더 쉬는 것을 선택해 왔던 것 같습니다. 항상 그림을 우선으로 두고 선택한 것 같은데 막상 보니 아닌 것 같아 참 부끄럽습니다. 직장인의 삶과 작가의 삶을 병행하는 것은 생각보다 더 많이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을 배운 한 해입니다. 2024년 한 해 동안 뼈저리게 몸소 느꼈으니 내년에는 조금 더 작업의 질이 올라갈 수 있도록 신경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느 또래처럼 직장 생활하면서 그림 그리느라 좌충우돌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림을 보여주는 것이 부담스럽습니다. 이 감정은 이번이 정말 처음이라 참 당황스럽습니다. 그동안 무슨 자신감으로 그림을 보여주는 것을 좋아했었는지 참 의문입니다.


이전 개인전들과는 달리 소소하면서도 가벼운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더라도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Maha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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